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아파트 40년 지나야 재건축 가능

서울시 7월부터 재건축 기준 강화 … 경기·인천과 공조 여부 주목

지역내일 2003-07-03 (수정 2003-07-03 오후 3:35:57)
지금까지는 아파트와 연립, 다세대 등 건축물을 지은 지 20년만 넘으면 재건축이 가능했지만 이달부터는 준공년수에 따라 최장 40년이 지나야 재건축을 할 수 있는 등 기준이 대폭 강화된다. 또한 안전진단 예비평가가 평가위원 전원합의에 의해 판정되고 노후·불량주택에 대한 기초단체장의 자의적 판단 여지가 없어진다.
서울시는 7월부터 적용되는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에 따라 이같은 내용의 재건축 조례안을 마련, 시행에 들어갔다.

◇ 재건축 최저연수 강화 = 90년 이후에 지어진 아파트는 40년, 다세대와 연립은 30년이 지나야 재건축이 가능하다. 또한 80년대 지어진 아파트는 준공년수에 따라 2년씩, 다세대와 연립은 1년씩 재건축 가능기한이 늘어난다.
예를 들어 80년에 지어진 아파트는 22년이 지나야 재건축이 가능하고 81년에 지어진 아파트는 24년이 지난 2005년에 재건축을 할 수 있다. 반면 80년 지어진 다세대는 21년, 81년 지어진 다세대는 22년이 지나야 재건축이 가능하다. 80년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는 기존처럼 20년이 지나면 재건축을 할 수 있다.
한편 서울시는 경기도와 인천시 등 수도권 광역자치단체와 함께 강화된 최저연수제의 동시 시행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혀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두 광역단체가 건교부의 안(20년 이상이면 재건축 가능)을 그대로 따를 경우 서울시민들이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반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 서강석 주택기획과장은 “이미 경기도와 인천시 실무진 회의를 통해 잠정적으로 의견수렴을 마쳤다”며 “조만간 경기도와 인천시도 재건축 최저연수제를 동일하게 적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재건축 안전진단 = 도정법에 따라 재건축 안전진단도 대폭 강화된다. 안전진단 예비평가위원회는 최소 5명의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되고 평가위원 전원이 합의해야 ‘유지보수’를 할지,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할 지 판정된다.
정밀안전진단 결정이 나더라도 건물의 구조안전성(45점 : 점수가 낮을수록 건물 노후가 심함) 건축마감·설비노후도(30점) 주거환경(10점) 비용분석(15점) 등 4개 분야를 꼼꼼히 따져 그 결과에 따라 유지보수(31점 이상)와 재건축(30점 이하)이 판정된다.
4개 분야 가운데 구조안전성을 우선 고려, 점수가 20점 이하인 경우에는 나머지 분야에 대한 평가를 중단하고 재건축으로 판정할 수 있다. 또한 비용분석의 경우 개·보수비용 재건축비용 유지관리비용 등의 비용만 평가하도록 해 재건축사업에 따른 가치상승분 등 효용을 평가할 수 없도록 했다.
한편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강남권 자치구의 경우 재건축 대상아파트가 100세대 이상(나머지 지역은 300세대 이상)이면 사전에 시장에게 보고한 후 사전평가를 받아 정밀안전진단 실시 결정을 해야 한다. 노후·불량주택의 개념도 법으로 상향 규정돼 구청장의 자의적 판단 여지를 없애기로 했다.

/ 김은광 기자 powerttp@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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