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조직폭력배 검거의 달인 경기도 평택경찰서 홍승윤 경사

“조폭검거, 꾸준한 사전작업 필요”

지역내일 2003-09-25
최근 반원 4명을 이끌고 경기도 평택일대 조직폭력배 ‘애리파’ 49명을 직접 검거한 ‘조폭 검거의 달인’이 있다.
주인공은 경기도 평택경찰서 강력3반장 홍승윤 경사(37·사진).
지난해 12월 유흥업소를 상대로 금품을 갈취하고 불법보도방을 운영하는 폭력배들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홍 형사는 이들 조직의 움직임을 사전에 철저히 연구했다.
경찰청 컴퓨터에 있는 기록을 통해 인적사항을 마련해 놓고 이들의 동향을 사전에 철저히 파악한 뒤 올해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을 집중 투자해 애리파 조직을 일망타진하는 쾌거를 올렸다.
홍 형사가 사건을 해결하기까지 어려운 점도 많았다. 조폭 수사를 위해서는 피해자의 진술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피해자들이 보복을 두려워한 나머지 피해사실을 밝히기를 꺼린다는 것.
그는 “조폭들의 첩보나 소문은 많지만 직접 가보면 피해자들이 보복이 두려워 피해사실을 부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피해자들의 진술을 얻어내기 위해 수십번 찾아가 안심을 시키고 설득에 설득을 거듭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홍 형사는 최근 조폭 구성원들의 나이가 점점 어려지고 있다고 전했다. 전국적으로 10대,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이 멋모르고 조직에 가입해 ‘행동대원’이 된다는 것.
이들은 한번 가입하면 절대 조직을 벗어나지 못하는 규율에 따라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는 것이 경찰의 분석이다.
홍 형사는 “이들 폭력조직을 검거하면 2∼3년 정도 잠잠하다가 출소후 조직을 다시 재건한다”며 “이들 신흥 조직들이 더 커지면 국가에서 더이상 관리하지 못할 정도까지 확산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형사들이 이들 폭력배들에 대해 주기적으로 동향파악을 한 뒤 2∼3년에 한번씩 ‘작업’을 해 이들 조직이 확산되지 못하도록 싹을 자르는 조폭관리를 한다”며 “수사기관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이들 조직의 싹을 계속 자를 뿐 뿌리채 뽑는 것은 어렵다”고 토로했다.
중3 때까지 육상선수를 하다가 형사가 되기 위해 합기도를 배웠다는 홍 형사는 “지난 1년간 사건에 매달리면서 휴가도 못가고 명절에 제사도 못지내 가족들의 불만이 많다”며 “하지만 피해자들의 피해원인을 끝까지 밝혀내 해결하는 것이 경찰의 본분이라 생각한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 평택=김장환 기자 polkj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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