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폭격’ 맞아 전쟁터 방불
12명 인명 앗아간 경남 마산시 수몰참사 현장
제14호 태풍 ‘매미’의 영향으로 8명이 희생된 경남 마산시 해운동 해운프라자 지하층은 마치 폭격을 맞은 ‘전쟁터’와 다름없었다. 몇 분 되지 않아 주차장과 출입구로 분당 700여톤씩의 바닷물이 쏟아져 지하 3개층에 무려 8900여톤의 어마어마한 물이 유입된 이곳은 꼬박 이틀간 배수작업을 거쳤음에도 그 모습을 온전히 드러내지 않은 아수라장이었다.
14일 오후까지도 지하 3층 노래연습장에는 어른 종아리정도의 물이 차 있을 정도로 배수작업이 쉽지 않았지만 긴 물빼기 작업 끝에 모습을 보인 지하층은 온전한 형체를 유지한 물체를 찾기 어려웠다.
가장 먼저 물이 빠진 지하 1층 주차장의 경우 태풍 상륙당시 긴급 대피하기 위해 주차장 출입구로 나가다 미끄러진 흔적이 역력한 승합차를 비롯한 차량 7대가 서로 뒤엉켜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이들 차량은 문짝이 부서지고 유리창이 깨진 것은 물론 바닷물에 고스란히 잠겨수리조차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어 8명의 사체가 발견된 지하 2층 로바다야끼 음식점은 아무렇게나 꾸겨진 싱크대가 이곳이 음식점이였다는 것을 짐작케 할 뿐 각종 집기가 쓰레기더미 처럼 쌓여 있어 수마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특히 이 곳은 실내 천장장식물이 바닷물의 압력을 이기지 못해 바닥으로 떨어져내리면서 테이블과 각종 집기류를 덮쳐 폐허가 돼 수색작업에 투입된 구조대원들이쓰레기더미를 헤치고 사체를 찾아야하는 이중고를 겪었다.
또 8명이 마지막까지 밖으로 탈출하려 안간힘을 썼기 때문인지 출입구 계단에 설치된 철 구조물의 난간은 어디론가 사라졌으며 긴박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애쓰다 벗겨진 슬리퍼 한쪽이 덩그러니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밖에 지하 2층 계단 벽에 붙어있던 타일이 바닷물의 압력에 못 이겨 대부분 떨어진데다 흉측한 벽면이 구조대원을 맞이하고 있고 실내장식이 떨어진 천장은 수도 및 가스파이프만이 겨우 형체를 유지하고 있었다.
한편 마산시 재해대책본부와 소방서 등은 이곳 해운프라자 등 상가와 아파트에서 모두 12구의 시체를 인양했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13일 오후 9시께 해운프라자 지하 2층에서 노래방 종업원 문봉진(20·마산시 회성동)씨 등 2구의 시체를 인양했다. 이어 14일 오전 3시 40분께 같은 2층 바닥에서 정시현(28·마산시 월영동)씨 등 6구의 사체를 차례로 인양, 희생자는 8명으로 늘어났다.
희생자는 이 건물 1층 주차관리원 진흥길(62)씨, 지하 2층 식당 종업원 김다정(19·여), 정아영(20·여)씨, 노래방 종업원 문봉진 김혜란(24·여)씨와 사장 박상진(33)씨, 이곳 식당과 노래방에 놀러왔던 정시현(28), 서영은(23)씨 등이었다. 특히 정씨와 서씨는 내년 결혼을 앞두고 다음달 약혼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밝혀져 주위 사람들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지하 3층 노래방에는 태풍이 몰아칠 당시 사람이 가장 많이 남아 있었을 것으로 추정됐으나 구조대원 확인 결과 아무도 없었다. 경찰은 노래방 문이 잠겨져 있는 데다 주인 박상진 씨만 숨진 것으로 미뤄 박씨가 손님을 모두 대피시킨 후 마지막으로 건물을 빠져나가려다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밖에 해운프라자에서 150m 정도 떨어진 경민시티빌 지하 노래방에서도 노래방 주인 김중봉(45·마산시 창포동)씨와 종업원 배모(38·여·마산시 내서읍)씨 등 2명이 숨진채 발견됐다.
인근 남양프라자 엘리베이터에서도 김광임(23·여)씨의 사체가 뒤늦게 발견됐다. 14일 오전에는 인근 두산2차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이 아파트에 사는 유희성(78)씨가 숨진 채 발견되는 등 이번 태풍으로 인해 마산 일대에서 모두 12명의 인명이 희생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산사태 등으로 전남 10명 사망
피해액 220여억원
제14호 태풍 `매미''로 인해 전남지역 인명피해가 10명이 넘고 재산피해도 200억원을 돌파하는 등 피해규모가 시간이 갈수록 늘고 있다.
14일 전남도 재해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현재 이번 태풍으로 여수시 안산동에서 산사태가 발생, 최모(36)씨 등 일가족 3명이 숨진 것을 비롯, 10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으며 3명이 부상하는 등 총 14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이번 태풍으로 농경지 3251ha가 침수됐으며 1만807ha의 벼가 쓰려졌고 6933ha에서 낙과 피해가 발생했는가 하면 수산 증·양식장 1735개소가 완전히 파손되는 등 농작물과 수산 양식장 피해가 컸다.
또 58가구 134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건물 511채가 전파 또는 반파, 침수됐으며 선박 14척이 파손됐다. 축대와 담 6곳이 무너졌고 축사 및 잠사 326곳이 피해를 입었으며 가축 4060마리가 죽었고 비닐하우스 191.4ha가 강풍에 날아갔다.
도로와 교량 37곳이 산사태 등으로 유실됐으며 하천 131곳, 어항 10곳, 수리시설 40곳, 방조제 5곳 등이 태풍 피해를 입었고 4만2150가구가 정전됐다.
이같은 피해로 처음 집계때 150억여원이던 피해액은 이날 하루 피해 조사가 이뤄지면서 공공시설 181억여원, 사유시설 40억여원 등 총 222억여원으로 불어났다.
전남도 재해대책본부 관계자는 “15일부터는 본청 및 시·군 공무원들에게 총동원령을 내려 각 해당 시·군별로 침수 논 벼세우기 작업을 실시할 계획”이라며 “현재피해 조사중이서 피해 규모는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사망자는 최정호(40) 김승태(6) 김은진(5·여) 박인심(73·여) 박기선(59) 이기중(67) 이영운(51) 정철호(52) 송복엽(72) 송형례(83·여)씨 등 10명이며 박형소(61)씨가 실종됐다.
12명 인명 앗아간 경남 마산시 수몰참사 현장
제14호 태풍 ‘매미’의 영향으로 8명이 희생된 경남 마산시 해운동 해운프라자 지하층은 마치 폭격을 맞은 ‘전쟁터’와 다름없었다. 몇 분 되지 않아 주차장과 출입구로 분당 700여톤씩의 바닷물이 쏟아져 지하 3개층에 무려 8900여톤의 어마어마한 물이 유입된 이곳은 꼬박 이틀간 배수작업을 거쳤음에도 그 모습을 온전히 드러내지 않은 아수라장이었다.
14일 오후까지도 지하 3층 노래연습장에는 어른 종아리정도의 물이 차 있을 정도로 배수작업이 쉽지 않았지만 긴 물빼기 작업 끝에 모습을 보인 지하층은 온전한 형체를 유지한 물체를 찾기 어려웠다.
가장 먼저 물이 빠진 지하 1층 주차장의 경우 태풍 상륙당시 긴급 대피하기 위해 주차장 출입구로 나가다 미끄러진 흔적이 역력한 승합차를 비롯한 차량 7대가 서로 뒤엉켜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이들 차량은 문짝이 부서지고 유리창이 깨진 것은 물론 바닷물에 고스란히 잠겨수리조차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어 8명의 사체가 발견된 지하 2층 로바다야끼 음식점은 아무렇게나 꾸겨진 싱크대가 이곳이 음식점이였다는 것을 짐작케 할 뿐 각종 집기가 쓰레기더미 처럼 쌓여 있어 수마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특히 이 곳은 실내 천장장식물이 바닷물의 압력을 이기지 못해 바닥으로 떨어져내리면서 테이블과 각종 집기류를 덮쳐 폐허가 돼 수색작업에 투입된 구조대원들이쓰레기더미를 헤치고 사체를 찾아야하는 이중고를 겪었다.
또 8명이 마지막까지 밖으로 탈출하려 안간힘을 썼기 때문인지 출입구 계단에 설치된 철 구조물의 난간은 어디론가 사라졌으며 긴박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애쓰다 벗겨진 슬리퍼 한쪽이 덩그러니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밖에 지하 2층 계단 벽에 붙어있던 타일이 바닷물의 압력에 못 이겨 대부분 떨어진데다 흉측한 벽면이 구조대원을 맞이하고 있고 실내장식이 떨어진 천장은 수도 및 가스파이프만이 겨우 형체를 유지하고 있었다.
한편 마산시 재해대책본부와 소방서 등은 이곳 해운프라자 등 상가와 아파트에서 모두 12구의 시체를 인양했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13일 오후 9시께 해운프라자 지하 2층에서 노래방 종업원 문봉진(20·마산시 회성동)씨 등 2구의 시체를 인양했다. 이어 14일 오전 3시 40분께 같은 2층 바닥에서 정시현(28·마산시 월영동)씨 등 6구의 사체를 차례로 인양, 희생자는 8명으로 늘어났다.
희생자는 이 건물 1층 주차관리원 진흥길(62)씨, 지하 2층 식당 종업원 김다정(19·여), 정아영(20·여)씨, 노래방 종업원 문봉진 김혜란(24·여)씨와 사장 박상진(33)씨, 이곳 식당과 노래방에 놀러왔던 정시현(28), 서영은(23)씨 등이었다. 특히 정씨와 서씨는 내년 결혼을 앞두고 다음달 약혼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밝혀져 주위 사람들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지하 3층 노래방에는 태풍이 몰아칠 당시 사람이 가장 많이 남아 있었을 것으로 추정됐으나 구조대원 확인 결과 아무도 없었다. 경찰은 노래방 문이 잠겨져 있는 데다 주인 박상진 씨만 숨진 것으로 미뤄 박씨가 손님을 모두 대피시킨 후 마지막으로 건물을 빠져나가려다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밖에 해운프라자에서 150m 정도 떨어진 경민시티빌 지하 노래방에서도 노래방 주인 김중봉(45·마산시 창포동)씨와 종업원 배모(38·여·마산시 내서읍)씨 등 2명이 숨진채 발견됐다.
인근 남양프라자 엘리베이터에서도 김광임(23·여)씨의 사체가 뒤늦게 발견됐다. 14일 오전에는 인근 두산2차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이 아파트에 사는 유희성(78)씨가 숨진 채 발견되는 등 이번 태풍으로 인해 마산 일대에서 모두 12명의 인명이 희생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산사태 등으로 전남 10명 사망
피해액 220여억원
제14호 태풍 `매미''로 인해 전남지역 인명피해가 10명이 넘고 재산피해도 200억원을 돌파하는 등 피해규모가 시간이 갈수록 늘고 있다.
14일 전남도 재해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현재 이번 태풍으로 여수시 안산동에서 산사태가 발생, 최모(36)씨 등 일가족 3명이 숨진 것을 비롯, 10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으며 3명이 부상하는 등 총 14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이번 태풍으로 농경지 3251ha가 침수됐으며 1만807ha의 벼가 쓰려졌고 6933ha에서 낙과 피해가 발생했는가 하면 수산 증·양식장 1735개소가 완전히 파손되는 등 농작물과 수산 양식장 피해가 컸다.
또 58가구 134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건물 511채가 전파 또는 반파, 침수됐으며 선박 14척이 파손됐다. 축대와 담 6곳이 무너졌고 축사 및 잠사 326곳이 피해를 입었으며 가축 4060마리가 죽었고 비닐하우스 191.4ha가 강풍에 날아갔다.
도로와 교량 37곳이 산사태 등으로 유실됐으며 하천 131곳, 어항 10곳, 수리시설 40곳, 방조제 5곳 등이 태풍 피해를 입었고 4만2150가구가 정전됐다.
이같은 피해로 처음 집계때 150억여원이던 피해액은 이날 하루 피해 조사가 이뤄지면서 공공시설 181억여원, 사유시설 40억여원 등 총 222억여원으로 불어났다.
전남도 재해대책본부 관계자는 “15일부터는 본청 및 시·군 공무원들에게 총동원령을 내려 각 해당 시·군별로 침수 논 벼세우기 작업을 실시할 계획”이라며 “현재피해 조사중이서 피해 규모는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사망자는 최정호(40) 김승태(6) 김은진(5·여) 박인심(73·여) 박기선(59) 이기중(67) 이영운(51) 정철호(52) 송복엽(72) 송형례(83·여)씨 등 10명이며 박형소(61)씨가 실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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