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세훈 명궁의 우리 활 배우기

지역내일 2000-11-23
활은 팔 운동만 한다고 생각하기 쉬우나 사실은 발끝부터 힘을 주는 전신운동이다.
활을 쏘는 사법(射法)을 좀더 설명한다면 발바닥을 우선 평평하게 만들고 독수리가 먹이를 잡듯이 발가락을 꽉 접어 힘을 주고 다리 전체를 돌덩어리처럼 굳혀야 된다.
힘을 꽉 준 두 다리에 항문을 수축하여 호흡을 길게 하고 양팔을 물동이를 들어올리듯이 천천히 높게 들어 학이 날개를 펴듯이 가슴과 어깨를 펴고 꼿꼿한 자세로 혼신의 힘으로 활을 만작 하여 과녁을 향해 활을 쏘게 된다.
발시(發矢)후 전신(全身)은 경직된 몸에서 순간적으로 이완이 되면서 여러 가지 효과가 나타난다.
화살이 떠난 시위는 강한 진동파를 남기는데 팔에 흐르는 심장과 폐에 흐르는 경락에 자극을 주고 전신을 타고 흘러 막힌 혈에 자극을 준다. 또한 가슴을 펼치면서 등뼈도 저절로 바르게 펴지게 되고 위장 또한 제 기능을 다하는 편한 자세가 되므로 소화기관이 좋아진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항문을 강하게 수축하는 방법은 신장과 방광에 좋은 영향을 주어 정력증강에 효력이 있다.
이는 서양에서 말하는 케겔 운동이라 할 수 있지만 단순한 항문수축 운동과는 의미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옛날의 선비들은 결혼과 동시에 활을 배웠고 활을 쏘면서 체력을 길러 학문에 정진하며 잡기를 멀리 했다고 한다. 연로한 선비가 허리가 굽지 않고 꼿꼿한 것은 활을 쏘기 때문이며
강한 집중력을 키우는 운동이므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는 더욱 알맞은 운동이다. 활을 한번 잡으면 나이가 들어도 계속 할 수 있으며 하루 중 언제든지 자신의 시간에 맞추어 할 수 있으며 먼 거리의 과녁에 통쾌하게 맞추는 재미도 만끽하는 무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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