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초 강남구 삼성동 SM엔터테인먼트 신사옥 지하에 새로운 편의점이 들어섰다.
바로 요즘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는 ‘SUM(썸) 마켓’이다. 그런데 여느 편의점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이곳에 가면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는데…. 현장 확인을 위해 설레는 마음을 안고 SM 사옥을 찾았다.
김선미 리포터 srakim2002@hanmail.net
편의점이야? 럭셔리 백화점이야?
청담역 6번 출구로 나오면 새로 지은 SM엔터테인먼트 사옥이 우뚝 서있다. 파란색 외관과 밝은 화이트 톤의 인테리어가 세련되게 잘 어울린다. 지하로 내려가니 썸마켓 입구가 보인다. 말이 편의점이지 규모는 250㎡(약 76평)로 웬만한 슈퍼마켓 수준이고, 제품 진열과 인테리어는 럭셔리 백화점을 방불케 한다.
SM의 상징색이라는 핑크빛을 바탕으로 심플하게 꾸민 실내가 인상적이다. 여기서 판매되는 99종의 상품들은 마케팅 수단이나 판로가 여의치 않은 중소기업과 협업으로 내놓은 물건들이며 이마트와 협업한 상품도 37종이나 된다. 또한 썸마켓의 상품 큐레이션은 다양한 브랜드들이 만나 서로 교차하고(Intersection), 포용하며(Subset), 합해지는(Union) 스타일을 지향한다.
포장 디자인 역시 고급스럽다. 겉포장에 아이돌의 얼굴을 새기고 싶은 유혹을 물리치고 절제미를 살린 점이 돋보였다. 아이돌의 얼굴 대신 그들의 춤이나 의상, 앨범재킷 이미지를 형상화한 아티스트 고유의 로고와 패턴을 사용했다.
아이돌 스타 이미지와 중소기업 제품의 만남
제품들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EXO(엑소) 손짜장, 소녀시대 팝콘, 샤이니 탄산수 등 SM 소속 가수들의 이름을 새긴 제품들이 눈에 들어온다. ‘엑소 에디션 김미김미’는 중소기업 ‘깃듬’이 엑소의 히트곡 ‘Love me right’ 뮤직 비디오 속 의상을 모티브로 한 김부각이다. 또 자몽 인터내셔널은 슈퍼주니어를 상징하는 패턴을 적용하여 ‘슈퍼주니어 잼’을 만들었다.
이외에도 이마트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탄생한 차별화된 K-푸드들이 진열돼 있다. 오픈 당시만 해도 ‘과연 잘 팔릴까?’라는 의구심을 자아냈지만 한 달이 지난 지금 매출은 기대 이상이다. 숍인숍 형태로 입점한 ‘위드미 편의점’은 개장 직후부터 예상보다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또 중소기업과 협업한 엑소 치즈카라멜 팝콘, 동방신기 초콜릿, 김미김미, 이마트와 협업상품인 피코크 트러플 로즈초콜릿, 엑소 손짜장 등은 전체 매출의 16%를 차지한다. 이는 한류 관광객의 특성상 대량구매가 많아 매출과 객단가가 높게 나타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래서인지 아티스트 틴 케이스 팝콘 앞에는 개당 12,000원의 비싼 가격임에도 ‘1인당 3개 구매 가능’이라는 안내표지가 붙어 있다.
한류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기대돼
매장 한쪽에는 즉석조리식품을 요리할 수 있는 키친과 원목 테이블, 의자가 놓인 쾌적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 그곳에서 팝콘과 음료, 초콜릿을 맛보며 담소를 나누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활기차게 느껴진다. 이곳 마트에는 하루 평균 300여명이 방문하며 그중 상당수가 일본, 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이다.
일본 도쿄에서 왔다는 A씨는 “소문을 듣고 찾아왔는데 디자인도 예쁘고 제품도 훌륭해 선물용으로 안성맞춤”이라며 만족해했다. SM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국내 기업과 브랜드 그리고 개인 크리에이터와 SM 소속 아티스트 IP(초상, 로고, 앨범, 디자인, 패턴 등의 지적재산)와의 콜라보레이션이다. 이렇게 창출된 상품과 작품을 통해 국내외 진출을 도모하는 상생(Win-Win) 마케팅을 펼쳐나갈 계획”이라며 콜라보레이션 대상은 국내 트렌드 및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걸쳐 폭넓고 다양하게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SM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한류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 잡고 나아가 세계 방방곡곡으로 진출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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