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 독버섯처럼 번지는 ‘회원제 윤락’

중매 핑계 회원 모아 윤락 알선

지역내일 2002-10-02 (수정 2002-10-04 오전 11:13:04)
최근 검찰에 마약투약혐의로 구속된 20대 초반의 김미나(여·가명)씨는 스스로의 직업을 ‘프리랜서 윤락녀’라고 표현해 수사검사를 놀라게 했다.
ㅇ결혼정보회사 회원으로 등록된 김씨는 “유흥업소 등에 소속되지 않고 정보회사를 통해 남성들을 소개받는다”며 ‘프리랜서’의 의미를 설명했다. 수사결과 그는 1000만원대의 월수입과 고급승용차, 강남 오피스텔의 유혹을 떨치지 못하고 윤락에 나섰으며 낯선 남성들과의 만남에서 오는 수치심을 잊기 위해 마약에까지 손을 댔다가 결국 “쇠고랑을 찼다.

◇“초·재혼만남 알선” 광고= 결혼정보회사나 남녀만남알선 업체 간판을 내걸고 회원들을 공개모집해 은밀히 이들간의 윤락을 알선하는 ‘회원윤락제’가 급증하고 있다.
서울지검 마약수사부(정선태 부장검사)가 최근 적발한 회원윤락업소들의 실태를 들여다보면 이들이 얼마나 사회 곳곳에 침투해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들은 평범한 회사간판을 내걸고 중앙일간지 생활광고란에 ‘초·재혼 새로운 만남’등의 광고를 게재해 남녀회원을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회원윤락업소들은 남성회원들로부터 3만∼5만원의 회비를 받았으며 여성회원은 가입이 무료였다. 대신 면접을 통해 외모를 기준으로 여성회원들을 분류관리했으며 남성소개비도 천차만별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업소들은 남성들로부터 자신이 원하는 외모의 여성을 소개시켜달라는 전화를 받으면 자신들의 여성회원 데이타베이스를 통해 신속히 가장 근접한 여성회원을 찾아내 시내 숙박업소에서 만남을 주선했다.
한 업소는 자체 전산프로그램까지 개발, ‘20대 초반’ ‘긴 생머리’ 따위의 남성의 선호조건을 입력하면 곧장 이에 해당하는 여성회원의 이름과 연락처가 출력되도록 해 검찰을 놀라게 했다.
이들 업소는 남녀만남을 알선한 뒤 여성으로부터 알선비 명목으로 1회당 3만∼5만원을 송금받으면서 단속을 피하기 위해 차명계좌를 이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일부 업소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업소 입구에 감시카메라까지 설치해놓고 보안에 신중을 기했다.

◇중소도시에도 업소 등장= 최근 검찰에 적발된 회원윤락업소는 모두 10여곳이 채 넘지 않는다. 하지만 가입한 회원들의 수는 무려 1만여명을 훌쩍 넘고 있다.
이들 업소는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곳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검찰 관계자는 “왠만한 대도시는 회원제윤락업소가 문을 열고 있다고 보면 맞을 것”이라며 “일부 중소도시로까지 급속히 확산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회원들의 면면도 눈길을 끌고 있다
검찰이 압수한 업체장부에 따르면 남성회원들은 평범한 회사원 뿐만 아니라 공무원과 교수, 교사, 언론인, 학생 등이 두루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여성회원들도 연령별로는 10대 후반부터 40∼50대까지 폭넓게 존재하며 가정주부를 비롯 학생과 회사원 등이 가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는 ‘프리랜서 윤락녀’를 자칭하며 하루 4∼5회의 만남을 통해 수천만원대의 수입을 올려 호화판 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회원제 윤락업체는 은밀한 윤락을 보장해준다는 잇점 때문에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라며 “수만명에 이르는 회원들을 사법처리할수 없는 만큼 이들의 만남을 주선하는 업소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방법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 엄경용·이경기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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