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에서 ‘오리 입식 행사’ 김포여성민우회 생협 회원 참가

“오리야, 농사 잘 지어 가을에 또 만나자”

지역내일 2002-06-10
한여름 대낮 농촌마을 푸른 논에 논두렁마다 어린 아이 키만한 그물망이 설치되어 있고 논 한구석엔 작은 움막들이 있다. 바로 이 움막은 논에서 생활하는 오리들을 위한 작은 집이다.
꽉 꽉 꽉 꽉 꽉.
3∼40여 마리 오리들이 오리집에서 논에 들어갈 준비를 하며 기다리고 있다. 아이들은 오리 한 마리씩 집어 들고 “오리야, 농사 잘 지어. 가을에 또 만나자” 아이들은 귀여운 아기오리가 마냥 신기한지 한참이나 들고 있다가 조심스레 논에 집어넣는다. 오리는 재빨리 흙탕물을 만들며 잘 자란 모 사이로 헤엄쳐 간다.
김포 여성민우회 생활협동조합 회원 40여명은 지난 6일,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유기농산물 생산지 충남 홍성군 홍동면 금평리 김애마을에서 ‘오리 입식 행사’를 가졌다.

농민들 쌀 농사, 농약 없는 오리 농군 선택

홍동면은 홍성 풀무원 생협이 있는 곳으로 여성민우회 생협과 가장 먼저 산지 직거래를 시작한 마을이다. 제초를 위해 94년부터 오리농법으로 쌀농사를 짓고 있다. 오리농법은 보통 10평당 1마리 이상의 오리를 넣게 되는데 일반 집오리보다 몸집이 작은 청둥오리를 이용한다. 모내기가 끝나고 10일 정도 지난 뒤인 6월 초에 오리를 넣어 주면 오리가 벼 사이 고랑을 다니며 잡초와 해충을 잡아먹기 때문에 논을 비옥하게 해주어 병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 준다. 또 오리가 벼 포기 사이를 다니며 부리와 갈퀴 및 온몸으로 논바닥을 헤집고 다녀 물을 탁하게 하여 피가 삭이 트지 않도록 하고 논을 갈기도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있다. 또 야생동물로부터 피해를 막기 위해 아침에 오리를 논에 풀어놓았다가 저녁에 불러들인다.
현재 홍동면에 있는 470여 농가에서 118만평 규모의 논에서 오리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 오리 수는 7만 마리나 되고 이 오리들이 한 해 37만톤의 농약을 대신하고 있다.
김애마을 이장 이찬종씨는 “올 해 우리 동네 어르신들이 담배를 끊듯 농약을 끊고 오리농으로 전환했습니다. 제초제의 간편함을 일부러 멀리하고 힘들고 어려운 오리농군을 선택했습니다”라고 말했다.

환경을 지켜 주는 쌀 농사로 소비자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이 날 행사에는 오리입식 외에 풍물 한마당, 감자캐기, 소비와 생산자가 결혼하는 행사도 가졌다. “생산자는 농약의 유혹에 빠지지 않고 신부인 소비자의 안전한 먹거리를 책임질 수 있겠습니까”, “소비자는 슈퍼마켓에서 유혹하는 수입 농산물을 멀리하고 우리 농산물을 지키겠습니까”라는 주례자의 질문에 그 곳에 모인 농민들과 회원들은 엄숙하게 모두 대답하였다.
이 마을의 작목반장으로 있는 박종원(홍성풀무원 생협 이사)씨는 “우리가 이렇게 웃으며 농사지을 수 있는 건 소비자는 생산자의 생활을 생각하고 생산자는 소비자의 생명을 생각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라며 “항상 책임 있는 농업을 짓겠다”고 말했다.
가족 단위로 오리입식행사에 참여한 회원들은 직접 생산지 견학을 통하여 다시 한번 우리 밥상에 오르는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생각을 하였고 가을 나눔잔치 때도 다시 이 곳에 올 것이라고 말했다.
생협 담당자 안재헌씨는 “오리입식 지원금과 오리입식행사의 진정한 의미는 함께 짓는 농사의미로 생산자에게 유기농을 위한 오리를 소비자들이 부담하여 사주고 오리를 직접 풀어 주면서 생산자와 소비자간의 유대를 강화하는데 있고 오리쌀 생산과정을 소비자가 알게 해 주는데 있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오리입식 지원금 1구좌 1800원씩 내고, 가을걷이가 끝나면 열 마리 이상 산 회원들은 오리 두 마리씩을 받게 된다.
최선미 리포터 mongsil040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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