교수연봉, '천차만별'

고려대 3965, 상명대 2880

지역내일 2000-07-14 (수정 2000-07-14 오후 8:53:39)
사립대 교수들의 연봉이 대학에 따라 최고 2천5백만원까지 차이가 나며 한 대학의 1년차 미
만 교수의 초임과 다른 대학 10년차 교수의 임금이 비슷한 수준을 보이는 등 교수임금에도
'대학 서열화'가 매우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본지가 최근 단독으로 입수한 '99년 대학별 임금현황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고려대 30년차
교수의 지난해 연봉은 8천1백36만원인데 반해 같은 경력을 가진 단국대 교수의 연봉은 5천6
백62만8천원으로 나타나 연봉 격차가 무려 2천4백73만2천원에 달했다. <표1 참조="">
또한 박사학위 취득후 1년 이내의 경력을 가진 고려대의 교수의 연봉과 상명대 10년차 교수
의 연봉이 각각 3천9백65만1천원, 4천54만원 등으로 나타나 경력차가 큰데 비해 받는 임금
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이 보고서는 국내 굴지의 재벌그룹이 운영하는 모 대학 총무처가 교직원 임금체계를 정비하
기 위해 서울시내 20개 사립대의 인사·급여 담당자와 직접 만나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지
난해 9월에 작성, 최근까지 대외비로 관리해 왔던 문건이다.
20개 대학 안에는 연세대, 고려대 등을 비롯, 서울에 있는 속칭 명문대 및 상위권에 속한 사
립대가 모두 들어가 있으나 한국외대, 홍익대, 세종대 등 몇몇 대학은 비교조사 대상에서 제
외됐다.
보고서에 기록된 대학별 연봉은 모든 교직원에게 공통 지급되는 수당(장기근속수당, 가족수
당, 효행수당, 단체보험료 등)을 합해 총액기준으로 산정된 것이기 때문에 대학간 상대비교
가 가능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교수임금은 베일 속에 가려져 왔으나 구체적인 액수까
지 상세히 알려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본지가 이 보고서에 나와 있는 급여액수를 몇 개 대학 급여담당자 및 교수에게 확인한 바에
따르면 실제 지급되고 있는 연봉 액수와 거의 일치하고 있어 자료의 신빙성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교수초임을 대학순위별로 나열하면 1위인 고려대에 이어 숭실대가 3천8백13만2천원으로 2
위, 광운대가 3천7백58만4천원으로 3위, 서강대 3천7백2만원으로 4위, 성균관대가 3천6백82
만6천원으로 5위 등이다.
이같은 대학별 순위는 호봉승급 년차에 따라 변화를 보이고 있으나 고려대 교수는 15년차까
지 연봉순위 1위, 20년차부터 30년차까지는 연세대가 고려대를 근소한 차이로 앞질러 1위를
각각 차지했으며 서강대, 이화여대, 숭실대, 성신여대 등도 다른 사립대에 비해 교수임금 수
준이 높은 대학으로 꼽혔다.
반면 상명대의 지난해 교수초임 연봉은 20개 대학 가운데 가장 낮은 2천8백80만4천원으로
나타났는데 이같은 액수는 고려대 교수의 초봉보다 1천84만7천원이나 모자란 것이다.
상명대 교수는 10년의 재직경력을 쌓아야만 겨우 고려대 초임교수에 해당하는 임금을 받을
수 있었고 15년차 교수도 20개 대학 중 가장 낳은 연봉을 받았다.
20년차 교수의 연봉은 숙명여대가 최하위를 기록했으며 25년차에서 30년까지는 단국대 교수
가 가장 낮은 연봉을 받았다. 이밖에 한성대, 건국대 등도 하위권을 맴돌아 이들 대학의 교
수들은 상대적으로 푸대접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박거용 민교협 공동의장(상명대 교수)은 "똑같은 교수직을 수행하면서도 학교에
따라 지나치게 차이가 나는 임금을 받는 현실을 교수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다"며
"앞으로 연봉제가 확산되면 같은 학교 내에서도 교수임금 차별화가 극심해질 것을 우려해
많은 교수들이 씁쓸해 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일부 사립대 교수들이 상대적 빈곤감이 시달리는 상황임에도 불구, 교육부는 사립대
교수연봉의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부 대학재정과의 한 관계자는 "사립대 교수급여 현황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를 확보하진
못하고 있다"며 "사립대 교수의 급여는 국가공무원에 준하도록 사립학교법상에 규정돼 있으
나 각 대학의 재정상태가 상이해 교육부 입장에서 임금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 어려운 실
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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