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 한나라당 특보로 임명된 30대 판사출신 나경원씨

“40 앞둔 아줌마 판사 경력이 경쟁력”

지역내일 2002-09-24 (수정 2002-09-25 오후 2:00:51)
30대의 여성 판사가 한나라당의 새로운 특보로 임명돼 눈길을 끌고 있다.
한나라당은 24일 나경원(39·전 서울행정법원 판사)씨를 대통령 선거대책위의 특보로 정식 임명했다. 나경원 특보는 현장에서 일하던 전문 여성으로서 이회창 대통령 후보의 여성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나 특보는 “대법관 출신 이 후보에게 법률지식을 전달하려 하기보다는 법조계에서 일하며 느꼈던 제도적 불평등, 어려움을 최대한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치판’으로 불리는 새로운 장에 들어선 부담감을 ‘현장감각’으로 풀어나가겠다는 것이다.
나 특보는 서울법대 출신 판사였다는 경력보다는 소외된 계층과 억울한 현실을 호소하는 많은 여성을 만난 경험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남성이 절대 다수인 법조계에서 실력을 쌓은 점, 결혼과 육아를 거쳐 현실적으로 제약이 많은 40대를 눈앞에 둔 나이, 이런 것이 바로 나의 경쟁력”이라고 장담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나 특보가 풀어야할 과제도 많다. 최근 한나라당이 선거를 앞두고 각계의 인사를 영입하면서 나 특보도 ‘홍보용 인물’로 일시적으로 기용한 것이라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나 특보는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젊은 인재를 키울 준비가 돼있다”며 “지금은 미숙하지만 이들이 젊은 층의 의견을 대변해 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엘리트 군단’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학벌이 아닌 전문성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했다.
나 특보는 16대 국회의원 선거 때 출마 권유를 받았지만 천직을 그만둘 수 없어 부득이 고사했었다. 이번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판사직을 그만두면서까지‘한나라당’을 선택한 이유는 두가지로 설명했다. “이 후보가 원칙주의자라는 비판도 있지만, 원칙이 있을 때 사회가 안정된다”는 생각과 “정치권에서도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다”는 이 후보의 강력한 권유에서다.
같은 판사출신인 민주당 추미애 의원과의 비교에 대해서도 아직은 부담감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나 특보는 “추 의원은 훌륭한 국회의원”이라고 추겨세운 후 “나는 일단은 대통령 선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변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대선에 한나라당이 내놓을 ‘직장여성 지원 법률’이 나 특보의 능력을 평가하는 기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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