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공동육아어린이집을 찾아서 (8)반말의 교육적 의미
1. 반말문화에 적응하는 과정
2. 반말문화의 진지함과 자유로움
3. 반말문화의 교육적 의미
발췌(이부미, 「'공동육아' 문화의 교육적 해석」, 중앙대 박사논문, 1999)
우리 사회에서 보통 어려서는 부모와 아이간에 반말을 쓴다. 그것에 대해 크게 가타부타 하지 않는다. 그러다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 가정이 사회로 드러나는 상황이 빈번해 지면서 반말은 존댓말로 바뀐다.
서울 화곡동에 위치한 개구리 어린이집(이사장 이욱희)은 아이와 교사간에 반말을 사용하고 있다. 반말 문화는 아이와 교사간의 진정한 대화의 가능성과 상호간에 자유로운 관계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교사와 아이가 공동영역을 구성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언어에는 그 말의 내용을 둘러싸고 있는 형식이 있다. 어떤 경우에는 내용보다 이 형식에 더 관심을 집중하게 된다. 아마도 어린이가 어른에게 쓰는 반말이 여기에 해당될 것이다. 이 형식 때문에 특히 부모들은 아이가 커갈수록 반말 사용에 대해 은근히 걱정하게 된다.
무궁화 : 아이들이 반말을 사용하는 것은 좀 더 생각해 볼 수 있지 않나요? 저도 아이들과의 평등한 관계에는 동의를 하는데 사람과 사람을 서로 존경하고 배려하는데는 언어도 중요하잖아요. 나는 아이들에게 "안녕, 그래 잘 가"하고 인사를 했는데 아이들은 나한테 제대로 인사도 안하고 가는 것을 보고 그러한 행동이 언어에서 오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싱글벙글 : 그러면 인사는 가르치고, 반말은 괜찮다고 생각하는데요.
호랑이 : 존댓말을 써도 사람은 무시할 수 있다고 봐요.
아침햇살 : 우리 요즘 차 타고 가다 중고생들의 얘기 좀 흘깃 들어보면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선생님을 욕하고 있어요. 그런데 그 아이들 학교 가면 선생님 앞에서는 꼬박꼬박 존댓말을 쓸 거예요. 그런 것 보면 말보다는 정말 인간관계가 중요한 것 같아요. 나도 여기 와서 아이들하고 반말을 쓰기 시작했는데 점점 우리의 반말 사용이 아이와 나의 관계를 평등하게 해주고 보다 더 아이 입장에서 아이를 생각하게 돼요. 공동육아의 교육을 위해서는 반말을 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중략)
까마귀 : 사실은 처음에 중연이가 무궁화한테 심하다 싶을 정도로 거칠게 반응했어요.
무궁화 : 중연이가 내 팔을 확 잡아 당기더라구요. 교사라는 것이 아이들에게 동등한 입장에서 해줄 것이 아니라, 그러니까 친구가 아니라 교사로서 해 줄 수 있어야 하는데 문제행동이 발생했을 때 언어가 주는 한계가 있을 수 있잖아요.
진달래 : 저는 이런 경험이 있어요. 마당에서 중연이가 현준이를 쳐서 현준이가 울고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형인 중연이를 야단을 쳤는데 중연이는 자기가 괜히 현준이를 때린게 아니고 내가 오기 전에 현준이가 자기를 괴롭혔다는 주장을 계속 하더라구요, 그 때 내 생각이 혹 우리가 반말을 안 썼더라도 중연이가 자기 입장을 저렇게 강하게 나한테 주장할 수 있었을까? 아마도 나에게 곧 수긍하고 말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기변호를 하더라는 거죠. 아이가 우리 교사들을 '자기 말을 할 수 있는 어른'이라는 생각의 출발은 반말일 수 있는 것 같아요.
무궁화 : 아직 제가 여기 온지 1주일밖에 안 됐으니까 어쩌면 저에게도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은데 좀 더 두고 생각해보죠.
(98.12.15 교사회의)
반말문화에 익숙한 선생님들은 말의 형식보다는 아이와 교사와의 관계가 더 중요하고 아이와의 평등한 관계를 맺는데 반말은 긍정적이라고 자신들의 경험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반말이 주는 체험을 통해 아이에게 자유롭게 다가갈 수가 있어서 아이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선생님들도 반말을 사용하는데 있어 생기는 문제점을 지적한다.
자유로움이 지나쳐서 아이, 교사 모두 상대를 거칠고 함부로 대하는 태도, 또 평등한 관계이지만 그 안에 숨어있는 어쩔 수 없는 어른의 권위. 이것들은 공동육아 어린이집에서 극복해야 할 문제로 보고 있다.
존댓말과 반말을 비교해 보면 존댓말을 쓰는 가운데에서도 사회화와 교육의 역동성이 모두 가능한데 다만 사회화의 힘이 커서 그 안에서 교육의 역설적인 힘을 발휘하려면 교육자들의 긴장된 치밀함이 요구된다.
이에 비해 반말은 사회화가 낮고 역설적인 힘이 크다는 점에서 보다 교육적이라고 보여진다. 그러나 반말의 역설적인 힘이 일탈이 아닌 또 다른 하나의 대안적 선택이 되기 위해서는 사회적 공동체를 납득시켜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반말을 사용하는 공동육아 교육현장에서 교사가 끊임없이 긴장감을 유지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교사와 어린이간에 사용되는 언어의 형식과 내용의 균형은 공동육아든, 일반적인 교육현장이든 공히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하는 교육적 주제이다.(의정부공동육아준비모임, 871-8158, 011-9005-2426 http://cafe.daum.net/ujbgongdong)
정리 최주영리포터 ccjy@chollian.net
1. 반말문화에 적응하는 과정
2. 반말문화의 진지함과 자유로움
3. 반말문화의 교육적 의미
발췌(이부미, 「'공동육아' 문화의 교육적 해석」, 중앙대 박사논문, 1999)
우리 사회에서 보통 어려서는 부모와 아이간에 반말을 쓴다. 그것에 대해 크게 가타부타 하지 않는다. 그러다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 가정이 사회로 드러나는 상황이 빈번해 지면서 반말은 존댓말로 바뀐다.
서울 화곡동에 위치한 개구리 어린이집(이사장 이욱희)은 아이와 교사간에 반말을 사용하고 있다. 반말 문화는 아이와 교사간의 진정한 대화의 가능성과 상호간에 자유로운 관계의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교사와 아이가 공동영역을 구성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언어에는 그 말의 내용을 둘러싸고 있는 형식이 있다. 어떤 경우에는 내용보다 이 형식에 더 관심을 집중하게 된다. 아마도 어린이가 어른에게 쓰는 반말이 여기에 해당될 것이다. 이 형식 때문에 특히 부모들은 아이가 커갈수록 반말 사용에 대해 은근히 걱정하게 된다.
무궁화 : 아이들이 반말을 사용하는 것은 좀 더 생각해 볼 수 있지 않나요? 저도 아이들과의 평등한 관계에는 동의를 하는데 사람과 사람을 서로 존경하고 배려하는데는 언어도 중요하잖아요. 나는 아이들에게 "안녕, 그래 잘 가"하고 인사를 했는데 아이들은 나한테 제대로 인사도 안하고 가는 것을 보고 그러한 행동이 언어에서 오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싱글벙글 : 그러면 인사는 가르치고, 반말은 괜찮다고 생각하는데요.
호랑이 : 존댓말을 써도 사람은 무시할 수 있다고 봐요.
아침햇살 : 우리 요즘 차 타고 가다 중고생들의 얘기 좀 흘깃 들어보면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선생님을 욕하고 있어요. 그런데 그 아이들 학교 가면 선생님 앞에서는 꼬박꼬박 존댓말을 쓸 거예요. 그런 것 보면 말보다는 정말 인간관계가 중요한 것 같아요. 나도 여기 와서 아이들하고 반말을 쓰기 시작했는데 점점 우리의 반말 사용이 아이와 나의 관계를 평등하게 해주고 보다 더 아이 입장에서 아이를 생각하게 돼요. 공동육아의 교육을 위해서는 반말을 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중략)
까마귀 : 사실은 처음에 중연이가 무궁화한테 심하다 싶을 정도로 거칠게 반응했어요.
무궁화 : 중연이가 내 팔을 확 잡아 당기더라구요. 교사라는 것이 아이들에게 동등한 입장에서 해줄 것이 아니라, 그러니까 친구가 아니라 교사로서 해 줄 수 있어야 하는데 문제행동이 발생했을 때 언어가 주는 한계가 있을 수 있잖아요.
진달래 : 저는 이런 경험이 있어요. 마당에서 중연이가 현준이를 쳐서 현준이가 울고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형인 중연이를 야단을 쳤는데 중연이는 자기가 괜히 현준이를 때린게 아니고 내가 오기 전에 현준이가 자기를 괴롭혔다는 주장을 계속 하더라구요, 그 때 내 생각이 혹 우리가 반말을 안 썼더라도 중연이가 자기 입장을 저렇게 강하게 나한테 주장할 수 있었을까? 아마도 나에게 곧 수긍하고 말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기변호를 하더라는 거죠. 아이가 우리 교사들을 '자기 말을 할 수 있는 어른'이라는 생각의 출발은 반말일 수 있는 것 같아요.
무궁화 : 아직 제가 여기 온지 1주일밖에 안 됐으니까 어쩌면 저에게도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은데 좀 더 두고 생각해보죠.
(98.12.15 교사회의)
반말문화에 익숙한 선생님들은 말의 형식보다는 아이와 교사와의 관계가 더 중요하고 아이와의 평등한 관계를 맺는데 반말은 긍정적이라고 자신들의 경험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반말이 주는 체험을 통해 아이에게 자유롭게 다가갈 수가 있어서 아이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선생님들도 반말을 사용하는데 있어 생기는 문제점을 지적한다.
자유로움이 지나쳐서 아이, 교사 모두 상대를 거칠고 함부로 대하는 태도, 또 평등한 관계이지만 그 안에 숨어있는 어쩔 수 없는 어른의 권위. 이것들은 공동육아 어린이집에서 극복해야 할 문제로 보고 있다.
존댓말과 반말을 비교해 보면 존댓말을 쓰는 가운데에서도 사회화와 교육의 역동성이 모두 가능한데 다만 사회화의 힘이 커서 그 안에서 교육의 역설적인 힘을 발휘하려면 교육자들의 긴장된 치밀함이 요구된다.
이에 비해 반말은 사회화가 낮고 역설적인 힘이 크다는 점에서 보다 교육적이라고 보여진다. 그러나 반말의 역설적인 힘이 일탈이 아닌 또 다른 하나의 대안적 선택이 되기 위해서는 사회적 공동체를 납득시켜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반말을 사용하는 공동육아 교육현장에서 교사가 끊임없이 긴장감을 유지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교사와 어린이간에 사용되는 언어의 형식과 내용의 균형은 공동육아든, 일반적인 교육현장이든 공히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하는 교육적 주제이다.(의정부공동육아준비모임, 871-8158, 011-9005-2426 http://cafe.daum.net/ujbgongdong)
정리 최주영리포터 ccjy@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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