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주부 파이팅-상담자원봉사자 심연자씨

지역내일 2002-08-15
“비록 돈을 버는 일이 아니더라도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이일은 우리 가족의 제일 큰 자산이고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일이야.”
주부 심연자(36·탄현동)씨는 바쁜 일상으로 식구들에게 미안해 할 적마다 수시로 자신을 격려해주는 남편의 말 한마디가 고맙기 그지없다. 심씨가 남편의 아낌없는 배려 속에 요즘 매달리고 있는 일은 바로 자원봉사. 10년 넘게 다니던 여행사를 그만두고 전부터 관심을 두고 있던 상담공부를 위해 현재 사회복지대학원을 다니며 자원봉사를 함께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인터넷 사랑의 전화에서 사이버 상담을 해오던 심씨는 인터넷에서 상담을 요청해오는 연령층이 줄어드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해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오프라인으로 나와 아동과 노인들을 위한 단체에서 상담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5월부터 아동학대 예방 프로그램에 참여, 일주일에 한번 학교로 지도활동을 해오고 있으며 아동학대예방을 위한 아동 교사 부모 통합교육프로그램으로 좋은 효과를 얻고 있는 아동 힘 키우기 서비스 (CES-Child Empowering Service)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또한 얼마 전부터는 일산노인복지회관에서 일주일에 한번씩 노인들을 위한 상담을 해오고 있다.
“겉으로 보기엔 남을 위한 일 인 것 같으나 실제로는 저에게 제일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상담 횟수가 늘어나면서 남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지고 아무리 화가 나도 한번 더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을 하게 되다보니 아이들이나 남편에게 화내는 일도 거의 없어 진 것 같아요.”
부부가 같은 꿈을 향해(소제목)
남편과는 같은 여행업에 종사한 인연으로 결혼에 골인한 경우. 심씨는 처음 결혼 할 때부터 돈보다 더 가치 있는 일에 삶의 상당 부분을 바치고자 하는 남편의 가치관이 마음에 들어 더욱 사랑하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도 두 사람은 언젠가는 맞벌이 부부가 마음놓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어린이 시설을 만들고 싶어하는 꿈을 함께 키워가고 있다.
그들 역시 큰 아이가 6살까지는 친정어머니에게 양육을 맡길 수밖에 없었고 작은아이를 임신한 후에는 회사에서 프리랜서로 일하며 아이들을 돌보다보니 누구보다 맞벌이 부부의 애환을 잘 알 고 있다. 더구나 퇴사 후 둘째 아이의 젖먹이 시절엔 공부와 병행하며 자주 밤을 세워야 하는 힘든 시기가 있었다고 한다. 그때마다 “엄마는 할 수 있어 지금까지 잘 해왔잖아” 라며 어른스럽게 자신을 격려해주는 10살의 큰 딸. 지금도 가끔 깜짝 파티로 엄마의 간식까지 챙기며 감동을 주는 딸아이가 너무나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한다.
또한 자신의 상담으로 큰 용기를 얻어 새 삶을 개척하게 되었다는 메시지를 접할 때마다 그 동안의 어려움이 모두 사라진다는 심연자씨. 어쩌면 본격적인 자원봉사로는 출발점에 서있는 그녀의 모습에서 가족의 든든한 지지 속에 직장인에서 자원봉사자로 바뀐 아름다운변신에서 오는 커다란 기쁨이 한껏 묻어 났다.
전미정 리포터 flnari@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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