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이사람> 대구 유일 여성변호사 박선아씨

“여성·가사 등 소외분야 주력할터”

지역내일 2003-02-10 (수정 2003-02-12 오후 1:44:06)
“지방출신으로 당연히 지방에 사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지방에 취업했습니다. 역사적으로 큰 인물도 대부분 지방출신이잖아요. 또 지방에 사는 것이 삶의 질도 높고 할 일도 훨씬 많다고 봅니다.”
최근 지역변호사회에 유일한 여성변호사로 등록한 박선아(28)씨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이후 최대 화두인 ‘지방’이 좋아서 지방개업을 택했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사법연수원 수료(32기)를 앞두고 서울의 노동단체 법률원에 일자리를 확보했으나 포기하고 지방으로 귀향을 결정했다.
그가 택한 곳은 삼일법률사무소. “사시 1000명 시대를 맞아 법률 시장에 변호사 과잉이라고 하지만 지방은 여전히 법률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회단체, 기업 등이 많습니다. 또 여성변호사로 활동할 분야도 많이 있다고 봅니다.”
삼일에는 한·일 과거사 청산에 헌신해온 최봉태 변호사와 최근까지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상임위원으로 근무했고 시민단체활동에도 적극적인 김준곤 변호사 등이 근무하고 있다.
박 변호사는 “우선 변호사의 기본인 송무업무를 열심히 익히고 전문 분야를 찾아갈 계획”이라며 “법률시장의 틈새라 할 수 있는 여성, 가사, 아동 등의 분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의 사회 진출 폭이 넓어지긴 했지만 사회적 지위는 아직 만족스럽지 못하다”며 “변호사는 제 목소리를 내면서 공익 활동에 참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노력한 만큼 성취할 수 있는 직업”이라고 덧붙였다.
경북 상주의 과수원 농가의 딸로 태어난 그는 중학교시절 대구로 나와 대학생인 고모들과 함께 자취를 하며 유학생활을 했다. 대구 덕화여중과 경일여고(11회)를 졸업하고 서울 한양대 법학과(93학번)를 거쳐 사시 42회에 합격, 지난달 21일 사법연수원을 수료했다.
대학시절 그는 YS의 문민정부 출범직후 93년 5·18시위 당시 선배들을 따라 나선 시위현장에서 첫 최루탄 가스를 맛보았고 학교 인근 저소득층 자녀들을 대상으로 공부방 활동을 하며 사회참여활동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존경하는 법조인으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를 꼽았다.
박 변호사는 “저도 그 시절에 태어났으면 실업계 학교로 진학했을 것”이라며 “노 당선자가 총선 낙선후 노사모사이트가 생길 시점부터 존경하는 법조인으로 생각했으며 법조인 출신 정치인으로 원칙과 소신을 가지고 정치를 한 점과 시골과 상고출신으로 일국의 대통령에 당선된 점은 많은 국민들에게 희망과 발전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연수원 출신 동기와 결혼에 수성구 범어동 청구 푸른 마을에서 법원 앞까지 걸어서 출근하고 있다.

/ 대구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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