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소과 수험생들이 죽어라고 ‘두상’만 만드는 게 지금 조소입시학원의 풍경이다. 기 언급했듯이 ‘두상 만들기’는 죄가 없다. 늘 똑같은 두상 문제가 출제되고 학생들은 그 준비를 지겹도록 한다는 것이 문제일 수 있다. 하지만 당장 대학입학이 중요한지라 지루하다고 생각 할 틈도 없이 기계처럼 한다. 그 사이 학생들은 점차 기능인이 되어가고 미술의 가장 중요한 창의적 상상력은 점점 소멸되어진다. 힘들게 대학에 입학해서는 그들의 ‘멘토’였던 선배강사가 그러했듯이 미술학원에서 아르바이트로 가르치는 일을 시작한다. 똑같은 상황의 연속이고 대물림이다. 그렇다고 미술의 도제적 속성을 폄하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똑같이 반복되는 지루한 과거의 관성이 너무 크기에 변화 없는 입시미술이 쉽게 질릴 뿐이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더욱 그럴 것이 조소전공은 옛날 도인처럼 외딴곳에서 혼자 수련할 수 있는 예술이 아니다. 신개념, 신기술, 신소재와의 다양한 융·복합이 필수인 전공이다. 함께 해야만 할 것들이 아주 많다. 또한 미래도 멀게만 느껴지는 막연히 먼 미래가 아니라 대학교만 졸업하면 바로 현실이다. 이렇게 가까운 미래에 잘 되기 위해서는 먼저 대학의 입시 실기 시험 변화가 필수이다. 그래야 미술교습도 바뀔 수 있다. 하는 이와 받는 이 모두 말이다.
그나마 서울대 미대 조소과 입시의 실기전형이 과거형이 아니고, 매년 다른 문제가 출제되는 현재진행형이라서 그 중 다행이다. 그러나 서울대의 시험문제도 조금만 방심하면, 또 하나의 지루한 과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지금처럼 매년 예측할 수 없는 다양한 문제가 출제된다면 준비하는 학생이나 필자와 같은 교습자나 다양한 미술 실기를 준비하며 그 과정 속에서 진정한 예비 미술인이 고민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접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10여 년 전, 한 대학에서부터 시작된 미술실기 시험의 변화는 지금도 멈추지 않는 나비효과라고 믿고 싶다. 필자와 같은 생각, 또는 더욱 발전적인 대안들을 주변에서도 종종 볼 수 있다. 이렇듯 제도개선을 위한 저변은 많이 무르익었다. 대학관계자, 공교육, 사교육 관계자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하나로 모을 수 있는 날이 곧 올 것이라 믿는다.
최진욱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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