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에도 영포자가 의외로 많다. 태어나자마자 영어를 시작하다시피 하는 대치동 학생들이 영어를 포기하다니 말이 전혀 안 되는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다. 중학교 때까지도 곧잘 내신 100점을 맞았는데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결국 영어를 포기했다는 학생도 종종 있다. 그럼 영포자가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문법 때문인 경우도 있지만 사실 더 큰 이유는 단어 때문이다. 외워도 외워도 까먹는 단어 때문이다.
두툼한 단어책을 펼칠 때마다 밀려오는 답답함. ‘이걸 다 어떻게 외우지?’ 하는 답답함 때문에 조금씩 영어 공부를 멀리하다 보면 결국은 그저 기존에 아는 대로 찍는 상태가 된다. 이런 학생들을 보면 필자는 그들 가슴만큼이나 답답하고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수능 단어 정도는 주 1회씩 3달만 좀 열심히 하면 해결되는 줄을 모르고 포기하다니 이처럼 안타까운 일이 또 어디 있단 말인가? 학생들이 단어를 잘 외우지 못하는 것은 누구나 다 알듯이 반복을 못해서다. 공부의 핵심은 까먹기 전에 복습하는 것이다. 복습은 적절한 시간 안에 반복만 해준다면 까먹을 리가 없다.
대개의 단어 책은 60과로 되어 있다. 대개의 학생은 하루에 한 과 내지 많으면 서너 과씩 보는 방법을 쓴다. 그러나 이러한 공부 방식으로는 1과에서 공부한 것을 한 달 또는 두 달 후에나 복습하게 된다. 이게 실패의 가장 큰 이유다. 단어를 전혀 모르다시피 하는 학생이라도 하루에 30과씩 보는 법을 사용하도록 하자. 이틀이면 책 전체를 보게 된다. 아무리 낯선 단어라도 자주 보면 친숙해진다. 사과가 apple인 것을 전 국민이 다 안다. 하지만 감이 persimmon인 것은 대한민국 5천만 중에서 아는 사람을 찾기가 힘들다. 특별히 안 외워지는 단어라는 것은 알고 보면 덜 본 단어일 뿐이다. apple은 저급단어라서 다 알고, persimmon은 고급단어라서 모두가 모르는 것이 아니다. 현재 학생들이 모르는 단어는 그저 자주 접하지 않은 단어일 뿐 특별히 고급적이고 어려운 단어가 아니다. 자주 보았는데도 안 외워지는 단어는 없다. 처음부터 30과씩 공부하라고 하면 다들 놀라는데, 익숙해지면 그 두 배인 60과도 4시간이면 된다. 조금의 과장도 없이 말하거니와 시켜 보면 열에 아홉 다 이렇게 된다. 일단 단어가 잡히면 영포자였던 학생도 수능에서 2등급 정도는 쉽게 나온다.
보카퍼스트학원 윤동훈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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