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교육현장에서,

아이는 엄마의 품속에서 젖을 먹고 사회속에서 성장한다

지역내일 2000-09-05
흔히 대부분의 엄마들은 아이가 만3-4살 정도에 이르면 아이를 공동육아의 현장으로 보내게 되는데 그 이유는 가족의 생계를 위한 생업에 쫓겨서, 집안살림보다 사회활동이 더 자신에 적합하다고 느끼는 경우, 동네에 또래 친구가 없어서 심심해하는 아이를 위해서 등등의 이유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이 연령대의 아이들은 또래 아이에게 관심을 갖고 또래아이와 어울려 노는 것을 상당히 좋아하고 즐거워하는 시기이어서 아이들에게도 엄마와의 일방적인 관계를 떠난 새로운 사회적 경험을 시작하는 것에 큰 무리가 따르지는 않는다.
그러나 아이를 처음으로 떼어놓는 부모들은 직장에서 혹은 집안에서 아이에 대한 걱정으로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에게 맞거나 놀림 받으면 어쩌지?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보다 뒤쳐진 것은 아닐까? 선생님께 밉보이는 짓을 하는 것은 아냐?" 하면서 노심초사하기 십상이다.

만3-4살은 또래아이들을 좋아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부모의 걱정과 우려와는 달리, 며칠동안은 엄마와의 처음 분리에서 오는 약간의 환경변화와 불안감으로 칭얼대고, 엄마처럼 늘 자신만 이뻐해 주길 선생님께 투정부리기도 하고 장난감을 혼자 독점하기 위한 고집을 부려, 서로 다투거나 때리고 싸우는 경우도 생기지만 이내, 저희들끼리의 대화와 규칙이 정해진 놀이를 통하여, 자기조절 능력과 공유할 줄 아는 태도를 갖춘 개성 있는 아이가 된다.
또한 선생님이 또 하나의 엄마로서 모든 아이들에게 고루 관심과 애정을 표현하는 것을 지켜보고 인정하게 되면서, 아이는 기특하게도 다른 아이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공동체 의식과 자세를 배우게 된다. 아이는 엄마의 품속에서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엄마의 품속에서 젖을 먹고 사회속에서 성장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내 아이를 행복하게 만들려면?
내 아이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정말 이쁜 내새끼"이기 때문이다. 때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녀온 아이가 누구에 겐가 맞았다고 얘기하고 게다가 약간의 흠집이라도 발견하면 부모는 애처로운 생각에 본능적으로 내 아이를 감싸며 일방적으로 내 아이를 편들기 십상이다. 그러나 부모는 아이에게 그런 일이 왜 일어났는지를 떠올리도록 하여 다른 아이의 입장도, 전체적인 상황도 고려하여 다시 생각하도록 이끌어주고, 진지하게 아이의 얘기를 들어주어야 한다. 성급하게 역성들기는 오히려 내 아이를 속좁은 아이, 저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아이로, 외톨이로 만드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
내 아이를 행복하게 만들려면 학습성취나 뛰어난 재능에 대한 어른들의 칭찬에 으쓱하는 우월감보다 양보와 이해를 배우면서 또래아이들과 즐겁게 뛰어 놀며 때론 다투며 서로 어울림에 행복이 있다는 것을 깨닫도록 하는 것에 있다.

아이들의 올바른 인격은 유아시절에 형성된다.
만 3세 이상의 아이들은 거의 대부분 한글배우기와 수세기, 영어 단어 몇 마디쯤은 기본으로 하고 있고 또 가르치는 것이 사회적으로 당연시 된 지도 이미 오래되었다. 그러나 아이들에게 무엇보다 좋은 것은 놀이와 동물, 식물에 대한 관심이다.
이기적인 아이는 이기적인 부모가 만든다는 말이 있다. 내 아이에 대한 사랑, 올바른 인격 만들기에서 출발하는 것이 어떨는지? 무조건적으로 내 아이를 방어하기보다 내 아이를 꾸짖는 사람에게 감사할 줄 아는 부모의 열린 자세가 필요한 때다.
원향숙 리포터 whyang@hanmi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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