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형 산림치유 프로그램이 인기이다. 안양형 산림치유란 서울대 관악수목원 내 ‘치유숲길’에서 산림치유지도사와 함께 체조, 호흡, 명상 등을 체험하는 산림치유프로그램이다. 서울대학교 수목원은 1967년 12월 조성된 우리나라 최초의 대학 수목원이다. 무엇보다 오랜 세월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비개방 수목원이라 자연 그대로의 환경이 매력적이다.
안양시 최정순 산림치유지도사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수목원이 아닌 학술 목적으로 보존된 곳이라 그 어떤 수목원보다도 훼손되지 않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리포터가 직접 산림치유프로그램을 신청하여 가을의 짙은 향이 가득한 ‘서울대학교 수목원’으로 힐링 여행을 떠나보았다.
녹색으로 물든 시간, 잔잔한 치유의 공간
지난 수요일 오전 10시, 안양형 산림치유 ‘숲에서 숨쉬다’ 프로그램 신청자들은 관악수목원 입구에서 최정순 산림치유지도사와 처음 만났다. 처음 만나는 한 분 한 분 눈 맞춤만큼 소중한 것은 오랜만에 일반인에게 개방된 연초록빛 수목원의 모습이다. ‘초록도 모두 같은 초록이 아니다’라는 시 한 구절을 떠올리며 나무꼭대기부터 맨 아래 땅까지 펼쳐진 초록빛을 꼼꼼히 살펴보았다. 하나하나 모두 다른 초록빛들이 순식간에 선물처럼 눈앞에서 어른거린다. 산림치유지도사는 “숲에 오면 내가 가진 진동이 숲의 진동에 맞추어진다. 2시간 동안의 짧은 만남이지만 숲을 통해 여러분 모두가 치유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핸드폰도 수다도 잠시 잊고 초록빛 수목원을 산림치유지도사를 따라 걸어가 본다. 일반인에게 개방되지 않는 곳이라 더욱 조용하고 안정된 느낌의 공간이다. 낡은 다리 위의 운지버섯도 구름처럼 예쁘게 피어있다. 나무들 사이를 걷다 보니 눈앞에 이름 모를 커다란 붉은 열매가 하나 뚝 떨어져 있다. “새가 제일 잘 인식하는 색깔이 붉은색이어서 찔레같이 붉은 열매는 새가 먹기 좋은 형태”라는 산림치유사의 설명도 기억에 남지만 나무에서 막 떨어진 붉디붉은 예쁜 열매가 그 어떤 것보다 아름다웠다.
커다란 나무를 사이에 두고 체조도 하고 넓은 공간에서는 산림치유사의 설명에 따라 명상에도 잠겨본다. 쭉 이어진 나무 사이로 길을 걷다가 따스한 햇볕을 벗 삼아 뒤돌아서 보면 방금 지나쳤던 나무들도 다시 보인다. 정신없이 달려오던 시간, 뒤돌아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여유로워진다. 그래서일까? 잣나무, 회화나무, 처진을벚나무, 상수리나무 등 이름까지 아름답다. 커다란 스트로브잣나무 옆 작은 쥐똥나무가 그림처럼 잘 어울리는 것은 이들이 바로 수목원의 주인이기 때문이다.
둘씩 짝지어서 다른 사람이 안내하는 곳에 눈을 감고 따라가기, 나팔꽃 체조, 명상 등 산림치유프로그램은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지만 특히 마지막에 나누는 따스한 차 한 잔이 기억에 남는다. 처음 보는 사람들, 하지만 자연을 함께 나누어서인지 따스한 녹차 한 잔에도 마음이 편했다. “오늘의 좋은 경험을 기억하시고 자주 산을 찾아 건강하게 또 오시라”는 최정순 산림치유지도사의 말이 귓가에 맴돈다. 순간 ‘또 와야지’ 마음으로 약속해 본다.
산림치유프로그램 신청 필수, 안양예술공원에서 도보로 30분
산림치유프로그램을 체험하고 싶다면 우선 안양시청 홈페이지에서 안양형 산림치유프로그램을 신청해야 한다. 산림치유프로그램은 성인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숲에서 숨쉬다’ 프로그램부터 임산부와 결혼 전 부부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숲에서 만나다’, 갱년기 증상 회복을 목적으로 진행되는 ‘숲에서 살리다’ 프로그램 등이 준비되어 있다. 현재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성인 대상의 ‘숲에서 숨쉬다’ 프로그램이다. 모두 참여자들의 심신 안정과 치유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산림치유지도사의 지도로 약 2시간 동안 진행된다. 성인이면 누구나 선착순 신청할 수 있다. 관악수목원은 안양예술공원에서 도보로 약 30분간 걸으면 도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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