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까지 ‘봉이 김선달’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언제나 중년의 갓 쓴 남자가 떠올랐다.
굳이 얼굴이 궁금하지도 않았지만 이미 중년의 느낌이 강한 비주얼에서 봉이 김선달은 인물 자체 보다는 그의 에피소드에 더 많은 관심이 집중되었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선입견을 한 방에 날려버릴 예쁘장한 ‘봉이 김선달’, 유승호가 나타난 것이다.
원래 설화 속에서도 이렇게 어린 남자였나 싶을 정도도 앳된 얼굴. 어떻게 사기를 칠까 싶게 선한 눈. 건장한 성인남자 한명만 있어도 쉽게 제압될 것 같은 호리호리한 몸이 도무지 봉이 김선달과 어울려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원래 사기라는 게 전혀 사기스럽지 않은 사람이 벌이는 거니까. 사실 사기꾼이라고 부르려면 유승호 옆에 있는 고창석 비주얼 정도는 되어줘야 하는데 유승호는 정말 예쁘기 그지없다. 막내 사기 꿈나무로 나오는 엑소의 시우민보다 더 샤방샤방해 보인다 싶었더니 실제 나이가 3살 더 어리다.
암튼, 고창석과 브로맨스를 자랑하며 줄줄이 읊어대는 사기 이력들이 그저 달달하고 예쁘기만 한데 강력한 ‘악의 축’인 조재현이 카리스마를 내뿜으며 등장하자 이야기는 한껏 진지해지기 시작한다. 돈이나 권세가에게 사기를 쳐서 거짓말임에도 불구하고 민중의 지지를 얻었던 설화 속 봉이 김선달.
이익을 쫓고 계산적이지만 없이 사는 이들을 괴롭히지는 않았기에 언제나 유쾌한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남았던 봉이 김선달. 이번 영화 속에서는 블록버스터급 제방과 함께 등장해 시원하고 통쾌하게 성대련(조재현 분)을 무너뜨린다.
아직은 정극이 더 편한지 감정을 쏟아내는 장면에서 더욱 빛나는 유승호, 코믹 연기의 귀재답게 유쾌한 에너지를 쏟아내는 고창석,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드는 코믹 여재 라미란, 눈빛부터 다른 카리스마의 조재현, 멋지게 연기 신고식을 마친 시우민까지 각 배우들은 설화 속 김선달과 친구들로 분해 120분간 시원ㆍ통쾌한 여름 사기 스토리를 펼쳐 보인다.
이지혜 리포터 angus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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