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천재 수학자인 ‘라마누잔’을 처음 알게 된 것은 몇 년 전 당시 고등학생이던 아들이 읽고 있던 책 <천재 수학자들의 영광과 좌절>을 통해서였다. 인도의 가난한 브라만 계급의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24세에 인도 수학회지에 ‘베르누이 수의 여러 가지 성질’이라는 제목의 처녀 논문을 발표했고, 이후 영국의 괴짜 수학자 하디 교수에 의해 케임브리지로 초빙된다.
케임브리지에서 그는 수리분석, 정수론, 무한급수, 연분수 분야 등 3,900개에 달하는 수학 공식과 이론들을 증명했으며 그 공로를 인정받아 제2의 뉴턴이라는 칭송을 받았다. 인도인 최초로 영국왕립학회 회원과 트리니티 칼리지의 펠로우로 선발됐으나 병세가 악화돼 아깝게도 3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영화 <무한대를 본 남자>는 바로 이 비운의 수학 천재 라마누잔과 그의 천재성을 알아준 하디 교수가 함께 한 학문에 대한 열정과 우정을 그리고 있다. 실제로 ‘수의 분할’ 공식을 비롯해 두 사람이 5년간 함께 연구하며 증명한 공식과 이론들은 현재까지 위대한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숫자가 유일한 친구였던 수학 천재 라마누잔의 고뇌와 열정을 고스란히 표현한 배우는 <슬럼독 밀리어네어>로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준 데브 파텔이 맡았다. 또한 하디 교수 역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던 연기파 배우 제레미 아이언스가 맡아 냉철하면서도 따뜻한 속마음을 지닌 매력적인 멘토 연기를 보여준다.
라마누잔의 천재성은 당연히 영화의 몰입 요소지만 천재를 빛낸 스승 하디 교수의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감동 멘토링도 시선을 집중시킨다. 특히 인도인에 대한 부당한 차별과 엄격한 케임브리지 대학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라마누잔의 업적이 인정받을 수 있도록 자신을 낮추고 주변을 설득하는 진정한 멘토의 모습을 보여준다.
실제로 하디 교수는 라마누잔 뿐만 아니라 지난해 개봉했던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의 주인공인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을 포함해 최고의 천재들을 빛낸 멘토로 널리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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