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영의 투자가이드>달러화 정기예금

김관영 하나은행 법인영업팀장

지역내일 2000-12-11 (수정 2000-12-12 오후 2:08:51)
갑작스레 원화가치가 떨어지는 등 최근 들어 환율이 수시로 요동을 치고 있다. 일반적으로 환율 움직
임이 일정한 방향으로 뚜렷해지기 전까지는 환리스크를 감안하여 환율 재테크를 자제하는 것이 좋
다.
대표적인 환율 재테크는 외화정기예금에 가입해서 외화로 보유하고 있다가 나중에 환율이 오르면(원
화가치가 떨어지면) 되팔아 그 차액을 취하는 형태이다.
그러나 원화가치가 오를 경우 원금마저 날릴 수 있는 것이 외화정기예금이 갖고 있는 단점이라 할
수 있다. 요즘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달러화 정기예금의 경우를 살펴보기로 하자.
우선 고려해야 할 것은 달러를 살 때와 나중에 팔 때 적용되는 환율이 틀리다는 점이다. 달러화 정기
예금을 하려면 우선 우리 나라 돈을 달러로 바꾸어야 한다.
달러를 살 때 적용되는 환율은 나중에 원화로 바꿀 때 적용되는 환율보다 약 1.5% 포인트 높다. 다시
말해 환율이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더라도 달러를 사고 파는 것만으로 1달러 당 약 20원은 손해를
본다는 것이다. 또 하나 염두에 둘 점은 외화정기예금의 금리이다. 현재 달러화 정기예금 금리는 연
6% 정도가 적용된다. 반면 원화정기예금은 최근의 금리 하락세로 많이 낮아지긴 했어도 이보다 1~2%
포인트 높은 7%대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갖고 있는 돈으로 원화정기예금 대신 외화정기예금에 가입할 경우 앉은 자리에서 1~2%의 이자 손해
는 각오해야 하는 것이다.
문제는 지금의 외환시장 동향으로 볼 때 환율이 계속해서 오를 것이라는 확신이 없다는 것이다. 최근
의 원화가치 하락이 단기적인 현상인지 장기적인 환율상승의 예고인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
황이다.
만일 환율이 현재상태로 유지된다면 외화정기예금으로 돈을 묶어둔 투자자들은 원금의 일부까지 손
해볼 위험이 있으므로 일반 투자자들이 환율 재테크에 나서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 하겠다.
더구나 한 나라의 환율이 결정되는 것은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 국제자본시장의 흐름이나 경제전
망, 수출입 동향, 물가 등 여러 가지 복잡한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형성되기 때문에 일반 투
자자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매우 투기적인 행동인 것이다.
특히 우리 나라의 환율은 역외시장(NDF시장)의 환율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으므로 국제 금융시장의
흐름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다만 해외에 유학생 자녀를 두고 있다거나 앞으로 이민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이 필요한 달러를 현재
환율로 고정시켜 놓을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필요한 만큼 외화 정기예금에 가입해 두는 것이 좋을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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