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철 상대 납품로비 4명 1억9000여만원 받아 구속

지역내일 2000-10-12 (수정 2000-10-12 오후 8:11:09)
대통령 동생의 비서, 현직 장관의 조카사위, 전 국회의원 보좌관 등이 포항제철 전 납품업자에게 접
근, 다시 납품을 하도록 해주겠다며 거액을 받아 챙긴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대구지검 포항지청 여환섭 검사는 포항제철 납품업자에게 접근, 해지된 계약을 재계약해 주겠다며 1
억9000여만원을 받은 혐의(사기)로 문창일(45·서울시 중구 신당동)씨와 김태호(43·서울시 서초구 방
배동), 김성권(37·경기도 남양주시 금곡동), 윤여성(45·서울 강남구 도곡동)씨 등 4명을 최근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문씨 등은 지난해 4월 포철 납품업체인 세진산업 대표 구 모(40·안양시 동안구 호계
동)씨가 수입면장을 위조하는 방법으로 철 생산과정에 사용되는 염화칼륨 납품 대금을 편취했다가
포철에 발각돼 납품계약이 해지된 사실을 알고 구씨에게 접근해 정계 실력자 동생에게 부탁, 납품을
다시 할 수 있도록 해 주겠다며 지난해 4월부터 같은해 7월까지 모두 4회에 걸쳐 1억9000여만원을 받
아 나눠 쓴 혐의다.
구씨는 지난 98년 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수입면장을 위조, 포철로부터 6억7000여만원을 타낸 혐의
(공문서 위조 및 사기)로 지난 5월 구속됐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문씨가 지난해 7월쯤 포철 사무실을 방문, 유상부 회장에게 구씨의 납품건을
청탁했으며 당시 이 자리에 대통령의 조카 김 모(35)씨가 동석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대해 대구지검 포항지청 한 관계자는 “문씨가 대통령 조카인 김씨에게 유망한 벤쳐기업가를 포
철 유회장에게 인사시켜주겠다며 동행을 부탁해 자리를 함께 한 것에 불과하고 별다른 혐의점이 없
어 조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포철이 들어주지 않아 로비가 실패하자 밖으로 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에 구속 기소된 문씨는 3공 시절 장군 출신으로 보사부 장관을 지낸 문 모 장관의 아들로
김대통령의 동생인 김대현 한국사회경제연구소 이사장의 비서로 일해왔고 김씨는 현직 박 모 장관
의 조카 사위이며 김씨는 정 모국회의원의 보좌관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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