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이라크 수렁에 빠진 이유
불과 3주만에 이라크 전쟁을 끝냈던 미국은 종전 석 달이 지난 지금 ‘이라크 수렁’이라는 새로운 망령에 시달리고 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멋진 전투기 조종사 복장으로 항공모함 에이브러험 링컨호에 도착해 당당한 모습으 로 ‘종전’을 선언했던 당시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 지금 이라크에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미 국방부는 이라크전 개전(3월 20일)이래 7월8일까지 미군 211명이 사망하고 1044명이 부상했다고 이달 9일 공식 발표했으며 사망자 211명중 종전이후 희생된 숫자는 76명이었다. 그런데 22일 현재 그 수 는 84명으로 증가했다. 최근 이라크에서는 이라크 게릴라들의 미군에 대한 기습공격이 일상화 돼가고 있고 미군 희생자 수도 계속해서 늘고 있다. 7월 초순 ‘대미성전’을 촉구한 후세인 추정 녹음테이프가 방송된 뒤에는 미군에 협조적인 이라크인들에 대한 공격도 증가하고 있다.
베트남전 교훈 망각, 이라크 침공 명분 왜곡 과장
이런 상태가 계속 되면서 미국은 병력을 예정대로 철수 시킬 수 없게 되었고 그에 따른 미군의 주둔비도 월 39억 달러에 이르게 됐다. 이는 당초 예상했던 월 20억 달러수준의 배에 가까운 수치다.
이라크 전후 재건사업을 맡고 있는 미국의 폴 브레머 최고 행정관은 얼마전 과도통치위원회를 출범시켰고 내부 불안을 없애 보려고 이라크군 창설, 새 화폐 발행 등 재건 계획을 속속 발표하고 있으나 반미 게릴라전은 확대일로에 있다.
가공할 미국의 군사력을 몸소 경험한 이라크인들이 반미 대열에 서고 이미 사라진 야만적 독재자 후세인(생존 여부와 관계없이)에 미련을 갖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우선은 전후 이라크 인들의 일상생활 여건이 너무나 나쁘다. 치안부재 현상이 장기화 하면서 일반 시민들은 약탈, 강간 등의 위협에 노출돼 있다. 세계 제2의 산유국에서 기름이 없어 발전기를 돌리지 못 하고 많은 사람들이 식량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사람들은 후세인 시대에는 그래도 먹을 것 걱정은 안해도 됐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이라크 수렁’에 빠진 근본원인은 다른 데 있다. 그 첫째는 미국의 대 이라크침공 명분이 너무나 취약했다는 사실이다. 대부분의 세계는 미국의 이라크 침략전쟁을 하나의 역사적 재앙으로 보고 있다. 부시정부가 이 라크전 명분으로 내세웠던 정보들이 왜곡되고 과장됐으며 더러는 터무니없는 것들이었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짐에 따라 전쟁을 주도했던 미국과 영국 내에 서 조차 전쟁의 정당성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하물며 이라크인들의 분노는 어떻겠는가. 이는 후세인정권의 독재나 부도덕성과는 별개의 문제인 것이다. 강자는 자주 자기의 힘에 스스로 도취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그들은 역사 의 교훈을 망각하곤 한다.
미국 중동정책 바뀌어야 탈출구 찾을 수 있어
미국은 불과 4반세기전 베트남에서 뼈아픈 경험을 했으면서도 그 때의 실수를 되풀이 하고 있다. 미국은 그때 베트남 민족주의의 힘을 과소평가했던 것이다. 18세기 이래 국제정치에서 가장 강력한 힘의 원천은 민족주의였으며 그 민족주의의 힘은 21세기에도 변함없이 역동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은 지금 또 아랍민족주의를 과소평가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미국의 중동정책이다. 미국은 지나친 이스라엘 편향정책으로 다른 아랍세계에 뿌리깊은 반미 정서를 심어왔다. 미국은 테러를 막기 위해 전쟁을 한다고 말하고 있으나 테러를 막으려면 미국의 중동정책을 바꿔야 하는 것이 다. 아랍사람들이 왜 미국에 자살테러를 감행하는가. 그들은 자기생명의 존귀 함을 모르는 미국인과는 전혀 다른 이상한 사람들인가. 미국의 이스라엘 편향 정책은 병적 집착에 가깝다.
최근 이라크를 취재하고 돌아온 한 기자는 지금 이라크에는 “후세인이 상징적으로도 살아있고 현실적으로도 살아 있었다”고 썼다. 미국은 정치적으로 이미 사망선고가 난 후세인이 상징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살아있는 이 기이한 현상의 원인을 바로 보아야 한다.
임춘웅 객원논설위원
불과 3주만에 이라크 전쟁을 끝냈던 미국은 종전 석 달이 지난 지금 ‘이라크 수렁’이라는 새로운 망령에 시달리고 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멋진 전투기 조종사 복장으로 항공모함 에이브러험 링컨호에 도착해 당당한 모습으 로 ‘종전’을 선언했던 당시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 지금 이라크에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미 국방부는 이라크전 개전(3월 20일)이래 7월8일까지 미군 211명이 사망하고 1044명이 부상했다고 이달 9일 공식 발표했으며 사망자 211명중 종전이후 희생된 숫자는 76명이었다. 그런데 22일 현재 그 수 는 84명으로 증가했다. 최근 이라크에서는 이라크 게릴라들의 미군에 대한 기습공격이 일상화 돼가고 있고 미군 희생자 수도 계속해서 늘고 있다. 7월 초순 ‘대미성전’을 촉구한 후세인 추정 녹음테이프가 방송된 뒤에는 미군에 협조적인 이라크인들에 대한 공격도 증가하고 있다.
베트남전 교훈 망각, 이라크 침공 명분 왜곡 과장
이런 상태가 계속 되면서 미국은 병력을 예정대로 철수 시킬 수 없게 되었고 그에 따른 미군의 주둔비도 월 39억 달러에 이르게 됐다. 이는 당초 예상했던 월 20억 달러수준의 배에 가까운 수치다.
이라크 전후 재건사업을 맡고 있는 미국의 폴 브레머 최고 행정관은 얼마전 과도통치위원회를 출범시켰고 내부 불안을 없애 보려고 이라크군 창설, 새 화폐 발행 등 재건 계획을 속속 발표하고 있으나 반미 게릴라전은 확대일로에 있다.
가공할 미국의 군사력을 몸소 경험한 이라크인들이 반미 대열에 서고 이미 사라진 야만적 독재자 후세인(생존 여부와 관계없이)에 미련을 갖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우선은 전후 이라크 인들의 일상생활 여건이 너무나 나쁘다. 치안부재 현상이 장기화 하면서 일반 시민들은 약탈, 강간 등의 위협에 노출돼 있다. 세계 제2의 산유국에서 기름이 없어 발전기를 돌리지 못 하고 많은 사람들이 식량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사람들은 후세인 시대에는 그래도 먹을 것 걱정은 안해도 됐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이라크 수렁’에 빠진 근본원인은 다른 데 있다. 그 첫째는 미국의 대 이라크침공 명분이 너무나 취약했다는 사실이다. 대부분의 세계는 미국의 이라크 침략전쟁을 하나의 역사적 재앙으로 보고 있다. 부시정부가 이 라크전 명분으로 내세웠던 정보들이 왜곡되고 과장됐으며 더러는 터무니없는 것들이었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짐에 따라 전쟁을 주도했던 미국과 영국 내에 서 조차 전쟁의 정당성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하물며 이라크인들의 분노는 어떻겠는가. 이는 후세인정권의 독재나 부도덕성과는 별개의 문제인 것이다. 강자는 자주 자기의 힘에 스스로 도취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그들은 역사 의 교훈을 망각하곤 한다.
미국 중동정책 바뀌어야 탈출구 찾을 수 있어
미국은 불과 4반세기전 베트남에서 뼈아픈 경험을 했으면서도 그 때의 실수를 되풀이 하고 있다. 미국은 그때 베트남 민족주의의 힘을 과소평가했던 것이다. 18세기 이래 국제정치에서 가장 강력한 힘의 원천은 민족주의였으며 그 민족주의의 힘은 21세기에도 변함없이 역동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은 지금 또 아랍민족주의를 과소평가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미국의 중동정책이다. 미국은 지나친 이스라엘 편향정책으로 다른 아랍세계에 뿌리깊은 반미 정서를 심어왔다. 미국은 테러를 막기 위해 전쟁을 한다고 말하고 있으나 테러를 막으려면 미국의 중동정책을 바꿔야 하는 것이 다. 아랍사람들이 왜 미국에 자살테러를 감행하는가. 그들은 자기생명의 존귀 함을 모르는 미국인과는 전혀 다른 이상한 사람들인가. 미국의 이스라엘 편향 정책은 병적 집착에 가깝다.
최근 이라크를 취재하고 돌아온 한 기자는 지금 이라크에는 “후세인이 상징적으로도 살아있고 현실적으로도 살아 있었다”고 썼다. 미국은 정치적으로 이미 사망선고가 난 후세인이 상징적으로도 현실적으로도 살아있는 이 기이한 현상의 원인을 바로 보아야 한다.
임춘웅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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