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투신의 자금난을 시발점으로 불거진 현대사태가 해결의 실마리조차 찾지 못한 채 열 달 가까이
표류하고 있다. 불이 현대건설로 옮겨 붙어 하루가 멀다고 자구안을 내놓지만 시장은 퇴짜를 놓고 만
다. 거동조차 어려운 현대라는 거대한 몸집이 금융-자본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신음하는 공룡한테 목
이 죄여 발버둥을 치는 형국이다.
현대사태는 예고된 경영실패에서 비롯했다. IMF 사태는 충격 그 자체였다. 집단도산-대량실업이 쏟아
지는 상황에서는 생존이 급박한 명제였다. 기업들은 감량경영에 돌입하는 한편 구조조정을 단행했
다. 일반 가계도 지출을 동결하는 비상에 걸렸다. 그런데 현대그룹은 그 반대로 갔다. 경영환경의 변
화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금융차입에 의존한 팽창경영에 가일층 박차를 가했다.
IMF 사태 직전에 인수한 국민투신은 참화의 도화선이었다. 그런데 IMF 사태 직후에는 한남투신을 인수
했는데 그것은 폭탄을 껴안은 꼴이었다. 여기에다 이른바 빅딜 정책에 따라 LG반도체를 인수했지만
반도체 가격은 폭락을 거듭하고 있다. 대북사업은 자금투입만 있지 자금회수가 없는 사업이다. 이런
사업확장은 상업적 판단 이외에도 정치적 고려에 근거했을 것이다. 몸도 못 가누는 외줄타기 곡예사
가 또 재간을 부리는 것 같아 위태롭게만 비쳤다.
시한폭탄 같은 현대건설의 수명
정부의 재벌정책은 부채감축과 계열분리를 골자로 한다. 부채를 줄이려면 자산을 팔아야 한다. 그런
데 현대그룹은 오히려 사업규모를 무모하게 늘렸다. 또 부채규모는 그대로 둔 채 유상증자 따위로 부
채비율만 축소했다. 이 즈음 발행한 회사채의 상환만기가 줄줄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시한폭탄처럼
현대건설의 수명을 재촉하듯 하다.
현대그룹의 창업자 정주영씨는 80년대 중반부터 2세 경영체제에 관한 구도를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분할승계다. 재벌정책도 이와 상통한다. 그런데 IMF 사태이후 현대그룹의 계열분리는 거꾸로
갔다. 현대건설이 지주회사처럼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주식을 이동시켰다. 여기
에서 형제간의 재산권 분규가 발단했다. 소위 가신경영인의 역할도 컸다고 한다.
난파중인 배를 살리는 길은 하나 뿐이다. 그것은 적재물 투하(jettison)이다. 배를 가볍게 하려면 짐
을 버려야 한다. 모두 죽지 않으려면 산 사람도 버릴 각오를 가져야 한다. 그런데 현대건설은 실효
성 없는 자구안만 뻔질나게 내놓는다. 시장은 번번이 거부반응을 보이고 그럴 때마다 현대건설은 포
장을 되풀이한다. 20일 내놓은 최종안도 내용이 부실하여 실질적 성과를 거둘는지 의문이 든다.
소유주 사재출연과 가신경영진 퇴출해야
태풍의 눈은 고요하다. 배가 태풍을 만나도 그리로 피난하면 살아 남는다. 폭풍과 격랑을 뚫고 가려
면 생사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 그것은 용기 있는 선장의 몫이다. 그런데 현대건설의 경영주인 정몽
헌 씨는 위난의 시기마다 해외로 피신한다. 언론보도를 보면 외자유치를 위해서라고 한다. 해외금융
이 그렇게 어수룩하지 않을 텐데 언론은 그 말을 믿는지 그대로 옮기기만 한다.
현대건설이 채권단과 자구안을 놓고 벌이는 실랑이를 보면 사태의 폭파력을 믿고 배짱을 부리는 것
같다. 불이 나면 다급한 모습을 보여야 할텐데 그렇지 않다. 자금난의 불을 끄려면 당장 돈이 될 만
한 것은 다 파는 도리밖에 없다. 그런데 해묵은 빚을 받아서 갚겠다고 버틴다. 10년 이상 독촉해도 들
은 척도 않는 이라크 북부철도공사 미수금 따위를 말이다.
정부가 국민여론을 의식했는지 단호한 자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원칙대로 하겠다', '법정관리도 불
사한다'는 강경한 어조로 현대건설을 압박하는 듯했다. 그러더니 슬그머니 뒤로 물러서 재벌정책을
돌려놓는 듯하다. 형제-친족회사들한테 도와주라고 독려한다. 계열분리의 목적이 무엇인지, 주주의
이익에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지 시장은 묻는다.
채권단에 공적자금이 투입됐다는 점에서 현대건설의 문제는 국민적 관심사이다. 일반주주의 이익과
종업원의 생계도 중요하다. 현대건설이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막중하다. 그런데 현대사태
는 개인능력의 부족이 경영능력의 부실로 이어져 촉발했다. 하지만 사태수습보다는 그것을 빌미로
정부지원을 노리는 모습을 보여 왔다. 혈족경영인에게는 부실경영의 책임을 물어 개인소유 부동산
따위의 사재출연을 요구하고 가신경영인은 퇴출되어야 한다. 이것이 현대사태를 풀어 가는 길이다.
표류하고 있다. 불이 현대건설로 옮겨 붙어 하루가 멀다고 자구안을 내놓지만 시장은 퇴짜를 놓고 만
다. 거동조차 어려운 현대라는 거대한 몸집이 금융-자본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신음하는 공룡한테 목
이 죄여 발버둥을 치는 형국이다.
현대사태는 예고된 경영실패에서 비롯했다. IMF 사태는 충격 그 자체였다. 집단도산-대량실업이 쏟아
지는 상황에서는 생존이 급박한 명제였다. 기업들은 감량경영에 돌입하는 한편 구조조정을 단행했
다. 일반 가계도 지출을 동결하는 비상에 걸렸다. 그런데 현대그룹은 그 반대로 갔다. 경영환경의 변
화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금융차입에 의존한 팽창경영에 가일층 박차를 가했다.
IMF 사태 직전에 인수한 국민투신은 참화의 도화선이었다. 그런데 IMF 사태 직후에는 한남투신을 인수
했는데 그것은 폭탄을 껴안은 꼴이었다. 여기에다 이른바 빅딜 정책에 따라 LG반도체를 인수했지만
반도체 가격은 폭락을 거듭하고 있다. 대북사업은 자금투입만 있지 자금회수가 없는 사업이다. 이런
사업확장은 상업적 판단 이외에도 정치적 고려에 근거했을 것이다. 몸도 못 가누는 외줄타기 곡예사
가 또 재간을 부리는 것 같아 위태롭게만 비쳤다.
시한폭탄 같은 현대건설의 수명
정부의 재벌정책은 부채감축과 계열분리를 골자로 한다. 부채를 줄이려면 자산을 팔아야 한다. 그런
데 현대그룹은 오히려 사업규모를 무모하게 늘렸다. 또 부채규모는 그대로 둔 채 유상증자 따위로 부
채비율만 축소했다. 이 즈음 발행한 회사채의 상환만기가 줄줄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시한폭탄처럼
현대건설의 수명을 재촉하듯 하다.
현대그룹의 창업자 정주영씨는 80년대 중반부터 2세 경영체제에 관한 구도를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분할승계다. 재벌정책도 이와 상통한다. 그런데 IMF 사태이후 현대그룹의 계열분리는 거꾸로
갔다. 현대건설이 지주회사처럼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주식을 이동시켰다. 여기
에서 형제간의 재산권 분규가 발단했다. 소위 가신경영인의 역할도 컸다고 한다.
난파중인 배를 살리는 길은 하나 뿐이다. 그것은 적재물 투하(jettison)이다. 배를 가볍게 하려면 짐
을 버려야 한다. 모두 죽지 않으려면 산 사람도 버릴 각오를 가져야 한다. 그런데 현대건설은 실효
성 없는 자구안만 뻔질나게 내놓는다. 시장은 번번이 거부반응을 보이고 그럴 때마다 현대건설은 포
장을 되풀이한다. 20일 내놓은 최종안도 내용이 부실하여 실질적 성과를 거둘는지 의문이 든다.
소유주 사재출연과 가신경영진 퇴출해야
태풍의 눈은 고요하다. 배가 태풍을 만나도 그리로 피난하면 살아 남는다. 폭풍과 격랑을 뚫고 가려
면 생사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 그것은 용기 있는 선장의 몫이다. 그런데 현대건설의 경영주인 정몽
헌 씨는 위난의 시기마다 해외로 피신한다. 언론보도를 보면 외자유치를 위해서라고 한다. 해외금융
이 그렇게 어수룩하지 않을 텐데 언론은 그 말을 믿는지 그대로 옮기기만 한다.
현대건설이 채권단과 자구안을 놓고 벌이는 실랑이를 보면 사태의 폭파력을 믿고 배짱을 부리는 것
같다. 불이 나면 다급한 모습을 보여야 할텐데 그렇지 않다. 자금난의 불을 끄려면 당장 돈이 될 만
한 것은 다 파는 도리밖에 없다. 그런데 해묵은 빚을 받아서 갚겠다고 버틴다. 10년 이상 독촉해도 들
은 척도 않는 이라크 북부철도공사 미수금 따위를 말이다.
정부가 국민여론을 의식했는지 단호한 자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원칙대로 하겠다', '법정관리도 불
사한다'는 강경한 어조로 현대건설을 압박하는 듯했다. 그러더니 슬그머니 뒤로 물러서 재벌정책을
돌려놓는 듯하다. 형제-친족회사들한테 도와주라고 독려한다. 계열분리의 목적이 무엇인지, 주주의
이익에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지 시장은 묻는다.
채권단에 공적자금이 투입됐다는 점에서 현대건설의 문제는 국민적 관심사이다. 일반주주의 이익과
종업원의 생계도 중요하다. 현대건설이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막중하다. 그런데 현대사태
는 개인능력의 부족이 경영능력의 부실로 이어져 촉발했다. 하지만 사태수습보다는 그것을 빌미로
정부지원을 노리는 모습을 보여 왔다. 혈족경영인에게는 부실경영의 책임을 물어 개인소유 부동산
따위의 사재출연을 요구하고 가신경영인은 퇴출되어야 한다. 이것이 현대사태를 풀어 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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