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7일 강남구 영동5교 아래 양재천(개포동역 인근)에서 ‘예술로 읽는 시대와 철학-시민들과 함께하는 대토론회’가 열렸다. 이 토론회는 대치도서관이 지속적으로 진행해 오고 있는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된 야외 행사였다. 장맛비가 오락가락한 궂은 날씨였음에도 40여 명의 참여자들이 모여 자연을 벗 삼아 강연도 듣고 토론도 함께했다. 시원하게 흐르는 양재천 물소리를 들으며 마음의 양식을 나눈 그 현장을 다녀왔다.
올해 5차 15회로 진행되는 대치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
대치도서관에서 진행하고 있는 ‘길 위의 인문학’ 프로그램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도서관협회가 주관하고 있는 인문학 공모 사업이다. 대치도서관은 자유기획형 프로그램으로 선정돼 지난해에는 철학을 주제로 11회에 걸쳐 진행했고 올해는 ‘예술로 읽는 시대와 철학’을 주제로 5차 15회에 걸쳐 진행 중에 있다.
1차에 3회씩 진행되며, 1~2회는 강연, 3회는 지역사회의 예술 탐방이나 토론회와 같은 후속모임을 진행한다. 이번 토론회는 ‘근대 초기의 예술과 철학’을 주제로 진행한 2차 프로그램 중 세 번째 행사였다. 1~2회는 ‘그림으로 그린 역사’, ‘그림 속에 등장한 일반 시민들의 삶’을 주제로 대치도서관 문화교양관에서 강연을 진행했었다.
대치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강사진은 모두 프랑스 독일 등 유럽에서 철학, 문학, 예술 등을 전공한 박사들로 구성돼 수준 높은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대치도서관 유순덕 관장은 “현대인들은 SNS 등 기계를 매개로 인관관계를 맺어 외로워진다. 특히 자녀교육 중심으로 살아가고 있는 강남 대치동은 삭막하다고도 한다. 서로 생동감 있게 생각을 나누는 토론의 장을 성인들에게도 열어 주어야 한다. 지식 위주로 공부한 어른 세대는 대화하고 공감하는데 익숙지 않아 공감형 대화보다는 공격형 대화를 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어른들이 변해야 아이들도 변한다. 그런 의미에서 작은 시도가 큰 것을 만들어낸다는 생각으로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자연 속에서 예술, 철학, 인생을 논하며 르네상스의 의미를 되새기다
5시간에 걸쳐 진행된 이날 대토론회는 3부에 걸쳐 진행됐다. 1부는 박남희 강사(서울대 평생교육원 철학교수, 철학아카데미 상임위원)가 ‘예술과 철학이 우리 삶에 주는 행복’과 ‘르네상스의 이해’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2부에서는 ‘근대를 열게 한 르네상스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가?’에 대해 문학, 사상, 예술, 학문, 경제 등의 소주제를 정해 5개 조로 나누어 팀별 토론을 진행했다. 활발한 팀별 토론은 점심시간까지 이어질 정도로 활기를 띄었다. 소풍 나온 기분이 되어 도시락으로 점심을 한 후 3부에서는 ‘르네상스가 현대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대토론을 진행한 후 행사를 마무리 지었다.
강연을 맡았던 박남희 교수는 “대치도서관 어머니들은 우리나라의 선진성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교육열이 지나치게 높아 비정상적인 면도 있다. 경제, 사회, 학문적 위치에 준하는 사회적 책임도 함께할 수 있는 올바르고 떳떳한 이미지로 변화해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 관장은 “르네상스의 정신은 이 시대에도 유효하다. 대치동이 사교육 1번지가 아니라 르네상스를 다시 열어 사회를 변화시켜나가는 곳이 되었으면 한다. 엄마들이 바뀌면 사회도 바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1차부터 계속해서 프로그램에 참여한 김현민씨(중3 학부모)는 “강의실이 아닌 자연 환경 속에서 좋은 강의도 듣고 조별 토론을 통해 예술과 철학, 그리고 인생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아이들과 아옹다옹하는 삶에서 벗어나 의미 있는 토론과 대화를 나눈 좋은 시간이었다”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대치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은 현재 2차까지 진행되었고 오는 7월 14일부터 3차 프로그램이 시작(3차 마감 상태)된다. 8월 25일부터 시작하는 4차 프로그램은 3주 전에 공지하고 모집기간을 정해 선착순 마감한다. 당일 마감될 정도로 인기 프로그램이므로 관심이 있다면 서둘러 신청하는 것이 좋다. 성인이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며 무료로 진행된다.
<2017 대치도서관 ‘길 위의 인문학’ 향후 프로그램>
차수 주제 | 구분 | 일시 | 세부주제 | 장소 | 강사 | 주제도서 |
<3차> 근대 후기의 예술과 철학 | 강연1 | 7월 14일(금) 10:00~13:00 | 그림은 무엇을 말하는가 | 대치도서관 문화교양관 | 한상연: 독일 보쿰대 철학박사, 가천대 교수 | <우리는 모두 예술가다> |
강연2 | 7월 28일(금) 10:00~13:00 | 무엇이 그림을 그림이게 하는가 | ||||
탐방 | 8월 11일(금) 10:00~15:00 | 우리 지역 미술관 탐방 | 예술의 전당 | |||
<4차> 현대 예술과 철학 | 강연1 | 8월 25일(금) 10:00~13:00 | 꿈을 이야기하다 | 대치도서관 문화교양관 | 김진영: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 박사과정-철학/미학 | <밝은 방> |
강연2 | 9월 1일(금) 10:00~13:00 | 아름다움을 위한 아름다움 | ||||
탐방 | 9월 15일(금) 10:00~15:00 | 우리 지역 미술관 탐방 | K현대미술관 | |||
<5차> 현대와 미래의 예술과 철학 | 강연1 | 9월 29일(금) 10:00~13:00 | 현실과 가상과 상상 사이 | 대치도서관 문화교양관 | 박남희: 대학교수, 연세대 철학박사, (사)나란히 대표 | <매체, 매체예술 그리고 철학>/ <미학 오디세이> |
강연2 | 10월 13일(금) 10:00~13:00 | 예술의 사회적 역할 | ||||
후속 모임 | 10월 27일(금) 10:00~15:00 | 우리지역의 화가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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