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찾아서
어린이집-(6)반말문화
1. 반말에 적응하는 과정
2. 반말의 진지함과 자유로움
3. 반말의 교육적 의미
발췌 (이부미, 「'공동육아' 문화의 교육적 해석」, 중앙대 박사논문, 1999)
성남시 분당 공동육아 '두껍아두껍아뭐하니'어린이집(이사장 김동란)에서 교사와 아이가 서로 반말하는 모습을 보면 친밀해 보이는데 이 친밀성은 교사와 아이의 관계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말의 이러한 가능성은 어른과 아이가 별명과 반말을 자연스럽게 주고받는 일상생활에서 이루어지는데 특히 진지한 대화의 장면이나 아이가 교사에게 화를 내는 상황은 교사와 아이의 관계를 볼 수 있는 장면이기도 하다.
대화란 쌍방적이며 서로에게 공유된 의미가 전달되는 것이다. 반말이 대화의 가능성을 어떻게 제공해주는 것 같냐는 질문에 "아이에게 충분한 대화의 분위기를 전제하는 듯한 느낌을 갖는다."하고 교사는 말하고 있다. 반말이 충분한 대화의 분위기를 전제하는 것이라면, 어린이와 교사간에 대화가 가능한 평등한 관계가 형성되는데 반말이 일정 정도 기능을 한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교사에게 화를 내거나 자신의 화를 삭이며 교사를 때리는 장면이 가끔 발견되는데 이런 아이들을 교사들은 대체로 받아주되 그 받아주는 선은 교사마다 다르다.
아이들이 교사를 때릴 때 마구 때리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선을 넘지 않으려는 자기조절의 모습이 보인다. 이때 교사의 반응은 아이가 자기를 조절하는 기준이 된다.
"아침햇살(담임교사), 난 정말 나들이가 싫어. 손 좀 잡아 달라니까"
그 때 앞서가던 진달래(다른 방 교사)가 거친 말투의 자윤이가 이야기하는 걸 들으며 조금 단호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아침햇살에게 누가 그렇게 말하니? 그렇게 소리 지르면 안되지." 자윤이는 아무 대꾸도 안 했다. 다만 내(아침햇살) 손을 꼭 잡았다. 나는 자윤이를 잠시 세우고 귀에 속삭여 주었다. "자윤아, 아침햇살은 자윤이가 어제 잠이 부족해서 좀 짜증이 나나보다 생각하지만 다른 선생님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커다란 자윤이가 그렇게 말하면 버릇이 없다고 생각해. 친절하게 말할 수 있지? 조금 힘들면 손을 잡아 줄 수 있는 곳에서 잡아 줄께."
다행히 자윤이는 "알았어" 하고 말했다. 목소리가 많이 부드러워졌다. 그러면서도 자기도 좀 계면쩍었는지 "아침햇살, 어제 하느님의 눈물은 참 재미있었어. 이야기 들려줘서 고마워."하고 말했다. 그리고 나서 가는 길에나 돌아오는 길에나 자윤이는 별다른 투정을 부리지 않았다.
오후 교사회의 시간에 자윤이에 대해 잠깐 이야기를 했다. 요즘 자윤이의 짜증과 투덜거림과 그리고 토요일 자윤이 엄마와 이야기했던 내용을 간단하게 이야기했다. 자윤이가 그런 행동을 보일 땐 같이 화를 내거나 야단을 치는 것보다는 한번 안아주고 친절하게 지적해주는 편이 낫다는 것도 이야기했다.
어른도 때로는 벌컥벌컥 화를 내는데 종일을 엄마와 떨어져 지내는 자윤이 마음이 오죽 힘들면 저럴까 싶은 생각이 드는 요즈음이다. 아이들에게보다는 교사인 나에게 더 화를 많이 내는 자윤이. 시간이 얼마쯤 흐르면 행복해질까?
(1999.6 교사의 기록에서 발췌)
위의 예에서도 아이의 화내는 태도를 교사들이 허용하는 정도가 다름을 알 수 있다. 어린이집 선생님들은 교사들마다 다른 이러한 태도가 아이들을 지도하는데 긍정적이라고 보고있으며 경우에 따라 일관된 태도가 필요할 때는 서로 의사소통을 해서 조율을 한다.
아이가 교사에게 화를 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화를 낸 것이 미안해서 우회적인 표현이기는 하지만 바로 사과를 할 수 있는 것은 반말이 주는 표현의 자유로움 때문이다. 여기에 관계의 평등성이 있다면 그것은 아이가 자기 마음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여지와 그 표현의 진짜 이유를 이해해 주는 교사와의 관계이다.
지금까지 살펴 본 반말이 주는 관계의 평등성은 아이와 교사의 진지한 대화의 가능성, 아이가 자기의 마음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가능성 속에서 서로를 특히 교사가 아이를 이해할 수 있는 가능성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의정부공동육아준비모임 http://cafe.daum.net/ujbgongdong 871-8158, 011-9005-2426)
정리 최주영리포터 ccjy@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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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6)반말문화
1. 반말에 적응하는 과정
2. 반말의 진지함과 자유로움
3. 반말의 교육적 의미
발췌 (이부미, 「'공동육아' 문화의 교육적 해석」, 중앙대 박사논문, 1999)
성남시 분당 공동육아 '두껍아두껍아뭐하니'어린이집(이사장 김동란)에서 교사와 아이가 서로 반말하는 모습을 보면 친밀해 보이는데 이 친밀성은 교사와 아이의 관계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말의 이러한 가능성은 어른과 아이가 별명과 반말을 자연스럽게 주고받는 일상생활에서 이루어지는데 특히 진지한 대화의 장면이나 아이가 교사에게 화를 내는 상황은 교사와 아이의 관계를 볼 수 있는 장면이기도 하다.
대화란 쌍방적이며 서로에게 공유된 의미가 전달되는 것이다. 반말이 대화의 가능성을 어떻게 제공해주는 것 같냐는 질문에 "아이에게 충분한 대화의 분위기를 전제하는 듯한 느낌을 갖는다."하고 교사는 말하고 있다. 반말이 충분한 대화의 분위기를 전제하는 것이라면, 어린이와 교사간에 대화가 가능한 평등한 관계가 형성되는데 반말이 일정 정도 기능을 한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교사에게 화를 내거나 자신의 화를 삭이며 교사를 때리는 장면이 가끔 발견되는데 이런 아이들을 교사들은 대체로 받아주되 그 받아주는 선은 교사마다 다르다.
아이들이 교사를 때릴 때 마구 때리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선을 넘지 않으려는 자기조절의 모습이 보인다. 이때 교사의 반응은 아이가 자기를 조절하는 기준이 된다.
"아침햇살(담임교사), 난 정말 나들이가 싫어. 손 좀 잡아 달라니까"
그 때 앞서가던 진달래(다른 방 교사)가 거친 말투의 자윤이가 이야기하는 걸 들으며 조금 단호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아침햇살에게 누가 그렇게 말하니? 그렇게 소리 지르면 안되지." 자윤이는 아무 대꾸도 안 했다. 다만 내(아침햇살) 손을 꼭 잡았다. 나는 자윤이를 잠시 세우고 귀에 속삭여 주었다. "자윤아, 아침햇살은 자윤이가 어제 잠이 부족해서 좀 짜증이 나나보다 생각하지만 다른 선생님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커다란 자윤이가 그렇게 말하면 버릇이 없다고 생각해. 친절하게 말할 수 있지? 조금 힘들면 손을 잡아 줄 수 있는 곳에서 잡아 줄께."
다행히 자윤이는 "알았어" 하고 말했다. 목소리가 많이 부드러워졌다. 그러면서도 자기도 좀 계면쩍었는지 "아침햇살, 어제 하느님의 눈물은 참 재미있었어. 이야기 들려줘서 고마워."하고 말했다. 그리고 나서 가는 길에나 돌아오는 길에나 자윤이는 별다른 투정을 부리지 않았다.
오후 교사회의 시간에 자윤이에 대해 잠깐 이야기를 했다. 요즘 자윤이의 짜증과 투덜거림과 그리고 토요일 자윤이 엄마와 이야기했던 내용을 간단하게 이야기했다. 자윤이가 그런 행동을 보일 땐 같이 화를 내거나 야단을 치는 것보다는 한번 안아주고 친절하게 지적해주는 편이 낫다는 것도 이야기했다.
어른도 때로는 벌컥벌컥 화를 내는데 종일을 엄마와 떨어져 지내는 자윤이 마음이 오죽 힘들면 저럴까 싶은 생각이 드는 요즈음이다. 아이들에게보다는 교사인 나에게 더 화를 많이 내는 자윤이. 시간이 얼마쯤 흐르면 행복해질까?
(1999.6 교사의 기록에서 발췌)
위의 예에서도 아이의 화내는 태도를 교사들이 허용하는 정도가 다름을 알 수 있다. 어린이집 선생님들은 교사들마다 다른 이러한 태도가 아이들을 지도하는데 긍정적이라고 보고있으며 경우에 따라 일관된 태도가 필요할 때는 서로 의사소통을 해서 조율을 한다.
아이가 교사에게 화를 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화를 낸 것이 미안해서 우회적인 표현이기는 하지만 바로 사과를 할 수 있는 것은 반말이 주는 표현의 자유로움 때문이다. 여기에 관계의 평등성이 있다면 그것은 아이가 자기 마음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여지와 그 표현의 진짜 이유를 이해해 주는 교사와의 관계이다.
지금까지 살펴 본 반말이 주는 관계의 평등성은 아이와 교사의 진지한 대화의 가능성, 아이가 자기의 마음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가능성 속에서 서로를 특히 교사가 아이를 이해할 수 있는 가능성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의정부공동육아준비모임 http://cafe.daum.net/ujbgongdong 871-8158, 011-9005-2426)
정리 최주영리포터 ccjy@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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