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듣기 습관’과 좋은 ‘수업 태도’는 부모가 가정에서 가르칠 수 있는 영역이다. 부부가 대화할 때 중간에 불쑥 끼어드는 아이가 있다. 그럴 때 다정하면서 단호한 어투로 말해야 한다. “지금 엄마와 아빠가 중요한 말 하는 중이니까. 엄마 말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 줄래? 그 다음에 네 얘기를 들려줘”라고 말한다. 내가 말하고 싶을 때 언제든지 불쑥 말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말할 차례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 먼저 다른 사람의 말을 충분히 들어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
때로 어떤 주제를 가지고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는데, 아이가 자꾸만 다른 이야기를 할 때가 있다. 흥미롭지 않은 주제거나 말하고 싶지 않은 주제일 때 딴 데로 화제를 돌리는 것이다. 그럴 때도 아이에게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 “엄마는 너와 얘기를 하고 싶어. 네가 다른 얘기를 하면 엄마가 하는 말을 네가 듣고 있지 않는 것 같아서 속상해. 엄마와 얘기를 더 나누고 마무리를 지은 다음에 네가 얘기하고 싶은 얘기를 나누는 것이 어떨까? 라고 말이다.
요즘 아이들이 귀하게 자라서 가족의 대화가 아이 위주로 진행되고, 아이가 원하는 대로 결정되는 분위기가 흔하다. 내 위주로 대화와 일정이 결정되는 것에 익숙한 아이들은 친구의 의견을 존중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 주도적인 게 아니라 독단적인 것이다. 평소에 가족의 대화가 지나치게 아이 위주로 이뤄지고 있는 않은지, 모든 결정의 주도권을 아이가 갖고 있는지 점검해 봐야 한다.
사람 사이에서 결정의 과정은 일방이 아닌 양방향 소통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충분한 대화를 통해서 의견이 다를 때 조율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다. 상대의 마음은 눈빛이나 표정으로도 읽을 수 있지만 더 정확한 방법은 상대의 말을 들어보는 것이다. 잘 들어야 상대의 마음을 읽을 수 있고, 소통과 조율이 가능해 진다.
교실에서의 모둠 활동은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게 아니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고 내 의견을 말하며, 서로의 의견을 수용하고 조율한 후 역할을 나누어 결과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경험하는 것이다.
최승일 원장
파워영재학원
문의 02-508-6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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