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9일 개봉한 영화 <본 투 비 블루(Born to be Blue)는 서정적인 즉흥 연주로 재즈 애호가들뿐만 아니라 일반 청중들까지 사로잡았던 청춘의 음색을 지닌 뮤지션 ‘쳇 베이커’의 애틋한 스토리를 담고 있다.
재즈 음악사를 대표하는 트럼펫 연주자인 쳇 베이커(1929~1988)는 1952년 찰리 파커와의 공연으로 이름을 알리고 이후 잘생긴 외모와 타고난 역량으로 ‘재즈계의 제임스 딘’이라고 불리며 각광을 받았다. 영화 <본 투 비 블루>는 그의 생애 중 가장 뜨거웠고 치열했던 시기인 1960년대를 배경으로 실제 이야기에 픽션을 더해 무드 넘치는 감성 드라마로 탄생됐다.
쳇 베이커는 ‘쿨재즈의 왕자’라고 불리며 청중들로부터 사랑을 받았지만 인생의 정점에서 약물중독에 빠지고, 트럼펫 연주자로서는 치명적인 치아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하면서 한 순간에 모든 것을 잃고 만다. 인생의 전부였던 음악이 사라진 시간을 고통스럽게 보내는 그의 곁에는 다행히도 사귄지는 얼마 안됐지만 진실로 그를 사랑하는 연인 제인이 있었다. 제인의 도움과 다시 연주하고픈 열망으로 피나는 노력 끝에 그는 청춘의 낭만과 상처를 모두 품은 듯한 음색으로 다시 무대에 오른다.
영화를 가장 빛나게 하는 것은 바로 쳇 베이커로 완벽하게 변신한 배우 에단 호크의 빛나는 연기다. <죽은 시인의 사회>, <청춘 스케치>, <비포 선라이즈> 등을 통해 청춘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에단 호크는 이후 비포 시리즈를 비롯해 <위대한 유산>, <보이 후드> 등 수많은 작품에서 탁월한 연기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이 영화에서도 그는 관객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눈빛 하나, 표정 하나, 손짓 하나가 뮤지션 쳇 베이커의 파란만장했던 삶을 절절하게 재현해낸다.
특히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재기를 꿈꾸는 무대에 오르기까지 약물을 앞에 놓고 갈등하는 장면이나 무대에 올라 성공적인 연주로 박수갈채를 받으면서도 사랑하는 연인의 간절한 소망을 저버린 것에 대한 슬픔이 교차하는 장면은 에단 호크만이 만들어낼 수 있었던 명장면이라고 생각된다.
이선이 리포터 2hyeon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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