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8강 역전승’의 골든보이 안정환 선수

“힘들었지만 … 기분 좋다”

지역내일 2002-06-19 (수정 2002-06-20 오후 3:20:14)
역시 한국 대표팀의 역전 드라마의 중심에는 미국전의 영웅 ‘테리우스’ 안정환이 있었다. 특히 이날 결승골은 자신이 뛰고 있는 이탈리아 세리에A 스타들을 망연자실하게 만든 것이라 더 큰 의미가 있다.
안정환은 이날 경기 후 “기분은 좋은데 지금 너무 힘들어 말할 기운이 없다”며 지옥과 천당을 오간 표정을 지었다.
전반에 실패한 패널티 킥이 경기내내 그를 괴롭혔다. 지옥이었다. 그러나 연장 후반 터뜨린 멋진 역전헤딩골로 지옥에서 완전히 탈출, 천당을 경험했다.
미국과의 조별리그에서 극적인 헤딩동점골을 뽑았던 안정환은 화려한 드리블에 이은 감각적인 슈팅이 특기인 대표팀 내 유일한 빅 리거다.
긴 머리를 날리며 그라운드를 휘젓다가 큰 제스처와 함께 강슛을 날린 뒤 골을 넣고는 결혼반지에 입을 맞추는 모습은 안정환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이런 모습은 축구에 관심이 없던 아줌마 부대를 TV 앞으로 불러들였다. 그는 축구선수외에도 탤런트 기질이 다분한 축구선수로 통한다.
국가 대표팀에 합류하는 과정에서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안정환은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았다. 히딩크 감독이 그의 대표팀 선발에 대해 냉담한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거친 몸싸움을 싫어하고 수비 가담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히딩크의 평가였다.
그러나 이탈리아에서 두 번째 시즌을 보내면서 생긴 선진축구의 생존법과 대표팀에서조차 주전을 꿰차지 못한 데서 겪은 위기감은 안정환을 확 바꿔놓았다.
공을 잡는 순간부터 마지막 슈팅까지 혼자서 하려는 개인 플레이보다는 동료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슛도 불필요한 동작을 없애고 훨씬 간결해졌다.
최근 히딩크 감독은 “과거 안정환은 언론이 만든 스타였다”며 “지금은 최고의 기량을 갖춘 선수로 변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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