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입시제도는 수험생과 연관된 사람들이라면 모두가 관심을 갖는 주제이기에 각자의 처한 상황에서 입시제도의 장단점을 가지고 논쟁하는 경우가 많다. 더 나은 대안을 위한 논쟁은 건전한 정책으로 이어지기에 환영하는 바이다. 그러나 정확하지 않은 논거로 본질을 흐리는 주장이나 기사는 수험생에게 혼란을 부추길 뿐이다. 그 중 대표적인 예가 ‘학생부종합전형의 평가시간’에 관한 논쟁이다.
학생부종합의 문제점을 제기하는 사람들의 논거 중 하나가 평가시간이 짧다는 것이다. 이들이 주장하는 평가시간은 입학사정관 1인당 담당해야 할 서류평가 건수를 1인당 감당할 수 있는 서류평가 시간으로 나눈 평균값이다.
위와 같이 주장하는 분들은 다음 세 가지의 오류에 빠져 있다.
첫째, 학생부종합전형은 정성평가임에도 불구하고 정량평가적 사고로 바라보는 것이다.
정성평가라는 것은 정량평가처럼 모든 학생을 평균적으로 몇 분씩 균등하게 봐야 한다는 강제조항이 성립할 수 없는 평가제도이다.
둘째, 위의 주장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평가기준에서 지원자의 능력이 지원한 대학 합격 가능선에 상향평준화 되어 있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셋째, 평가시간에 대한 산출값이 근거 있는 정확성을 확보하려면 대학마다 입학사정관이 평가하는 데 드는 시간을 일률적으로 강제해서 통일하여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1명 모집에 10명이 지원하였다고 가정을 했을 경우 10명이 모두 상향평준화 되어 있을 가능성은 매우 적다. 입시 전략이란 말이나 우주 상향이라는 단어가 근거 없이 생긴 말이 아니듯 지원자 10명 중에 실제 합격권에 있는 지원자가 몇 명이냐의 문제이다. 취업 면접에서도 서류 1분 컷에 탈락하는 사람이 있고, 서류를 보고 확인하고 싶어서 면접을 불렀는데 면접 3분 컷에 탈락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에 면접 시간을 길게 가져가는 사람도 있다.
또 다른 예로 수능 수학 문제를 풀 때 2점, 3점, 4점짜리 문제에 동일한 시간을 할애하지는 않을 것이다.
학생부종합전형의 평가시간도 서류의 수준과 깊이에 따라 평가시간이 달라질 것이다. 학교 상황에 따라 절대적인 시간의 부족이라는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하는 경우도 있겠으나, 학생부 종합전형의 서류평가 시간의 평균시간을 근거로 학종의 문제점을 제기하는 것은 논거가 빈약하다. 평균 시간을 가지고 부적절함을 논하기 전에 제도의 평가 방식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라포에듀 구섬광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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