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엄마가 읽는 동화책-<내가 만일 아빠라면><내가 만일 엄마라면> 부모와 자식이 부르는 특별한 사랑

지역내일 2000-08-26
"엄마 난 행복해!" "할머니 행복해?" "난 물만두 먹어서 좋아!" "난 행복해"라고 다섯 살 된 아들이 가끔 뜬금없이 행복을 이야기한다. 그 말엔 내 안을 다시금 들여다보게 하는 강한 힘이 있다. 저 아이의 행복은 무엇일까? 단지 엄마랑 같이 있음으로 해서 행복한 것인지, 어느 곳이 좋아 행복한 것인지,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마냥 좋은 것인지…. 저마다 행복에 대한 척도는 다르겠지만 내 아이의 행복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분명하고, 그 속에서 자유롭게 놀 줄 알고, 너 좋은 것은 그것을 아빠 엄마가 함께 해 준다는 데에 있다고 본다. 어느 날 그 아이에게서 행복이란 단어가 사라진다면 무엇 때문일까? 여하튼 행복하다는 그 말에 나도 행복을 느낀다.

성장을 재촉 당하는 아이들
우리는 부모가 되는 법을 학교에서 배우지도 않았고 학교에서 가르치지도 않는다. 그럴 때 책을 들춰보게 되는데, 요즘의 육아 서적은 아이들을 똑똑하게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내용이 많다. 그 책들은 지금부터 조금씩 가르쳐야 아이가 뒤쳐지지 않고, 다른 아이들과 비슷하게 생활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하여 조기교육으로 아이를 몰고 간다.
갈등을 하면서도 그것이 너무도 현실적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 좋은 부모가 되는 길이고, 그 길이 아이들한테 행복을 주는 것이라 믿는다. 두터운 현실의 벽과 부모가 주고자 하는 사랑에 자신이 없어지면서 우리 아이들은 집 밖에서 원하는 행복을 갈구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만일 내가 아빠, 엄마라면
만약 잠시 아이들이 우리의 아빠, 엄마가 되어 본다면 어떨까?
<내가 만일="" 아빠라면="">(베틀북)에서 아들은 내가 아빠라면, 내 아들을…, 내 아들에게…, 내 아들이랑…, 하며, 내 아들을 데리고 학교에 빠지고, 낚시에 데려가고, 똑같은 바지를 사서 입고는 가장 친한 친구가 되길 바라고, 내 아들이 뭐든지 혼자 할 수 있게 해줄 거라며, 실수를 해도 내 아들은 씩씩하니까 다시 해 볼 것이며 날 찾으면 언제든지 도와 줄거라 한다.
마지막에 “어른이 돼서 이걸 다 잊어버리면 어떻게 하냐”는 말에 아빠는 “걱정마라. 얘야, 이 아빠가 다 생각나게 해 줄 테니까” 한다.

<내가 만일="" 엄마라면="">(베틀북)에서 딸은 내가 엄마라면, 내 딸한테…, 내 딸이…, 내 딸을…, 하며 문을 열어 놓은 바람에 옆집 개가 뛰어 들어와도 화내지 않고, 친구들이랑 놀 수 있게 커다란 나무 위에다 집을 지어 주고, 이마에다 매일 밤 뽀뽀를 해 줘 밤마다 달콤함 꿈을 꾸게 하고, 내 딸이 무슨 말을 하든 언제나 잘 들어주겠다며 한 마디 하지 않아도 나는 언제나 내 딸의 말을 다 듣고 있을 거라 한다. 마지막에 이제 다시 엄마가 “엄마할래요?” “엄마 무릎에 안기고 싶다”는 딸의 말에 엄마는 “언제든지, 언제든지”한다.

좋은 부모가 되는 길
이 그림책 두 권은 우리 아이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난 어떤 부모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한 마디도 하지 않아도 언제나 내 아이의 말을 다 들을 수 있고, 실수를 해도 극복하고 다시 할 수 있다는 용기와 언제든지 찾으면 도와주고, 언제든지 따뜻하게 감싸 안아줄 부모가 되려 노력하는 한, 우리 아이들은 더 이상 집 밖에서 서성거리지 않을 것이고, 어른이 되어 부모를 떠올리며 행복을 가꾸는데 더 애쓸 것이다.
김성란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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