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 겁많은 서민들이 하는 것”

저축 유공 포상자들의 사연

지역내일 2003-10-28 (수정 2003-10-28 오후 4:15:32)
“저축은 겁많은 서민들이 하는 겁니다.”
지난 87년 남편의 병치료차 대구에서 서울로 상경, 식당일과 파출부, 간병인 등을 해오다 2년전부터 작은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재정씨. 그는 28일 제40회 저축의 날 기념식에서 최고 영예인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상했다.
89년 중풍으로 투병끝에 사망한 남편을 대신해 온갖 궂은 일을 다하며 생계를 이어왔다는 김 씨는 “가진게 없다보니 불안한 마음에서 저축을 하게 됐다”며 “돌아가신 남편을 대신해 두딸을 대학까지 진학시킬 수 있었던 것도 저축하는 생활 때문이었던 것 같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그는 “남편이 돌아가시기 전 ‘착하고 알뜰한 당신이 상을 받을 수 있도록 대통령에게 편지를 써야겠으니 오른팔을 쓸 수 있게 해달라’라고 말하곤 했다”며 “이번 상은 나라가 아니라 하늘나라에서 주신 것 같다”고 말해 주위의 눈시울을 뜨겁게 하기도 했다.
김 씨는 어려운 생활이지만 노인들에게 무료 식사를 제공하고 외국인 노동자들을 배려하는 등 이웃 사랑에도 모범을 보여 국민훈장을 수상하게 됐다.
대통령 표창을 받은 탤런트 박용식씨도 직업상 느끼게 되는 불안감이 저축의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박씨는 “고정된 수입이 없어 항상 불안한 마음을 갖고 살다보니 저축을 하게 됐다”며 “저축은 미련해 보일지 몰라도 우리 삶을 든든하게 해준다”고 말했다.
이번 수상자 명단 중에는 김병찬 KBS 아나운서와 박나림 MBC아나운서가 나란히 올라 눈길을 끌었다. 김 아나운서는 평소 검소하고 성실한 생활과 청소년 카드 사용 선도활동, 일일지점장 등 저축생활 홍보활동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포장을 받았고, 박 아나운서는 초등학교 4학년때부터 꾸준히 저축을 해오는 등 평소 근검절약 생활이 주위의 모범이 돼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금융기관 종사자 중에서는 박승배 산업은행 방카슈랑스실장, 서춘수 조흥은행 재테크팀장 등을 비롯 총 78명이 수상했다. 박 실장은 수신기획팀장으로 근무하면서 수신제도를 시장친화적으로 발전시키고, 고객 니즈에 부응하는 신상품을 개발하는 등 고객들의 저축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철탑산업훈장을 받았고, 서 팀장은 최초로 청소년 금융교육을 실시하는 등 조기금융교육에 기여한 점, 서민들을 위한 재테크 강연 등을 통해 저축심을 고취시킨 점 등을 인정받아 산업포장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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