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8일 신세계그룹이 삼성동 코엑스몰 지하에 오픈한 ‘삐에로 쑈핑’이 줄지어 입장해야할 만큼 요즘 핫 플레이스다. 일본의 ‘돈키호테’와 비슷한 콘셉트인 ‘삐에로 쑈핑’은 한마디로 요지경 만물상이다. 초저가형 숍에서나 볼만한 품목에서부터 명품 백화점에서 볼 수 있는 품목까지 다양하게 갖춘 매장이다. 편안한 쇼핑보다는 복잡한 진열, 신기한 품목, 불편한 동선, 톡톡 튀는 P.O.P. 속에서 B급 감성을 한껏 느낄 수 ‘삐에로 쑈핑’을 둘러봤다.
다양한 품목, 희귀한 물건, 어뮤즈먼트 디스카운트 스토어
‘삐에로 쑈핑’은 식품, 가전, 뷰티, 헬스, 주류, 취미용품, 세제, 의류, 성인, 바디 등 일상용품에서부터 희귀한 물건까지 수 만 가지의 다양한 상품을 모아놓은 어뮤즈먼트 디스카운트 스토어이다.
입구에는 ‘지금도 새로운 상품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방금! 신상 입고완료!’, ‘선택장애 입장주의, 너무 많은 상품 있습니다’, ‘실수로 가격표에 0하나 빼서 붙였는데, 어딨는지 모르겠네’ 등의 문구가 스쳐지나간다. 입장 전부터 착한 가격으로 다양한 상품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를 품기에 충분하다.
복잡한 진열, 붐비는 인파, 물건 찾기 힘들어요~
빨간 바탕에 노란 색으로 ‘삐에로 쑈핑’이라고 쓰인 사인은 그 강렬함이 인상적이라 코엑스몰 내에서도 쉽게 눈에 띈다. 입구를 찾으니 입장 가이드라인을 따라 지그재그로 줄지어 들어가는 모습이 마치 놀이공원에서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 줄서있는 장면이나 인기 있는 공연을 보기 위해 공연장으로 입장하는 모습과 흡사하다.
‘입장만 하면 매장 안은 좀 쾌적하겠지’라는 기대와 달리 들어서자마자 다시 한 번 놀란다. 정신없이 복잡한 상품 진열로 도대체 뭐가 어디에 있는지 감을 잡을 수가 없다. 품목별로 구분된 대형 마트의 진열에 익숙해서인지 마구 뒤섞인 진열이 어리둥절하기만 하다.
진열대 사이의 좁은 통로도 복잡함을 더한다. 주말에는 어깨를 스쳐야만 지나칠 정도이다. 요즘은 쾌적한 쇼핑을 위해 입장을 제한하는 명품 숍들도 있고, ‘다이소’와 같은 초저가 스토어도 쇼핑공간이 쾌적한 편인데, 그에 비하면 이곳은 북새통이 따로 없다. 한적한 백화점 쇼핑만 다녔던 사람이라면 그야말로 ‘입장주의’가 필요하다. 찾는 물건이 있어서 직원에게 물어봐도 찾기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직원들도 모를 수 있기 때문이다. ‘삐에로 쑈핑’에서 보다 편안한 쇼핑을 원한다면 평일 오전 시간을 이용하는 것이 현명할 듯하다.
이색상품과 위트 넘치는 P.O.P. 둘러보는 재미 쏠쏠
복잡하고 정신없지만 ‘삐에로 쑈핑’을 찾는 이들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꼭 사야할 물건이 없더라도 이색상품이 많아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데다 한 바퀴 돌고나면 그래도 가성비 좋은 품목 서너 개는 골라 담게 된다. 또 다른 재미는 곳곳에 위트 넘치는 P.O.P.(구매시점 광고)가 눈에 띄는 것. 맞춤법을 무시한 문구들은 역시 B급 감성을 자극한다.
‘뭐가 어딨는지 하나도 모르겠지만’ - 지하1층 매장 천장
‘꼭 일본에 가야하나~ 여기도 있는데!’ - 일본 인기상품 코너
‘대박쓰... 그 어디에서도 이렇게 많은 nail tip은 본적이 없셔!!!’ ,
‘1+1 너는 이미 4개를 들고 있다’ - 네일 팁 코너
‘역풍도 역방향에서 보면 순풍입니다. 고가도 저가 쪽에서 보니 그런거죠. 이쪽에서 보세요 비싼게 아니예요’ - 고가 주류 매장
‘내가 유행시키는 백’ - 핸드백 매장
‘어제 걔가 입은 옷’, ‘연예인과 같은 나의 일상, 스타일로 완성하다’ - 의류 매장
‘내 바디는 소중하니까’ - 바디케어
‘미모 두배업’, ‘파뿌리가 검은머리 되도록 오래오래 행복하게’ - 탈모/헤어 용품
‘커다란 얼굴로 살 수 없다’, ‘독을 얼굴에 발라? 한번만 써보면 뱀독, 봉독에 넌 이미 중독’ -미용용품
‘물 건너온 허세 덩어리’ - 향수 코너
‘급소가격, 만나는 순간 급소를 찔린 듯 충격적인 삐에로 쑈핑의 초저가 상품. 너무 놀라 기절할 수 있으니 쑈핑할 때 주의할 것’ - 지하 1, 2층 연결 통로
●위치 : 강남구 영동대로 513(삼성동 159) 코엑스몰 지하1층
●운영시간 : 오전 10시~오후 10시
●문의 : 02-6002-5500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