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변이 자주 마려워 화장실을 자주 가고 밤에 자다가도 한두 번은 깨서 화장실을 가게 돼 밤잠을 설치던 서초동의 K씨(40대 남성)는 비뇨기과를 찾아 검사를 받았더니 전립선비대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전립선비대증이 50~60대에서 주로 발생하는 질병으로만 알고 있었던 K씨는 진단 결과에 다소 충격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발병 연령층이 낮아지고 있는 ‘전립선비대증’의 주요 증상과 치료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도움말 타워비뇨기과 유정우 원장
발병 연령층이 낮아지고 있는 ‘전립선비대증’
전립선비대증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먼저 전립선에 대해 알아야 한다. 전립선은 ‘전립샘’ 이라고도 하며, 남자에게만 있는 생식과 관련한 장기이다. 전립선은 방광의 바로 아래쪽에 붙어 있으며, 후부요도를 바퀴모양으로 둘러싸고 있는 20g 정도의 호두 크기만 한 분비샘으로 여기서 전립선 액이라는 물질이 분비된다. 배뇨와 발기 그리고 사정에 관계하는 근육과 신경들이 붙어있어 배뇨조절, 사정 및 발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다. 그런데 바로 이 요도를 둘러싼 전립선이 커지면서 소변을 보기 힘들어 지거나 다른 증상을 나타내는 질환을 전립선비대증이라고 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전립선비대증의 발병 연령이 점점 낮아지는 원인은 서구화된 식생활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남성호르몬과 노화가 원인, 소변보기 힘든 다양한 증상
전립선의 비대는 남성호르몬을 만드는 정상 고환을 가지고 있는 40대 이상의 남성에게만 발생한다. 전립선비대증을 일으키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은 바로 남성호르몬과 노화이다. 남성호르몬은 테스토스테론 또는 안드로겐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대부분 고환에서 생산된다. 이외에도 유전적 인자, 체질 및 영양, 동맥경화 및 인종 간 차이에서도 발생한다.
전립선비대증의 초기증상으로는 가장 먼저 소변을 자주 보게 되는 ‘빈뇨’, 자다가 한두 번 이상 일어나 소변을 보는 ‘야간뇨’ 증상이 나타나며, 소변을 볼 때 한참을 뜸을 들여야 하는 ‘지연뇨’, 오줌줄기가 점차 가늘어지고 아랫배에 힘을 줘야 소변이 가능한 ‘세뇨’ 증상으로 이어지고, 증상이 심해지면 소변을 본 뒤 또 보고 싶고 개운하지 않은 ‘잔뇨’, 소변이 방울방울 떨어지거나 더 심하면 한 방울도 나오지 않는 ‘급성요폐’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1, 2차에 걸친 검사방법으로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중요
그렇다면 남성은 나이가 들면 무조건 전립선비대증에 걸릴까? 물론 그것은 아니다. 하지만 실제로 중년 이후의 상당수 남성들이 전립선 질환으로 고통 받고 있다. 전립선 질환의 치료를 위해서는 먼저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고, 진단에는 크게 1차 검사와 2차 검사방법이 있다.
1차 검사방법은 병력문진→이학적 검사→소변검사→혈액검사 순서로 이뤄진다. 환자가 병원을 찾으면 먼저 의사가 전립선 증상과 관계된 병력문진을 하고 다음으로 의사가 직접 전립선의 크기와 상태를 보기 위한 이학적 검사와 소변검사를 한다. 그리고 반드시 혈액검사도 하는데 이는 배뇨장애가 있을 때 신장에 이상이 없는지를 살펴보기 위함이다. 이후 좀 더 정확한 상태를 알 필요가 있을 경우 초음파, 요속검사, 방광압력(요속검사), 내시경 및 요로 조영술 등의 2차 검사를 하게 된다.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삶의 질 향상
1, 2차 검사를 통해 전립선비대증의 정도를 파악한 후에는 치료를 결정한다. 전립선비대증으로 생명을 잃는 경우는 전체 환자의 1% 미만으로 치료만 잘 받는다면 사실상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한 전립선비대증은 계속 진행되는 신체적 상태이므로 완치보다는 지속적인 배뇨상태의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다. 따라서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에 있다.
전립선비대증의 대표적인 치료로는 크게 약물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눌 수 있으며 약물치료의 경우 전립선 근육을 이완시켜서 배뇨를 원활하게 해주는 교감신경차단제와 전립선 크기를 줄여주는 항남성호르몬요법이 있다. 수술적 치료법으로는 경요도내시경전립선절제술(TURP)와 전립선플라즈마기화술(TURis-V), 홀렙레이저시술 등이 있으며 환자의 전립선상태에 따라 수술방법을 결정하게 된다.
일명 ‘침묵의 병’,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
전립선비대증은 50대 남성의 50∼60%, 60대 남성의 60%, 70대 남성의 70%가 앓고 있는 질병으로 속칭 ‘침묵의 병’으로 불린다. 본인이 증세를 느끼기 시작할 때쯤이면 병은 이미 꽤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고 초기에 증세를 느끼더라도 병원을 잘 찾지 않는 탓도 있다. 나이가 들면 흔히 피부의 탄력성이 떨어진다고 얘기하는 것처럼 방광이나 전립선에도 이러한 변화들이 찾아온다. 소변을 보기 위해서는 전립선 입구가 잘 열려야 하는데 노화 등으로 탄력성이나 유연성이 떨어지면 내 맘대로 안 되는 일들이 발생하는 것이다. 방광도 젊은 방광은 쉽게 늘어나고 수축하지만 노화가 진행되면 잘 늘어나지도 않고 조금만 소변이 차도 화장실에 가고픈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사실 전립선비대증에는 완치라는 말을 쓸 수 없다. 왜냐하면 나이에 따른 변화로 일시적인 치료에 의해 증상이 좋아지더라도 어느 순간 또 다시 나빠질 수 있으므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립선비대증’ 환자의 바람직한 생활
- 탄수화물, 섬유질, 야채, 과일 및 생선 등의 섭취를 늘린다.
- 체중을 조절하고 특히 내장지방의 양을 줄이려는 노력을 한다.
- 소변을 너무 오래 참지 않는다.
- 과음을 하지 않는다.
- 감기약을 복용해야 할 때는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한다.
- 자극성이 강한 음식, 음료 및 커피를 삼간다.
- 육류 섭취를 줄인다.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