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파공작요원, 야시장 설치 요구

성남시, 불가능 입장 고수

지역내일 2002-07-16
북파공작원 출신 HID회원들이 성남시 종합운동장 주차장에 야시장 설치를 요구하며, 성남시와 절충을 벌이고 있
으나, 난항이 예상된다.
지난 8일 이대엽 시장을 만나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냈던 HID회원들은 11일 오후 성남시 종합운동장 주차장에
야시장을 설치하려고 했으나, 공무원들과 몸싸움을 벌이며 격돌했다.
12일 오후 2시 이대엽 시장과 면담이 있었으나, 부시장을 비롯 관계자들이 강력히 반대해 야시장 허가에 대해 답
변을 주지 않았다. 15일엔 부사장실에 모여 야시장의 설치를 요구하기도 했다.
HID 나판수 성남시지부장 “지금도 산속에서 죽어가고, 생계 유지를 위해 하루하루 어렵게 살아가는 미망인과
가족들을 위해 10일 정도만 야시장을 열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하는 것”이라며, “대화가 되지 않을 경우 행동
으로 보여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성남시 관계자는 “만일 HID회원들에게 야시장을 허용하게되면, 상의군인회, 고엽제 전우회, 장애인협회 등
계속되는 민원을 해결할 수 없으며, 무허가 포장마차의 상행위를 막을 명분이 없다”며 허가 불가 방침을 명확히
했다.
한편 HID회원들은 18일부터 21일까지 국가정보원 정문앞에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백왕순 기자 wspaik@naeil.com


HID 북파공작원은 누구인가

육군첩보부대 HID(Headquarters of Intelligence Detachment) 북파공작원은 존재 자체가 알려지지 않았으나, 71년
8월 23일 발생한 실미도 사건으로 세상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북파공작원은 노무자 합숙소, 취업알선소 등의 물색조를 통해 입대했다고 한다. 서울, 부산에서 주로 활동한 물색
조는 공통적으로 첩보대임을 숨기고 ‘입대와 전역 시 각각 수백만원을 지불하며 1년6개월만 복무하면 된다’는
미끼를 내걸었다. 혹은 “돈 많이 주고, 미래도 보장해 준다”, “집과 직장도 주고, 결혼도 시켜준다”는 말에
속아 많은 사람들이 공작원이 됐다.
이들은 1년 동안 30㎏짜리 모래배낭과 2.5㎏짜리 발목 아대를 차고 1시간만에 산길 12㎞를 주파하도록 훈련받았
다. 하루 평균 16시간을 뛰어야 하는 훈련기간 동안 면회나 외출 외박은 단 한번도 없었고, 돈은 단 한푼도 받지
못했다.
기본훈련 끝에 폭파·납치조와 수집·촬영조로 나뉜 이들에게는 5~6개월의 조별 훈련 후, 북파의 임무가 떨어졌
다.
군번과 월급은 제대 후 주어졌으며, 북한군에 발각 시 민간인이라고 잡아떼기 위해 권총도 한국전쟁 이전 것 인
양 녹슬게 해 지급됐다고 한다. 가명을 썼고 기록도 전무하니 첩보대에서 부인하면 끝이라고 한다.
그 동안 고된 훈련과 부상사고의 후유증에 대해서도 아무런 보상이 없었다. 복무 중 보훈병원을 이용한 기록도
깨끗이 지워져있기 때문이다. “누구든지 병역의무의 이행으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는 헌법 39
조2항은 왜 우리에게 적용되지 않느냐”며 북파공작원이 울분을 토했다.
사회에 나온 사람들은 취직이 불가능했으며, 사회에 적응해 살기에는 격리된 세월의 골이 너무 깊어져 버린 것이
다.
이들이 사회인으로 다시 나설 때 사회적응 교육 한번 제대로 받지 못한 채 버려졌으며, 사회의 이방인으로 살아
왔다. 지금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산 속에 혼자 숨어사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성남에 살고 있는 나판수씨는 “자가진단을 해 보면 북파공작원 99%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자폐증 환자”라
고 설명했다.
이들이 냉전 조국에서 청춘을 빼앗겼으며, 국가차원의 보상이 될 때만이 상처 치유와 명예회복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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