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공부를 해야 하나요? 앞으로 어른이 되어 직업을 갖고 결혼해서 가정을 꾸려가면서 자녀를 교육시키고 행복하게 살아가려고 하는 것이겠지요? 그래서 선생님이나 부모님들은 열심히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가만히 보면 세상에 우리가 가져야 할 직업들은 너무 많고 또한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그런 직업들이 반드시 공부만 해서 이룰 수 있는지에 대해도 잘 알지 못하지요.
도대체 아이가 커서 뭐가 되려는지? 계열과 학과, 대학은 결정해야 하는데 커가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불안합니다. 점수와 성적이 좋아야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좋은 학과에도 들어가고 좋은 직업도 얻게 되고 그래야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다 생각하니 없는 살림에도 학원을 보낼 수밖에 없지만 정작 아이의 미래를 진지하게 생각해 볼 겨를이 없다고 볼멘소리를 합니다.
행복은 각자의 마음속에 있는 것
자신이 원하는 직업이 정해지면 해당 직업을 성취하기 위해서 자신이 무엇을 공부해야 하며, 어디로 진학을 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수험생 시절에 대학만 가면 행복해 질 거라는 사탕발림 소리를 들으며 대학 진학을 꿈꾸고 있습니다. 이때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에 진로에 있어서 중요한 결정적 시기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요사이 취업 경쟁이 심화되면 될수록 취업이 잘되는 학과로의 쏠림현상은 극대화되는 현상입니다. 대학 진학을 하고나서도 1학년을 방황하고 반수를 할까? 재수를 할까? 를 고민하다가 눌러 앉은 뒤에야 정신없이 학점 따기에 바쁘고 남들이 ‘어학연수’다 ‘교환 학생’이다 ‘봉사 활동’이다 바쁜 것 같으니 덩달아 뭘 해야 할까 기류에 휩쓸린 학생도 있습니다. 편입을 하느라 1년을 보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뒤늦게 바꾼 전공과 좀 더 나은 학교 수준을 쫓으려다 보니 학점관리가 엉망인 친구도 많습니다. 안타까울 뿐입니다.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행복해 보이냐? 아니면 불행해 보이냐를 묻습니다. 그리고 한두 학생을 앞으로 불러내 이 학생은 어떨 것 같으냐고 물어봅니다. 여러 대답 속에 앞에 나온 학생과 일치하는 답도 있을 수 있고 정반대일 수도 있습니다. 행복은 자기 마음속에 있다는 것을 알게 합니다. 그리고 남녀의 다름을 알게 하고 좋아하는 과목을 발표하게 하고 문·이과를 선택하게 해서 그 이유를 설명하게 합니다.
수학 과학 성적이 나오지 않아서 문과를 선택했고 어떤 학생은 의사가 되기 위해 이과를 선택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제자들의 사례를 들어 이야기 해줍니다. 본인은 문과에 가서 판타지 소설가가 되고 싶었지만 아버지가 의사라서 의사를 해야 한다고 해서 이과에 왔지만 적응을 못해 우울한 고등학교 시절을 보내고 지금은 소설가가 된 사례와 수학 과학을 잘해서 이과에 와서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지만 다시 대학에 진학한 사례도 소개합니다. 한 번 잘못 선택한 진로는 시간적, 경제적으로 본인에게 얼마나 손해인지를 알게 합니다.
적성과 일치하는 직업 선택하는 것이 중요
우리 학생들에게 선택의 기회가 자주 옵니다. 그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인생을 통째로 바꿀 수도 있는데 깊은 생각을 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학과나 대학을 선택하기에 앞서 자신에게 적합한 직업을 먼저 탐색하고 결정해야 합니다. 학업성적이 낮은 학생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직업이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모든 직업이 학업성적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직업이 존재하며 각각의 직업은 독특한 특성이 있으므로 직업에 필요한 역량도 다 다릅니다. 자신의 적성과 일치하는 직업이 있을 수 있고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인기나 유행으로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직업을 가졌을 때 수행하는 과업의 특성을 보고 자신이 갖춘 능력으로 일을 수행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능력을 쌓기 위해서는 다양한 활동이 필요합니다. 독서를 통해 간접경험도 해보고 체험도 해보면서 자신의 적성을 찾고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그런데 요사이 진로진학에 대한 정보가 넘칩니다. 정부와 교육청과 학교, 심지어 사교육 시장도 진로진학정보를 쏟아냅니다. 그러나 그런 정보를 접하면 정확하지 않거나 불안만 더 커질 때가 많습니다. 무시할 수도 없지만 어디까지가 옳은지 알 수도 없습니다. 추측성 정보는 지양해야하며 공신력 있는 정보들도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더구나 그것들이 개인에게 어떻게 이해되는지에 따라서 좀 더 가치 있는 정보가 될 수도 있습니다.
머지않아 1학년에게는 문·이과 선택이 다가올 것이고 수험생은 대학과 학과 선택이 다가옵니다. 이런 선택의 순간에서 많이 고민을 합니다. 혼자만의 즉흥적인 선택이 아니라 가족을 비롯한 선생님들과 상담해서 현명하고 올바른 선택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김종우 교사(양재고 진로진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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