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재테크 설계는 이렇게

재무상황·경제여건 먼저 정확히 파악해야

지역내일 2004-01-07 (수정 2004-01-07 오후 5:07:30)
새해를 맞아 한해 재테크 계획을 설계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부분 사람들은 ‘재테크 계획’이라고 하면 높은 수익률을 올리기 위한 금융상품이나 투자처를 고르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재테크 설계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자금을 운용해 목돈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자신의 조건이나 객관적인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높은 수익률만 쫓는 재테크 계획은 십중팔구 실패하기 마련이라는 얘기다.
따라서 성공적인 재테크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는 우선 재무상황과 경제여건 등을 정확히 파악하고 활용할 수 있는 재테크 수단을 중심으로 주도면밀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올 한해 올바른 재테크 계획을 설계하기에 앞서 반드시 유념해야할 사항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정리해 본다.
◆”적보다 자신을 먼저 알아야”=재테크 전문가들은 자신의 재무상황부터 철저히 파악하는것이 재테크의 올바른 출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 부채규모와 수입·지출 현황이 어떤지, 또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은 얼마나 되는지 등에 대해서 꼼꼼히 파악을 해야 효과적인 투자계획도 세울수 있다는 것. 즉 적을 알기전에 자신부터 잘 알아야 한다는 얘기다.
자신의 재무구조와 수입지출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가장 손쉬운 방법은 개인 가계부를 작성하는 일이다. 매일 매일 가계부를 작성하다보면 수입·지출내역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고, 잘못된 소비습관을 고칠 수도 있다. 물론 규칙적으로 가계부를 정리해간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새해를 맞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가계부를 써나가는 습관을 기른다면 이미 성공적인 재테크를 시작한 셈이다.
만일 매일매일 가계부를 기록하는 게 어렵다면 은행 통장 거래내역서와 현금카드 거래서, 신용카드 사용 명세서 등을 정리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 안에는 대부분의 지출과 거래 내역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또 자신의 금융자산과 부채현황을 주기적으로 체크해보는 습관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 요즘은 인터넷 뱅킹을 활용하면 손쉽게 금융기관의 자산 및 부채현황을 조회할 수 있으므로 이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경제지표를 잘 파악하라=효과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각종 경제지표와 경제 흐름에 밝아야 한다. 요즘은 경제상황이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돈이 좀 된다더라’ 하는 소문만 듣고 무턱대고 투자했다가는 이미 때가 늦어 낭패를 보기 쉽다. 따라서 경제흐름을 정확히 읽고 좋은 투자처를 찾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졌다.
물론 바쁜 현대생활에서 각종 복잡한 경제지표를 일일이 챙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경제지식을 늘리기 위해 손쉽게 활용할만한 수단도 적지 않다.
우선 신문의 경제면이나 전문서적 한두권 정도만이라도 조금만 관심을 갖고 살펴본다면 상당한 재테크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 재테크 강연회에 참석해 강연을 들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재테크 강연행사가 많이 열리고 있다. 가끔씩이라도 시간을 내어 강연회에 참석해보면 재테크에 유용한 각종 정보도 들을 수 있고, 그동안 들어왔던 재테크 방법들을 정리하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
은행 등 금융회사 상담창구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리나라는 아직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선진국에서는 고객 대부분이 금융기관에서 재테크 상담을 받고 있다. 특히 개별상담의 경우 재테크와 관련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궁금증을 풀어줄 수 있어 효과적이다. 최근 국내 금융기관들도 VIP고객 뿐 아니라 일반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상담업무를 늘리고 있는 추세니 만큼 이를 잘 활용하면 효과적인 재테크 전략을 세우는데 도움으 ㄹ 받을 수 있다.
◆절세형 상품 활용은 기본=해가 바뀌어도 가장 효과적인 재테크 수단은 절세형 금융상품이다. 안정성이 보장되는 데다 요즘같은 저금리시대에서는 세제혜택에 따른 수익이 짭짤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건만 맞는다면 관심분야를 막론하고 절세형 상품은 반드시 챙겨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충고다.
우선 무주택 근로자면서 세대주라면 은행권에서 판매하고 있는 비과세 장기주택마련저축 상품 가입에 우선 순위를 두어야 한다. 이 상품은 비과세에다 소득공제까지 받을 수 있어 실질 수익률면에서 보면 은행상품 중 가장 높다.
자영업자의 경우는 연금보험이나 연금신탁에 가입하면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유리하다.
또 도시 서민들의 경우 새마을금고나 신용협동조합, 농수협 단위조합 등에서 판매하는 조합예탁금에 가입하면 1인당 2000만원까지 이자소득세가 면제된다. 당초 비과세혜택은 지난해말 가입분까지만 적용할 예정이었지만 3년 연장됐다.
이밖에 금융상품에 가입할 때에는 이왕이면 1인당 4000만원 한도에서 적용되는 저율과세 상품을 활용하는 것이 세금을 절약하는 방법이다.
◆투자의 3분법을 지켜라=금융상품이나 부동산 등에 투자계획을 세우려 한다면 반드시 3분법을 유념해야 한다. 3분법이란 유동성과 수익성, 안전성을 적절히 고려해 투자해야한다는 것. 즉 필요할때 현금화할 수 있는지, 수익성은 괜찮은지, 또 위험은 어느 정도인지를 염두에 두고 투자해야 한다는 말이다.
특히 투자기간이나 투자목적 등에 따라 유동성과 수익성, 안정성의 우선 순위를 달리해야한다.
예를 들어 투자목적이 내집마련에 있다면 주식투자처럼 위험이 큰 투자는 금물이다. 자칫하다가 내집마련의 꿈이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면 여웃돈을 가지고 투자할 경우라면 다소 위험을 감수 하고서라도 수익성이 높은 곳에 투자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부채관리에도 신경을=효과적인 투자를 통해 목돈을 마련하는 것도 좋지만 효과적인 부채관리로 금융비용을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한 재테크다. 특히 최근 들어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사용 급증에 따른 가계부실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만큼 부채관리의 중요성도 더욱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리하게 은행대출을 받아 부동산에 투자한다던가, 위험도가 높은 곳에 투자한다던가하는 것은 이미 투자가 아니라 투기인만큼 절대 삼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무분별한 카드 사용이나 과소비 등으로 과다한 부채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게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하나은행 황창규 재테크 팀장은 “일단 과도한 부채를 지게되면 헤어나오기가 쉽지 않다”며 “무엇보다 수입에 맞는 소비계획을 세우고 절제하는 생활을 통해 빚을 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재테크”라고 말했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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