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7일 교육부가 ‘2022학년도 대학입학제도 개편방안 및 고교교육 혁신방향’을 발표한 후 다양한 입시기관에서 관련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현 중3 학부모들은 대입제도가 바뀜에 따라 이를 올바로 이해하고 고교 입학 전에 보다 바람직한 대입전략을 세우기 위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8월 30일 휘문고등학교 강당에서 현재 중3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위해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방안의 이해와 실제’를 주제로 설명회가 열렸다. 대교협 파견 박문수 교사(청원여고)와 휘문고 진학부장인 우창영 교사가 진행한 이번 설명회는 객관성을 확보한 알찬 내용을 전달해 그 의미를 더했다. 1부와 2부로 진행된 설명회 핵심 내용을 정리해봤다.
참고자료 휘문고 대입설명회 내용 및 자료집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방안의 이해와 실제’
정시 30% 이상, 선택형 교육과정 & 선택형 수능
현재 고1 학생들부터 ‘2015 개정교육과정’에 따라 학교 교육과정이 운영되고 있다. 그렇지만 이에 맞춘 대입제도 개편은 지난해 1년 유예돼 현재 중학교 3학년부터 적용된다. 따라서 현재 중3 학생들은 내년도부터 문·이과 통합 선택형 교육과정에 따라 배우고 대학입시도 개편된 제도에 따라 치르게 된다.
주요 변화내용을 보면 우선 대학별로 정시모집이 30% 이상으로 확대되는 것이다. 주요 대학 중 수능 중심 전형(정시)의 비율이 30%가 안 되는 8개 대학들이 그 비율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리게 되면 정시 인원은 적어도 1400여명 늘어난다. 2020학년도 대입전형을 기준으로 정시(수능)모집이 30% 미만인 주요 대학은 경희대, 고려대, 서울대,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 등이다. 서강대와 성균관대는 2020학년도 대입전형에서 이미 정시모집이 30%를 넘어선다.
내신평가는 현재 고1~3학년은 모두 등급제 평가가 입시에서 평가 자료로 활용되지만 중3 학생들은 등급제와 성취평가제(진로선택과목) 평가 자료가 모두 활용된다.
수능의 변화는 과목 선택의 폭이 넓어져 선택형 수능으로 변화한 점이 가장 큰 변화이다. 절대평가는 영어와 한국사는 변화 없이 기존 방식대로이고, 새롭게 제2외국어/한문이 절대평가로 시행된다. 국어는 2021학년도 수능에서는 언어와 매체 중 언어만 수능 출제 범위지만, 2022학년도 수능은 언어와 매체가 모두 출제범위이다. 수학은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가 선택 과목으로 바뀌어 자연계열 학생들의 학습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박문수 교사는 “대학이 모집단위에 따라 수학 3개 선택과목 중 지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입시전략을 세우는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는 계열 구분 없이 2개 과목을 선택할 수 있어 선택 폭이 다양해졌다.
EBS 수능 연계가 50%로 줄고 간접 연계가 확대되는데 이는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박 교사는 “EBS 연계는 연계율에 따라 수능 성적의 변화가 큰 지역이 있고 그렇지 않은 지역이 있다. 수능은 변별력이 있는 고난이도 문제가 상위권을 가르므로 교육특구 지역에서 EBS 연계율 감소에 따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학생부와 자기소개서 간소화
학생부 기재는 항목과 분량 모두 간소화됐다. 학생부는 상급학교의 전형자료로 제공할 수 있는 명문화된 자료임이 전제가 된다. 따라서 평가 자료로 의미가 있다. 문제는 학교 간 교사 간 편차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학생부 기재의 주요 변화를 살펴보면 인적사항과 학적사항의 통합(부모정보, 특기사항이 삭제)돼 평가와 관련 없는 항목은 삭제됐다. 수상경력은 각종 교내 대회가 과열되다 보니 상급학교 진학 시 제공하는 수상경력 개수를 학기별 1개씩 총 6개로 제한한다. 학생들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대회는 운영되겠지만 대입 평가 자료로 제공하는 개수는 6개로 제한하게 되는 것이다.
동아리의 경우 자율동아리를 학년 당 1개로 제한한다. 박 교사는 “고교 인기 동아리에 들어가면 마치 대학을 들어간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동아리에 따라 들어가기 위해 3차까지 시험을 치르기도 하는데, 본 동아리는 그대로 운영되지만 앞으로 자율동아리는 개수가 제한된다”고 말했다. 소논문은 현재는 교과 활동 결과물이나 동아리 활동과 연계해 기재가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기재하지 못한다. 교과학습발달상황은 여전히 가장 의미 있는 항목이며 향후 방과후학교 활동 내용은 기재하지 않는다.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은 현재 1,000자 분량에서 500자로 축소된다.
자기소개서도 간소화된다. 문항 수가 4문항에서 3문항으로 줄어, 기존의 1~2번 문항이 통합되는 방향으로 개선되고, 현재의 3번 문항은 인성 관련 질문 방식으로 개선될 할 예정이다. 글자 수도 현재의 5,000자에서 3,100자로 줄어든다.
▒ 2015 개정 교육과정 기초/탐구 교과
교과 영역 | 교과군 | 공통과목 | 선택 과목 | |
일반선택 | 진로선택 | |||
기초 | 국어 | 국어 | 독서, 문학, 언어와 매체, 화법과 작문 | 실용 국어, 심화 국어, 고전 읽기 |
수학 | 수학 | 수학Ⅰ, 수학Ⅱ, 미적분, 확률과 통계 | 실용 수학, 기하, 경제 수학, 수학 과제 탐구 | |
영어 | 영어 | 영어Ⅰ, 영어Ⅱ, 영어 회화, 영어 독해와 작문 | 실용 영어, 영어권 문화, 진로 영어, 영미 문학 읽기 | |
한국사 | 한국사 | |||
탐구 | 사회(역사/도덕포함) | 통합사회 | 한국지리, 세계지리, 세계사, 동아시아사, 경제, 정치와 법, 사회문화,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 여행지리, 사회문제 탐구, 고전과 윤리 |
과학 | 통합과학 과학탐구실험 | 물리학Ⅰ, 화학Ⅰ, 생명과학Ⅰ, 지구과학Ⅰ | 물리학Ⅱ, 화학Ⅱ, 생명과학Ⅱ, 지구과학Ⅱ, 과학사, 생활과 과학, 융합과학 |
* 파란 글씨 과목은 수능 필수 과목, 빨간 글씨 과목은 수능 선택 과목
중학교 성적과 고교 성적의 상관관계 크지 않다
중학교 때 공부를 잘했는데 고등학교에 가서도 잘할까? 우창영 교사는 “인문계열과 자연계열로 나누어 중학교 성적과 수능 성적, 중학교 성적과 고등학교 성적을 비교해보면 상관관계가 크지 않다. 학생별로 성적변화가 크다는 뜻이다. 인문계열 학생들은 더욱 변화가 크고, 자연계열 학생들은 중학교 때 잘한 학생이 고등학교에서도 잘하는 경우가 많지만 개인적인 특성에 따라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중학교 성적이 좋지 않다고 고등학교에서도 무기력할 필요는 없다. 공부에 대한 의욕이 없으면 성적은 오르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중학교 성적과 고등학교 성적이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성적 산출방식의 차이가 크다. 중학교는 5등급제로 성취도평가를 하지만 고등학교는 상대평가를 실시하며 9등급제이다. 또한 단위수를 적용하므로 주요 교과의 영향력이 증가한다. 고교에서는 학습량이 증가하고 학습내용 난이도도 높아지므로 학습태도와 습관도 상당히 중요하다. 공부하는 방법을 터득해야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 교과목과 2022학년도 수능 출제 과목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교과는 크게 공통과목, 일반선택과목, 진로선태과목 등으로 나뉜다. 이중에서 수능 공통 과목은 독서, 문학, 수학Ⅰ, 수학Ⅱ, 영어Ⅰ, 영어Ⅱ, 한국사 등이고, 선택과목의 조합 구성은 이전보다 다양해졌다.(도표 참고)
우 교사는 “인문계열에서도 수학 심화학습을 하는 학생들은 미적분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연계열에서 공대를 가려는 학생들도 미적분을 선택할 것이다. 탐구는 대학들이 인문계열은 사탐 2과목 자연계열은 과탐 2과목을 지정한다면 ‘사탐 1과목+과탐 1과목’으로 선택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교과 선택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에 대해 우 교사는 “인문계열 학생들은 평가요소 중 학업역량보다 전공적합성이 더 중요하므로 자신이 좋아하는 영역을 찾아내야 한다. 반면 자연계열 학생들은 전공적합성보다 학업역량이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좋아하는 공부를 열심히 시키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관심 있는 계열과 고등학교에서 선택한 교과목이 연계되면서 스토리텔링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진로 분야별 추천 교과목 예시>
- 어문 : 국어, 영어, 세계지리, 세계사, 동아시아사, 한문, 제2외국어
- 언론/방송/광고 : 국어, 영어, 한국사, 동아시아사, 세계사, 사회문화, 과학사, 한문, 제2외국어
- 경제/회계/무역 : 한국지리, 세계지리, 경제, 정치와 법, 확률과 통계, 경제 수학
- 보건/간호 : 정치와 법, 생활과 윤리, 화학Ⅰ·Ⅱ, 생명과학Ⅰ·Ⅱ, 가정과학
- 생명/화학 : 화학Ⅰ·Ⅱ, 생명과학Ⅰ·Ⅱ, 미적분, 확률과 통계
- 수학/물리/천문/지구 : 미적분, 기하, 물리학Ⅰ·Ⅱ, 지구과학Ⅰ·Ⅱ, 과학사
- 전기/전자/컴퓨터 : 정치와 법, 사회문화, 물리학Ⅰ·Ⅱ, 화학Ⅰ·Ⅱ, 생명과학Ⅰ·Ⅱ,
미적분, 기하, 환경, 과학사
- 재료/기계/화공/고분자/에너지 : 물리학Ⅰ·Ⅱ, 화학Ⅰ·Ⅱ, 생명과학Ⅰ·Ⅱ, 미적분,
기하, 환경, 과학사
- 연극/영화/응용예술 : 국어, 연극의 이해, 영화감상과 비평, 세계사, 미술사, 음악사
Tip 고교선택에 대한 조언
●박문수 교사 : 고교의 입시결과, 즉 어느 학교가 서울대를 비롯한 명문대에 몇 명을 보내느냐에 신경 쓰기보다 학생의 성향을 고려해야 한다. 경쟁을 좋아하는 학생인지, 집에서는 가까운지 등을 우선 고려해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우창영 교사 : 고교선택보다 진로부터 설계해야 한다. 인문·자연계열이 통합된다는 것은 그 자체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세분화되고 내가 선택하는 것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학교가 문·이과로 나누어 이분법적으로 선택하게 했다면 이제 선택이 세분화된 것으로 보면 된다. 흥미도 검사나 적성검사 등을 통해 인문, 사회, 자연, 공학 정도의 진로를 설정한다. 고교를 선택할 때는 나한테 맞는 학교가 중요하다. 일반고/자사고/외고/과학고 등 학교의 유형보다는 개별 학교의 특성을 파악한다. 수시와 정시 둘 다 대비 가능하지, 소수 선택과목을 잘 소화해줄 수 있는지, 진로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지 등을 고려한다.
Q&A
정시가 많이 늘어나지 않는다고 보면 결국 내신이 유리한 학교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요?
학생이 어느 대학을 목표로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가려는 대학의 수준이 높고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있는 대학을 목표로 한다면 대학의 요구 기준을 어떻게 맞출 것인가를 고려해 고교를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교과를 잘 챙기는 학생인지 아닌지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1등급을 받기 어려운 학교도 있으므로 이 점도 고려해야 한다. 최상위권은 어디를 가든 잘하지만, 그 바로 밑에 그룹들은 어떤 공부를 잘할 수 있느냐를 고려해야 한다.
문·이과 통합으로 수능 수학은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를 선택하게 되어 있는데 교육과정은 어떻게 선택하면 될까요?
문과 학생들이라면 확률과 통계를 선택할 확률이 높고 이과 학생들은 미적분을 선택할 확률이 높을 것이다. 이 선택으로 문과와 이과의 계열 특성이 나타날 것이다. 학교별 교과 편성은 필수 이수단위가 있고 학교 지정과목 등이 있어서 선택적으로 운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학원은 얼마나 다녀야 하나요?
학원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것으로 오해하는 학부모들이 많은데 다니는 학원이 많아지면 과부하가 걸려 역효과가 난다. 학교 수업시간에 숙제를 하는 학생이라면 학원을 줄여야 한다. 또한 수동적인 학습 습관이 생기므로 반드시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내신은 포기하고 수능에만 전념하면 안 되나요?
내신과 수능은 별개의 내용을 학습하는 것이 아니다. 내신은 학습내용을 마지막으로 점검하는 과정이다. 하나의 방법이 될 수는 있겠지만 가능성이 높은 쪽을 선택해야 한다.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