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다국적군 구상에 장애물 겹겹

방글라 제외 대부분 파병 꺼려 … 인도·터키 “의회가 반대”

지역내일 2003-09-16 (수정 2003-09-16 오후 3:15:01)
국제사회를 향한 미국의 이라크 파병 요청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내부의 정치적 반대와 병력수송 문제 등 걸림돌이 많아 미국의 끈질긴 설득에도 불구하고 파병 의사를 밝힌 나라는 영국과 방글라데시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런 사정으로 미국은 당초 6만명 수준으로 잡았던 외국군 규모를 1만∼1만5000명으로 낮췄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 게 미 언론의 지적이다. 유에스에이 투데이는 15일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약 14개국을 상대로 파병을 독려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방글라데시가 유엔 결의안 통과를 조건으로 파병 의사를 밝혔고, 영국이 1200명 정도를 추가 투입하겠다고 약속했을 뿐 나머지 국가들은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미 정부 관계자들은 이라크 병력 증원을 위해 인도 파키스탄 러시아 터키 등을 상대로 집중 협상을 벌여왔고, 대표적인 이라크전 반대국인 프랑스와 독일에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또 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 등 남미국가에도 파병을 설득하고 있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이라크에는 미군 14만5000명과 영국군 1만2000명, 그 외 29개국 병력 1만5500명 등 18만여명이 주둔하고 있다. 미국은 다국적군 창설을 통해 올 2월부터 주둔중인 미 육군 101공중강습사단 병력의 교체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프랑스 독일 인도 파키스탄 러시아 터키 등 대부분 국가의 경우 여론조사 결과 이라크 파병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큰 것으로 나타나 최대 1만5000명 수준의 다국적군 창설이란 미국의 축소된 계획도 실현이 어려울 것으로 신문은 전망했다. 특히 미국의 새 유엔 결의안이 통과되더라도 각국 내부의 정치적 반대 이외에도 △훈련된 군대의 부족 △병력 이동수단의 부족 △장기주둔에 따른 병력교체 문제 △부실한 장비와 무기 등 갖가지 장애물이 놓여있다고 지적했다.
정치적 이유로 인한 파병 거부는 터키와 인도가 대표적이다. 두 나라는 의회가 파병을 거부했다. 특히 인도는 유엔 결의안이 통과돼도 파병하지 않을 것임을 지난 12일 미측에 통보한 상태다.
파병부대의 능력과 장비 수준, 훈련 정도도 중요한 요소다. 파키스탄은 아프간 국경 경비에서 능력부족을 이미 드러냈고, 러시아군은 이슬람 지역인 체첸에서의 전투로 이라크인들에게 반감을 살 가능성이 높다. 나토가입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노리는 불가리아 등 동유럽 국가들은 무기와 장비가 노후해 사막환경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부분 국가가 병력의 장거리 수송 능력을 갖추지 못한 것도 걸림돌이다.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네팔 등은 유엔에 병력을 파견하는 데만 4개월 가량이 걸리는 실정이다.
더 큰 문제는 병력교체 인원이다. 미 국방전문가들은 5000명을 해외에 파병하려면 실제로는 그 세배인 1만5000명이 필요하다며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이라크 재건 임무에 이런 규모의 병력을 파견할 여력이 있는 국가는 거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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