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신당논의 ‘원위치’

조정회의 협상 결렬 … 8월 전대 불투명

지역내일 2003-08-14 (수정 2003-08-14 오후 3:24:13)
수개월을 끌어온 민주당 신당논의가 사실상 원위치로 돌아섰다. 13일 조정대화기구 회의에서 신·구주류간 협상은 끝내 결렬됐다. 10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였지만 아무런 결론은 없었다.
14일 오전 당무회의에서 정대철 대표는 “(신구주류간) 신뢰가 완전 회복되지 않아서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공식 인정했다. 정 대표는 합의에 이르지 못한 세 가지 쟁점으로 △합당방식에 대한 견해차 △전당대회 안건 △전대 준비위 구성 등을 꼽았다. 당 외부세력과의 연대방식에 대해 당대당 통합 방식을 주장하는 신주류측과 민주당 중심의 합당을 주장하는 구주류의 시각차는 평행선을 달렸다. 또한 전대 안건에서도 당해체 여부를 반드시 물어야 한다는 구주류의 주장과 이를 반대하는 신주류가 거듭 충돌했다.
이는 신당논의 초기단계에서 사실상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갈등은 14일 당무회의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정 대표는 “신당논의는 최소한 8월말까지는 끝내야 한다는 것이 국민들과 당원의 바람”이라면서 “이 자리(당무회의)에서 비공개 회의를 통해 전당대회 날짜와 의제설정 등을 결론짓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구주류측 이윤수 의원은 “오늘 회의에서 결론 낼 것은 아무 것도 없는 것 같다”고 못 박은 뒤 “회의를 공개적으로 하자”고 반격했다. 이 의원은 전대를 둘러싼 현재의 민주당 상황을 결혼에 비유하면서 “신부도 없는데 예식장과 날짜를 잡자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후에도 회의공개 여부를 놓고 정 대표와 이 의원이 한 동안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돌발상황도 발생했다. 중앙당 직능위 소속 부위원장이라고 소개한 한 당직자가 “나는 국민의 정부를 위해 목숨을 버렸고, 민주화를 위해 노력했다”면서 “지금 민주당을 계속해서 혼란에 빠뜨리고 있는 당무의원들에게 결정권을 맡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다른 당직자와 몸싸움을 벌이는 등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 이날 비공개 당무회의에서는 표결처리 의사를 비친 신주류와 결사반대 의지를 밝힌 구주류가 맞서 또 한 차례 충돌이 예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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