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힌 고속도로, 모든 운전자가 짜증스럽고 따분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한 젊은 여성이 차 문을 열고 나와 노래하며 춤추기 시작하자 차 안의 사람들이 하나둘 나와 도로는 순식간에 신나게 어울리는 공연장이 된다.
오프닝 장면부터 ‘와우~’, 저 장면을 어떻게 찍었을까. 감탄사가 저절로 튀어 나온다. 이렇게 시작된 영화 <라라랜드>는 중간 중간 춤과 노래로 메마른 현대인의 감성을 한껏 자극한다.
배우 지망생 미아(엠마 스톤)와 재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은 삶은 어렵지만 꿈을 키워나가는 인생의 가장 빛나는 순간에 만나 서로에게 편안하게 다가간다. 상대방의 꿈을 인정하고 믿어주고 잘한다고, 넌 할 수 있다고 격려하며 서로에게 보이지 않는 큰 힘이 되어 준다. 무엇보다도 둘은 상대방의 꿈에 대해 가식적이거나 표면적인 공감이 아니라 진심으로 함께 즐기며 공감하고 응원한다. 어쩌면 본인의 꿈보다 상대의 꿈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듯하다. 혹시라도 꿈을 포기할까봐 안타까워하는 모습은 너무나 순수하고 아름답다. 라이언 고슬링의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와 엠마 스톤의 꿈을 향한 절실한 노래는 중간 중간 감동을 더한다.
후반부에 세바스찬의 연주와 함께 또 다른 설정으로 전개되는 세바스찬과 미아의 시퀀스는 유쾌한 볼거리다. 로맨스로 이어지길 기대했던 장면, 그렇지만 묘하게 어긋나고 빗겨 갔던 장면들을 하나하나 꺼내 부드럽고 아름답게 이어주며 해피엔딩을 바라는 관객들의 마음을 충분히 어루만져준다. 그래도 가슴 한 구석이 아쉽고 허전한 것은 그들이 꿈은 이루었지만 이루지 못한 사랑은 가슴 속에 영원히 간직하고 살아가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꿈과 사랑 사이에서 선택의 순간은 언제든 찾아온다. 물론 둘 다 동시에 이룬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모두 가질 수 없다면 꿈을 향해 한참 달려온 시점에서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인생은 선택의 길목에서 불확실성을 전제하기 때문에 더 흥미진진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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