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아파트 89% 건축비 높게 책정

소비자 모임, 서울시 아파트 분양가 평가

지역내일 2003-09-18 (수정 2003-09-18 오후 2:55:32)
“현재 아파트 분양가격은 인근 주변 아파트 시세를 감안해 책정되기 때문에, 분양가격이 오르면 인근 주변 시세도 오르고, 시세가 오르면 그 가격을 기준으로 분양가를 책정하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의 교란 주범은 바로 분양 가격이다.”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이 주최한 ‘서울시 아파트 분양가 평가’ 공청회에서 소비자 모임 김자혜 사무총장이 지적한 말이다.
김 총장은 지난 2년간 분양한 서울시 아파트의 분양가격을 분석 한 후 이것이 크게 부풀려져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 “건축비 300%나 높게 책정도” = 정부는 매년 국민주택기금의 지원을 받는 아파트의 표준건축비를 발표하고 있다. 이는 조달청이나 주공 등의 발주 공사를 보면 이 공사비 범위에서 수주가 이루어지고 있어, 가장 현실적인 아파트 건축공사비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 모임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동시분양 아파트 분양가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이 보다 적게는 50%에서 심지어는 300%나 높은 공사비를 책정하고 있다.
김 총장은 “건설회사들이 표준건축비로 발주하는 공사도 수주를 못해 애를 태우고 있는 것을 현실을 볼 때 아파트건축공사비는 이 수준에서 크게 웃도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음에도, 이를 크게 부풀리고 있다”며 “2002년 5월부터 2003년 8월까지 분양한 총 177개 아파트 중 89%인 157개 아파트의 건축비가 원가계산 기준보다 지나치게 높게 책정됐다”고 주장했다.

◆ “81%가 대지비 부풀려” = 건축비도 지나치게 높게 책정됐다고 주장이다.
김 총장은 “대지비가 원가 계산 기준보다 지나치게 높게 책정된 곳이 총177개 아파트 중 81%인 143개 아파트로 나타났다”며 “올 6차 분양에서 한 건설회사가 분양한 아파트는 원가지표 대비해 558%나 높게 책정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또 김 총장은 “광고 및 모델하우스 운영비를 포함해 기타 사업비를 지나치게 부풀린 곳이 177개 중 36%인 64개 아파트로 나타났고, 재개발?재건축의 경우 일반 분양자에게 지나친 가격 부담을 지게 해 분양가격인상을 초래한 곳이 158개 중 42%인 66개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 총장은 대상 아파트의 절반인 89개 아파트가 분양 신청서 내용이 너무 부실해 아파트 분양가격 분석 자체가 어렵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 후분양제 도입 촉구도 = 소비자 모임은 분양가가 부풀려지고 있다며 원가연동제와 후분양제의 도입, 주택규모별 건립비율제의 전면 환원 등을 촉구했다.
김 총장은 “재건축뿐만 아니라 재개발은 물론이고, 택지를 확보하여 분양하는 일반사업에도 후분양제를 도입해야 한다”며 “후분양제 도입으로 분양가를 상당수 낮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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