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인 구정이 불과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는 기상이변과 고물가의 영향으로 예년보다 차례상 비용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한다. 서민들은 지갑 열기를 망설일 정도로 껑충 뛰어오른 물가지만 명절인 설날을 맞아 전통시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훈훈한 인심에 정까지 넘쳐나는 우리 지역의 전통시장 풍경을 소개한다.
안양군포의왕 내일신문 편집팀
명절 먹거리 총집합! 안양의 식탁 ‘중앙시장’
구정을 일주일 앞둔 지난 3일, 안양중앙시장은 장을 보기 위해 나온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저마다 손에는 장바구니가 들려져 있고, 가게마다 손님들의 발길을 붙잡기 위해 여기저기서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과일가게 진열대에는 사과, 배, 딸기 등 과일 꾸러미로 가득 채워져 있고 어물전에는 각종 생선과 해조류가 넘쳐났다. 떡집, 전집, 만두가게, 반찬가게, 야채가게 등 상점마다 설 대목을 맞아 손님 잡기에 바쁜 모습이 역력했고 활기로 분주했다.
“과일 가격이 많이 오른 것 같아요. 사과, 배 등 제사상에 올라갈 과일이 비싸졌고 야채도 평상시보다 껑충 뛴 것 같아요. 대형마트보다 아무래도 전통시장이 그나마 저렴한 것 같아서 찾았는데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것저것 장만했어요.”
양손 가득 물건을 쥐고 있던 50대의 주부는 “명절을 앞둔 시점에는 항상 물가가 오르지만 요즘처럼 경기가 어려울 때는 아무래도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안양은 물론 인근 지역에서도 많이 찾는 중앙시장은 포목, 의류, 신발, 채소, 식당 등 1150개 점포가 입점해 있는 전국 1600개의 전통시장 중에서도 규모와 매출에서 몇 손가락 안에 드는 대형시장이다. 없는 것 빼고는 다 있다는 이곳에는 평상시에도 장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이 찾고 있고, 요즘처럼 명절을 앞둔 시점에는 문전성시를 이룬다. 특히 유명한 맛집이 즐비해 보는 즐거움과 먹는 즐거움까지 가득한 곳이다. 녹두빈대떡으로 유명한 중앙녹두빈대떡 앞에는 명절을 앞두고 빈대떡을 사기 위해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고기녹두빈대떡이 한 장에 6000원, 반죽만 따로 판매도 한다. 1kg에 1만2000원으로 반죽만 포장해 집에서 직접 만들기도 한다. 만둣가게 앞에도, 묵집 앞에도 줄이 서 있고 야채 가게에도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시장을 보다가 출출해지면 홍두깨 손칼국수에 들러 뜨끈한 국물과 쫄깃한 면발이 어우러진 칼국수 한 그릇으로 시장기를 달래도 좋다. 주차는 중앙시장 공영주차장과 삼덕공원 공영주차장 그리고 사설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위치 안양시 만안구 냉천로 196
설날 떡국 만두 준비는 ‘호계시장’ 호랭이 시장 골목에서
어느새 설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벌써부터 설날 선물과 차례 음식, 가족과 함께 먹을 음식을 준비하느라 마음이 바쁘다. 설날 메인 음식은 역시 떡국. 언제나 먹을 수 있는 떡국이지만 설날 먹는 떡국은 의미가 남다르다. 특히, 떡국 맛을 더해주는 만두는 그 자체로도 맛난 음식. 요즘에는 인기 있는 냉동식품도 많지만 역시 손만두를 따라갈 수는 없다.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 먹지는 못해도 맛난 손만두 하나로 설날 풍성한 떡국 한상을 차릴 수 있다면 놓칠 수 없다.
호계시장 호랭이 시장 골목에 있는 ‘호계 착한 왕 손만두’는 오랜시간 근처 주민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소문난 만두 맛 집이다. 왕만두는 5개, 납작만두는 8개에 7천원으로 가격도 착하다. 취향에 따라 주문하면 되고 전국택배도 가능하다. 영업시간은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7시까지로, 일요일과 공휴일은 쉰다. 설날 만두를 예약하고 싶다면 2월 5일까지 예약해야 한다.
호계시장에는 만둣집 말고도, 떡방앗간, 건어물, 생선가게, 닭집, 두부, 야채가게, 정육도매센터, 과일가게, 생활잡화, 반찬류 가게들이 있어, 설날 장보기를 한 번에 할 수 있다. 호계시장 주변 새 아파트 입주로 정비된 도로와 함께 활기를 띄고 있는 호계시장. 요즘에는 온라인으로 모든 것을 주문하는 세상이지만 전통시장은 새로운 재미를 준다. 시장에 들러 설날 장도 보고 맛난 먹거리를 사 먹는 재미도 있다. 이번 설 장보기는 호계시장에서 준비해보는 것은 어떨까?
위치 안양시 동안구 흥안대로133번길(호계동)
다양한 물품을 갖춰 설날 장보기에 제격인 ‘박달시장’
안양시 만안구 박달동에 위치한 ‘박달시장’은 이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전통시장이다. 1979년에 형성됐으며, 2005년에 인정시장으로 등록된 이곳은 한길로 쭉 이어진 중앙통로 주변으로 100여 개의 상가와 노점상 점포가 자리해 영업 중이다. 시장 내부는 지붕을 씌운 아케이트 구조로 날씨에 상관없이 장을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박달시장에는 채소와 과일, 의류, 축산물, 어패류, 잡화 등의 판매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다양한 먹거리 판매 점포와 ‘음식 특화 테마거리’도 만나볼 수 있다. 시장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웬만한 물건은 다 갖춰져 있어 장보기에 전혀 불편함이 없다.
설날 연휴를 앞둔 요즘에는 제수용품과 선물세트, 다양한 명절 먹거리 등이 시장 곳곳을 채우며 설날 장보기에 나선 사람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과일, 떡, 생선, 전 등 설날에 꼭 필요한 물품을 구매할 수 있으며, 가격도 비교적 저렴해 요즘 같은 고물가에 반갑기 그지없다.
시장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공영주차장이 마련돼 있는 것도 장점. 박달시장에서 물건을 사면 공영주차장 무료 주차권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이곳까지 오는 시내버스 노선도 다양해 대중교통 이용도 편리하다.
이뿐만 아니다. 박달시장은 설날을 맞아 기념 이벤트도 진행한다. 2월 6일부터 박달시장에서 5만 원 이상 물품을 구매한 고객에게 라면 한 묶음을 경품으로 제공한다는 것. 이 행사는 경품 소진 시까지 진행되며, 카드전표 및 영수증을 지참하고 상인회 사무실 2층을 방문하면 라면 한 묶음 경품을 받을 수 있다.
위치 안양시 만안구 양화로 132-3(박달동) 일원
바로 구워주는 닭갈비, 생선구이 인기, ‘관양시장’
관양시장은 안양의 다른 전통시장보다 규모는 작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맛있는 반찬가게와 떡집, 정육점 등이 많아 관양동 주민들뿐 아니라 인근에서 찾는 이들이 많은 시장이다.
1980년도에 형성되어 2006년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 인정시장으로 등록되었으며, 약 150개의 점포가 농수산물, 공산품, 의류, 건어물, 음식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등산객이나 관광객의 경우 관악산 둘레길을 걷고 내려오는 길에 들러 부담 없는 가격에 식사하거나 장을 보기 좋은 곳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전통한과를 직접 만들어 파는 상점부터 채소와 과일이라면 없는 게 없는 점포, 생선가게 등이 전통시장의 분위기를 물씬 느끼게 한다.
특히 해장국, 사골곰탕 등을 직접 가마솥에 푹 고아 파는 가게, 장독대와 엄마 반찬 등 반찬가게, 주문 즉시 구워 파는 닭갈비와 닭발, 신선한 기름에 바로 튀겨낸 옛날치킨 ‘짱치킨’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 더불어 최근에는 닭발과 닭갈비 숯불구이 매장이 새로 오픈하고, 시장 중앙의 생선가게에서 생선을 직접 구워 판매하기도 하면서 시장 전체가 고소한 냄새로 가득하다.
위치 안양시 동안구 관평로 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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