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경제, 사회뿐만이 아니라 종교 등에서도 '삼위일체'라는 말이 자주 쓰인다. 아마도 가장 안정적인 도형은 삼각형이기에 현실 세계에서 이를 받아들였을 것이다. 수학에서도 물론 삼위일체라는 말이 있다. 화이트헤드가 쓴 <수학이란 무엇인가>에 나온다. 수학의 삼위일체는 변수, 형식, 보편성이다. 그런데 진화론에 따르면 인간의 뇌 또한 '삼위일체의 뇌(triune brain)'로 알려져 있다. 삼위일체 뇌에 따르면 본능을 '도마뱀 뇌‘라 부른다. 감정의 뇌는 '변연계'라고 하며, 이성적 뇌는 '신피질'이라고 부른다. 이 이야기는 우리가 일상에서 느끼는 것을 보여주기에 설득력이 있다. 식사 후, 달콤한 초콜릿 케이크에 이끌리는 당신은 케이크를 사양한다. 이럴 때면 본능의 도마뱀 뇌와 감정의 변연계는 케이크에 손이 가게 하지만, 이성의 신피질이 끼어들어 결국은 케이크를 먹지 않는 것을 숱하게 경험하지 않았는가.
위 예처럼 감정적으로 행동하지 않는 것을 합리적이라고 말한다. 생각은 합리적인데 반해 감정은 비합리적인 것으로 여긴다. 이런 생각의 바탕에는 자신이 쉽게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과연 무엇이 이성적이고 이에 따라 합리적으로 행동한다는 말인가? 절박한 위험에 처해서 두려움을 느낄 때처럼 감정은 때때로 합리적이다. 그리고 뭔가 중요한 일을 발견할 거라고 스스로 되뇌면서 소셜 미디어에 몇 시간씩 빠져 있을 때처럼 생각은 때때로 비합리적이다. 리사 펠드먼 배럿은 <이토록 뜻밖의 뇌과학>에서 이렇게 '당신의 뇌가 세 개가 아닌 하나로 이뤄졌으며, 뇌는 스스로 학습하며 세계와 연결한다.'라고 말한다.
말(horse)은 태어난 직후 혼자 걸을 수 있다. 아기 침팬지 또한 어미에게 매달릴 수 있다. 반면 갓 태어난 아기는 그렇지 못하다. 인간의 뇌는 만들어진 것이 별로 없는 상태에서 태어난다. 왜 우리는 뇌의 일부만 완성된 채 태어날까? 누구도 이에 대해 확실히 알지 못한다. 다만 우리는 '양육이 필요한 본성'을 지녔다. 우리의 유전자가 완성된 뇌를 만들어내려면 적절한 환경이 필요하다. 아이와 눈을 맞춘 채로 이야기하고, 공부하고, 이를 이해해 가는 과정들이다. 인간의 뇌는 25세가 되어야 성인의 뇌가 된다고 한다. 따라서 아이들을 온전하고 건강하게 만드는 것은 순전히 우리에게 달려 있다.
황수비수학학원 황수비 원장
문의 02-557-5856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