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_동안고등학교 서울대 합격자 3인, 박성빈 장환재 이준엽 학생

백인숙 리포터 2022-02-24


왼쪽부터 이준엽, 박성빈, 장환재 학생


2022 대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안양지역에서도 속속 주요 학교의 합격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 가운데 동안고등학교(교장 박군웅) 3학년 10반(2021년)에서 3명의 서울대 합격자가 나왔다는 소식이다. 동안고에서 그것도 한 반에서 3명의 합격자가 나왔다는 소식에 학교 뿐 아니라 지역에서도 축하의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동안고 하동희 3학년 부장교사는 “올해는 전체적으로 작년과 비교해 상위권 대학 합격자수가 증가했다”라며 “한양대 의대 합격은 물론 고려대 2명, 연세대 1명, KAIST 1명, 서강대 1명, 중앙대 7명, 경희대 4명, 성균관대 5명 등 2월 15일 현재 좋은 결과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동안고의 여러 교육프로그램의 실제적인 성과라고 자부한다”라며 “경인교대 2명이 합격한 점 등 교대를 지원하려는 재학생들에게도 좋은 귀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동안고는 2022년 특화 프로그램인 스마일 프로그램(스스로 진로를 찾기 위해 마음을 다잡는 일일학습)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창의적 체험활동을 진로와 연계하여 체계적인 동아리를 운영하면서 진로비전맵을 신설, 운영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현재 고등학교 3학년 교과 및 담임 선생님을 중심으로 깊이 있는 전공 관련 연수와 전문적 학습 공동체를 계획하고 있다.

동안고 서울대 합격자 박성빈, 장환재, 이준엽 학생과 이들을 지도한 3학년 10반 김윤희 담임교사를 만나보았다.


“의대 합격했지만 어릴 때부터 키운 물리학자의 꿈 포기할 수 없어”

박성빈(정시 일반전형, 자연과학대학 물리천문학부 물리학전공 합격)


박성빈씨는 수능에서 표준점수 기준 국어 138, 수학 147, 지구과학Ⅰ 74, 물리Ⅱ 66을 받아 서울대 물리학과에 최초 합격했다. 평소 모의고사 성적이 좋은 편이기도 했지만 수능에서 실수가 없어 더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었다.

모의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할 때부터 합격은 예상한 터다. 합격 발표 후 부모님께서 가장 먼저 ‘꿈을 이루게 되어 정말 다행’이라고 말씀하실 정도로 성빈씨는 어릴 때부터 과학. 특히 물리학에 관심이 많았다. 한양대학교 의대에도 합격했지만 한치의 고민도 없이 서울대 물리학전공을 선택했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 빛의 물리학이라는 EBS 다큐 프로그램을 본 후로 관심이 생겼고, 이후 <코스모스>, <최종 이론의 꿈> 등 물리학 관련 다양한 책들을 접하면서 물리학을 연구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어요.”

처음부터 정시로 대학에 가겠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니다. 고2 때 내신 1.5 수준의 등급을 받고, 서울대 수시 지균과 일반전형으로 합격하기는 힘들겠다고 판단해 3학년 때부터는 정시에 조금 더 집중해서 공부했다.

평소 수학과 과학 과목은 자신이 있었지만 영어는 잘하는 편이 아니다. 그래서 고3 때 더 열심히 공부했다. 국어는 공부한 만큼 성적이 나왔는데 어릴 때 다양한 분야의 책을 많이 읽은 것이 도움이 됐다.

영어는 자신 없는 과목이다. 영어를 외우는 과목이라고 표현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개념을 이해하고 증명을 하면서 문제를 푸는 수학, 물리와는 달리 외워야 할 것이 많아서 재미있지 않았다. 수능을 잘 보기 위한 공부를 한다는 생각으로 공부한 것이 사실이다.

“수학과 물리는 문제를 풀 때 어떻게 하면 더 잘 풀지를 항상 고민하면서 푸는 데, 그게 수학과 물리를 점점 더 잘할 수 있었던 비결이 아닐까 싶어요. 공부에 집중하는 시간은 생각보다는 적어요. 공부뿐 아니라 동아리 활동 등 무언가를 할 때 그 시간에 얻을 수 있는 최대치를 얻겠다는 생각으로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고교 지원 시 처음부터 동안고에 진학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중3 때 영재고를 준비했지만 3차에서 탈락하고, 일반고 지원 시 1지망에 넣은 학교에도 배정되지 못했다. 지금과 달리 당시에는 동안고에 대한 인지도가 좋지 못했던 터라 원하는 고교에 배정되지 못한 아쉬움이 컸다.

성빈씨는 “고교 배정 후 가장 먼저 한 다짐이 내신에 대한 부담이 적은 만큼 원하던 공부와 활동들을 계획대로 실천해보자는 것이었고, 적극적으로 학교 생활을 하다보니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라며 “실제 동안고에 다니는 동안 PES 과학 동아리를 통해 해 보고 싶던 실험들을 하면서 과학자에 대한 꿈을 한층 업그레이드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암기 아닌 이해, 그리고 열심히… 화학 발전에 이바지하는 사람 되고 싶어”

장환재(서울대학교 수시 지역균형선발전형 자연과학대학 화학부 합격)


장환재씨는 서울대 화학부에 수시 지역균형선발전형으로 합격했다. 2학년때까지의 목표는 항공우주공학과이다. 어릴때부터 로켓, 전투기 등을 좋아해서 항공우주공학자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2학년 2학기 때 주문형강좌 중 고급화학 과목을 수강하면서 환재씨의 꿈에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화학을 알아가면 갈수록 흥미가 생겼고, 정말 하고 싶은 일이 항공우주공학자인가, 화학자인가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됐다.

“합성섬유, 합성 향료 등 우리 삶을 편안하게 해 주는 모든 것들이 화학이 이루어낸 결과라고 할 수 있어요. 제가 미래에 전공하고 싶어하는 유기화학 그중에서도 제약 분야는 질병으로부터 우리를 좀 더 안전하고, 통증으로부터 자유롭게 해 주는 역할을 하죠.”

화학에 대해 설명하는 환재씨의 억양에서 흥분이 느껴졌다. 고교 입학 당시 항공우주공학과에 진학하고 싶었기 때문에 일찌감치 서울대와 카이스트를 목표로 공부를 했다. 동안고는 환재씨가 공부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을 제공해 주었다. 무엇보다 친구들이 서로 아는 것을 공유하는 문화가 자연스러운 점이 좋았고, 그로인한 상위권 친구들 사이에서의 시너지 효과도 컸다. 이런 모습은 자기소개서에 고스란히 드러났고, 면접에서 질문을 받기도 했다.

“‘혼자만 아는 것은 지식이 아니다’라는 뜻의 사자성어를 자소서에 썼는데, 면접에서 경쟁자인 친구가 시험을 잘 보아도 좋은지에 대해 질문하셨어요. 생명과학 지필평가 전 쉬는 시간에 친구들에게 설명한 내용이 시험에 그대로 나온 경험이 있어서 자신있게 답변할 수 있었어요. 그 때 친구들이 고마워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많이 행복했거든요.”

공부 비법을 묻는 질문에 환재씨는 자신의 공부법을 한 마디로 요약해 설명했다. ‘암기 아닌 이해, 그리고 열심히’. 예를 들어, 1학년 때 한국사를 암기로 잘한 친구들은 3학년 때 수능 시험을 앞두고 다른 공부할 과목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한국사를 다시 공부해야 했다. 반면 서울대에 합격한 3명 친구들은 별도로 한국사를 공부하지 않고도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톱니바퀴처럼 이어지는 역사의 인과관계를 이해하면서 공부했기 때문이다.

“1학년 1학기 때 성적이 굉장히 잘 나왔어요. 선생님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는데 1학년 2학기 때 2등급이 두 개가 나오면서 내신이 떨어졌어요. 충격이 컸죠. 무서웠어요. 당장 2학년 올라가면 이과의 경우 등급이 더 떨어질 수 있거든요. 그때 정말 열심히 공부했어요. 융합과학 탐구 클러스터와 고급화학 주문형강좌까지 들으면서 보고서 쓰고, 발표 자료 만들고, 새벽까지 공부한 기억이 있어요. 결국 정보과목을 제외한 모든 과목에서 1등급을 회복하면서 원하는 성적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환재씨는 “화학과에서 유기화학을 전공하고, 그중에서도 제약 분야에서 활동하는 연구원이 되고 싶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우리나라의 화학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반도체 연구원으로 더 저렴한 가격에 더 좋은 성능 가진 반도체 보급하고 싶어”

이준엽(수시 지역균형선발전형 공과대학 전기·정보공학부 합격)


이준엽씨는 서울대 수시 지역균형전형으로 전기·정보공학부에 합격했다. 원래 항공우주공학에 관심이 있었고 1학년 생기부도 항공과 관련하여 대부분 기술했다. 하지만 전반적인 체계를 구축하는 인공지능에 관심을 가진 뒤로 인공지능을 구현하는 반도체에 큰 관심이 생겨 전자공학을 전공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그래서 2학년부터는 전자관련 내용으로 생기부를 채워 나갔다.

“지역균형선발전형은 서울대 교수님들께 자신이 3년 동안 고등학교 생활을 얼마나 알차게 준비했는지 어필해야하는 전형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학년이 올라갈수록 생기부 내용들이 전공쪽으로 점점 심화되어야하고, 작성한 생기부 내용들은 자신이 확실히 알고 누구에게든 설명을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어야 하죠.”

준엽씨는 “학교생활을 전반적으로 충실히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성적의 하락이 있더라도 포기하지않고 더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라며 “계속해서 전공에 대해 찾아보고, 그 전공 내용 중에서 접근할 수 있는 내용들은 직접 공부를 해보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자신의 합격 비결에 대해 말했다.

잘하는 과목인 국어와 이공계 과목들은 평가원 기출문항들을 토대로 공부했다. 국어는 비문학 지문을 읽고 마인드맵(구조도)을 그리며 글의 전반적인 내용을 파악하려고 노력했고, 문학은 주로 사용되는 단어나 표현법을 외운뒤 내용을 상상해보며 어떤 상황에서 쓰인 문학일지 계속 떠올려 보았다.

이공계 과목들은 우선 기출을 반복해서 풀며 유형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했고, 잘 해결되지 않는 유형들은 문제를 분석하며 문제가 어떤 논리적 구조를 바탕으로 해결되어 나가는지 확인했다.

입시를 준비하는 고교 후배들에게 도움되는 조언을 해 달라는 요청에 준엽씨가 답했다.

“요즘 축구나 여타 스포츠경기들을 보면 ‘위닝 멘탈리티’라는 말이 나오곤 합니다. 애초에 이길 수 있다는 마음으로 임한다는 것인데 공부도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자신을 믿어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공부를 해나간다면 주변의 평가에 상관없이 잘 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자신을 깎아 내리며 공부를 힘들게 잡고 있는 상황이 아니면 좋겠습니다. 이왕 할거면 모두 이길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해나가도록 합시다!”

준엽씨는 “앞으로 인공지능 반도체를 전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며 “반도체 연구원으로서 더 저렴한 가격에 더 좋은 성능을 가진 반도체를 보급하여 전자기기에 있어서는 사람들간의 격차를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얼마나 노력하고, 간절히 원했는지 알기에, 기쁘고 감사해요!”

김윤희 동안고 3학년 10반 담임 교사(물리학)


Q. 한 반에서 3명의 서울대 합격자가 나오는 것이 쉽지 않은데, 합격 소식을 듣고 기분이 어떠셨나요?

“학생들이 얼마나 노력하고 간절히 원했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너무 기뻤습니다. 일반 고등학교에서 서울대학교가 갖는 상징성이 있어 의미있는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한 결과이고, 그 곁을 항상 지켰을 부모님, 고등학교 생활 동안 열과 성의를 다해 지도하셨던 모든 선생님들이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하고, 모두의 노력이 인정받았다는 것이 매우 기쁩니다.”


Q. 평소 선생님의 교육 철학이 궁금합니다.

“인성 교육과 학력 신장 교육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교실에서 학생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진로에 대해 탐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공교육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평소 학생들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본인의 언행에 책임질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


Q. 합격한 학생들에게, 그리고 앞으로 고3이 되는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입시의 결과에 모든 수험생이 만족할 수는 없습니다.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든 얻지 못하든 모든 학생들이 후회 없는 하루하루를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최선을 다해 노력해 본 사람은 그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얼마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내일을 항상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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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숙 리포터 bisbis68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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