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지나고 나니 완연한 가을이다. 언제 무더웠나 싶을 정도로 청명한 가을 날씨가 반갑다. 덥다는 핑계로 에어콘 아래서 방콕했던 지난여름, 이제 슬슬 밖으로 나가 걷기 좋은 계절이다. 하나둘 색이 변해가는 나무들과 한들한들 피어나는 코스모스가 반기는 걷기 좋은 길을 찾았다.
안양군포의왕 내일신문 편집팀
도심 속 운치있는 산책로, ‘학운공원과 학의천길’
안양시 비산동에 자리한 학운공원은 생태하천인 학의천과 연계된 도심 공원이다. 학의천 바로 옆에 위치해 이를 따라 조성된 1.4km의 산책로가 있고, 공원 내부에도 다양한 산책로가 조성돼 걷기에 나선 시민들을 반긴다. 또한, 공원 내부와 산책로 주변은 23종의 수목이 녹지를 이루고 있어 공원을 걸을 때면 숲속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든다.
학원공원은 수목이 우거진 만큼 자연을 느끼며 산책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가족이나 친구, 연인끼리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학의천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를 걷거나 내부에 굽이굽이 만들어진 산책로 중 취향에 맞는 곳을 골라 걸으며 계절의 정취까지 마음껏 누린다.
공원 내에는 산책 외에도 운동을 할 수 있는 체육시설과 운동장이 마련돼 있고, 화장실과 매점 등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또한, 한가람 마을 건너편의 학운공원에는 안양 APAP 예술작품인 ‘오픈 스쿨’도 만날 수 있다. 노란색 건축물인 오픈 스쿨은 ‘열린 학교를 위한 열린 장소’라는 의미의 공간으로 여러 개의 컨테이너를 결합해 조성했다. 오픈 스쿨 주위에는 유명 작가의 조형 작품도 함께 전시돼 있어 가을 산책길에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한편, 학운공원은 학의천과 연계된 도심 공원답게 학의천 산책도 함께 즐길 수 있다. 공원 중간에 나 있는 계단으로 내려가면 학의천 산책길에 들어설 수 있으며 징검다리를 건너면 학의천 건너편으로 옮겨가 산책을 즐길 수도 있다. 요즘 학의천 주변은 가을 갈대가 장관을 이루고 있어 가을 정취를 더욱 만끽할 수 있다.
한들한들 코스모스 가득한 오전동 꽃길 공원, ‘모락들꽃공원’
호계동 안양교도소 옆 덕고개 사거리를 지나 오전동으로 들어서면 코스모스가 가득 심어져 있는 오전동 꽃길 공원을 만날 수 있다. 간신히 한 사람만 지나갈 수 있도록 꽃밭 오솔길을 걷다 보면 마치 딴 세상에 온 듯하다. 오전동 꽃길 공원은 여름에는 해바라기밭으로, 가을에는 코스모스 밭으로 조성되어 꽃밭 명소로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코스모스가 피기 시작한 꽃밭 아래쪽으로는 호계천이 흐르고 나무데크로 만들어진 자그마한 구름다리도 있고, 나무데크길도 조성되어 있다. 호계천 주변으로 다양한 꽃나무들도 심어져 있어, 계절따른 변화를 느끼기 좋다. 곳곳에 벤치도 설치되어 있어 산책하다 쉬어가기 좋은 힐링장소다. 의왕꽃길공원에서 지하도를 지나면 맞은편 모락들꽃공원과 연결된다. 모락들꽃 공원은 모락고등학교와 모락중학교 사이에 조성된 공원으로, 운동기구뿐 아니라 정자, 벤치 등이 조성되어 있어 휴식하기에도 좋다. 좀 더 걷고 싶다면 모락들꽃공원과 연결되어 있는 모락산둘레길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갈산동 샘마을에 사는 신미현 (57)씨는 “차를 타고 지나가다가 우연히 꽃이 만발한 것을 보고 들러봐야겠다고 마음 먹었다”며 “집에서도 가까워 혼자 산책하듯이 나와 꽃길을 걷고 벤치에 앉아 쉬는 시간이 힐링하는 시간이다”고 말했다. 또한, “커다란 공원처럼 사람이 북적대지 않은 점도 좋다”며 “코스모스가 만발하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하며 웃었다.
멀리 나들이가 힘들다면 집 근처 가을을 만끽할만한 곳을 가볍게 산책하러 나가보는 것은 어떨까? 한들한들 코스모스 꽃밭에서 인생 사진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사색하고 생각하는 공간 ‘내손 어린이공원’
의왕시에는 크고 작은 공원들이 참 많다. 그 가운데 내손동에 있는 어린이공원은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좋아하는 공간으로 선선한 가을날 산책이나 사색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아이들에게는 뛰어놀기에 좋은 안전한 곳이고 어른들에게는 아기자기한 벤치와 운동기구 그리고 잘 정비된 산책길이 있어 운동과 휴식이 모두 가능한 공원이다. 특히 공원 안에는 이팝나무, 아그배 나무, 느티나무, 소나무, 화살나무, 고용나무를 비롯해 산수유, 매실나무 등의 유실수도 있는데 삭막한 도시 한 가운데에서 마치 푸른 숲속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꾸며져 있다. 공원 옆쪽에는 잘 정비된 산책로를 통해 아이들과 가볍게 산책 겸 걷기운동을 하기에 알맞고 걷다가 쉬고 싶을 때 잠시 앉을 수 있는 벤치도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어서 무척 편안하다. 자연친화적인 공간으로 꾸민 공원 한쪽에는 화양목으로 잘 다듬어진 미로를 만들어 사진촬영은 물론 아이들이 숨바꼭질하기에도 좋은 장소가 눈길을 끄는가 하면 일반적인 놀이터에서 볼 수 없는 계단을 올라가지 않고 완만한 경사를 올라가서 타고 내려오는 특이한 구조의 미끄럼틀도 있다.
저녁 시간이면 아이들과 함께 산책을 나온다는 한 주부는 “아파트 단지 안에도 놀이터나 걸어 다닐 수 있는 길이 있지만, 이곳에서는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뛰어놀고 어른들은 마음 편하게 공원을 산책할 수 있어 자주 이용한다”며 “이름은 어린이공원이라고 하지만 어른들도 함께 이용할 수 있어서 무척 유익한 공간이고 나무들이 많이 있어 시원하고 계절을 잘 느낄 수 있는 곳 같다”고 말했다.
친환경 순환산책로 죽암천 누리길 ‘반월호수공원과 갈치저수지’
반월호수와 이어지는 죽암천 누리길은 죽암천 제방도로를 따라 걷는 동안 일상에서 벗어나 삶의 여유를 누리를 수 있도록 자연과 어우러진 흙길과 보행데크, 쉼터공간과 목교 등이 설치되어 있다.
빨간풍차가 예쁜 반월호수공원(군포시 호수로 92)은 반월 저수지 주변에 2015년 12월 개장한 공원이다. 규모는 작지만 깔끔하고 아늑하다. 빨간풍차와 호수를 돌아보며 걸을 수 있는 수변 데크가 만들어져 있어 걷고 산책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호수를 바라보며 포토존도 마련되어 있어 가족 친구와 함께 사진을 찍기에도 좋다.
반월저수지는 농업용수 공급을 목적으로 1957년 만들어진 저수지이다. 호수 주변으로 난 둘레길은 총 길이가 3.4km로 성인 기준 1시간 정도 산책을 즐기기에 좋다. 반월호수공원에 별도 주차장은 없으며, 호수 주변 도로 통행량이 많지 않아 도로변에 주차할 수 있다.
반월호수공원에서 1km 거리에 위치한 갈치저수지(경기도 군포시 속달로 129-49) 역시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1984년 조성한 저수지이다. 반월호수보다 규모는 작지만, 주변에 소문난 맛집과 카페가 있어 주말이면 꽤 많은 사람이 찾는다. 저수지 일대의 들녘은 예전에 갈대가 많았던 곳이라 하여 ‘갈티’ 또는 ‘갈치’라 불리는데 그 지명을 따서 갈치저수지라는 이름이 붙었고, 낚시꾼 사이에서는 속달지라고도 불린다.
4호선 대야미역에서 많이 멀지 않아서 걷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야미역에서부터 시작해서 갈치저수지를 지나 수리산까지 걷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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