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경, 보조 역할 탈피 위한 노력 필요”

학력·여성 이중장벽 넘어 최초 여성 경무관 도전

지역내일 2003-07-23
‘최초의 여성’기록을 갱신하며 지금은 여성 최고위직에 오른 김인옥 서장이지만 그 이면에는 남모르는 상처가 많았다.
‘학력’과 ‘여성’이라는 이중의 장벽을 극복하는 것이 경찰 조직 내에서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평소 일하고 싶었던 정보 파트 지원 요건에 대학졸업자라는 전제가 붙어 이를 접을 수밖에 없었고, 남성들 속에서 작은 실수 하나라도 눈에 뜨일 수 밖에 없었기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승진시험으로 방향을 돌려 경위 시험에 도전한 김 서장은 이후 우수한 성적으로 승진을 거듭했다.
“실력에서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일은 더욱 철저히 했다. 사건과 관련되는 법률이나 구칙은 몇 조 몇 항까지 달달 외웠을 정도다. 그게 쌓이니까 자연스레 실력을 인정해줬다. 부족한 것을 알기에 교만하지 않고 노력한 것 같다.”
그런 그녀였기에 김 서장은 후배 여경들에게 “경찰 내 결코 능력 면에서 뒤지지 않는 많은 여경들이 유입되고 있지만 보조적인 역할에서 탈피, 소속감과 지휘역량을 키워 어려운 자리도 마다않고 중심부로 들어가려는 적극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결혼과 자녀 양육 등의 딜레마가 여경의 발목을 잡는다는 것도 그녀는 잘 알고 있다.
조화를 어떻게 이룰 것인지 쉬운 문제는 아니지만 그만큼 더 노력하되 출산휴가 등 법적으로 보장돼 있는 권리는 당당히 찾아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충고다.
여성들이 하기 힘들다는 마약반장을 수행하거나 경찰청 특수수사과에서 군장성의 비리를 캔 후배 여경들을 볼때면 기특하고 자랑스럽다는 김 서장은 “자신의 업무에 안주하지 말고 합심하는 모습을 보여 여경의 지위를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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