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휘문고 29대 교장으로 취임한 신동원 선생님은 휘문고 학생들과 학부모들로부터 무한신뢰를 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강남지역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진로진학 전문교사로 잘 알려져 있다. 30년 넘게 강남의 명문고 교사로 근무하면서 학생, 학부모는 물론
교사들로부터 한결같은 존경과 지지를 받고 있는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휘문고 교장실을 찾아가봤다.
이선이 리포터 2hyeono@naver.com
학생을 사랑하고, 선생님을 존경하며,
학부모와 소통하는 행복한 학교
신동원 교장은 교과 수업을 할 때는 재미있으면서 이해하기 쉬운 수업으로 학생들로부터 인기가 많았다. 진학지도 전문 교사로서도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 명성이 높다. 어떤 교육철학을 갖고 계신지 궁금했다.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성장한다는 것만으로도 부모에게는 큰 행복입니다. 긍정적인 생각이 성공과 행복을 불러옵니다. 부모가 행복하면 아이들도 행복해지고 행복해야 공부도 합니다. 공부는 원래 행복한 것입니다. 외우고 이해하면서 자기 유능감이 생기고, 분석·평가하면서 사고의 폭이 넓어지고, 창의력을 발휘하면서 새로운 세계를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이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남과 비교하기 때문입니다. 공부의 본질은 스스로 하는 것이고 자신과의 대화이고 타협입니다.
선생님도 행복해야 아이들이 행복합니다. 선생님의 머리와 가슴 속에 가르칠 것이 많으면 수업이 행복합니다. 학생들을 중심에 놓고 눈높이를 맞춰 수업하면 행복합니다. 아이들이 몰라서 낑낑대는 모습도, 그것을 알고 나서 환하게 웃는 모습도 선생님에게는 행복입니다.
학교에서 행복의 질은 자율, 자기존재감, 구성원간의 관계로 결정됩니다. 타율적인 학교, 학생에 무관심한 학교, 교사-학생-학부모 간 상호배타적인 학교에서는 교육적 성과를 낼 수 없습니다. 자율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학생을 사랑하며, 선생님을 존경하고, 학부모와 원활하게 소통하는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것이 저의 학교 경영철학입니다.”
‘휘문 프리 메디컬 스쿨’로 착한 의사,
‘휘문 빅맨 프로젝트’로 겸손한 리더 양성
고교별 대입 실적을 논할 때 서울대 입시실적을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은데 휘문고의 경우 강남 학교 중에서도 서울대보다 의대를 훨씬 많이 보내는 학교로 유명하다. 진학목표에 맞춰 학생들에게 어떤 특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을까?
“전교 20등 이내의 학생들 중 서울대를 지원하는 학생은 2명뿐이었습니다. 그 아래의 학생들이 서울대 공대를 지원하니 실적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휘문고에서 의대를 가는 학생들은 중학교 때부터 영재고나 과학고 대신 휘문고를 선택한 학생들입니다. 수시가 약한 것이 아니라 상위권 대부분의 학생들이 수능에 집중해 의대에 지원합니다.
그렇지만 수시 확대와 영어 절대평가 등으로 학교 프로그램도 수시체제로 바뀌고 있습니다. 과학고나 과학중점고에 밀리지 않도록 교육과정을 바꾸었고 진로진학 수업도 강화했습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 학생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고 성실히 참여한 학생들은 그것으로 학생부가 풍부해져 어떤 학생인지 명확하게 드러나도록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진학 목표가 의대인 학생들을 위해서는 ‘휘문 프리 메디컬 스쿨’을 만들어 의료인으로서의 소양을 함양시킬 예정입니다. 지난달에는 서민(단국대 의대, 기생충박사) 교수의 특강을 진행했으며, 학생들에게 진로적성을 확실하게 찾아주기 위해 의대 교수나 의사 초청 특강을 1년에 6차례 진행할 예정입니다.
또한 휘문 리더십 스쿨인 ‘휘문 빅맨 프로젝트’를 추진해 ‘수신제가치국 리더십(험블 리더십)’을 함양시켜 21세기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지도자(오바마와 같은 40대 대통령)를 양성하고자 합니다.”
학생, 학부모, 교사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교장선생님
신동원 교장은 학생, 학부모, 교사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선생님으로도 유명하다. 학업에 어려움을 겪거나 잠시 일탈에 빠진 학생을 교정에서 만나면 언제든 대화의 장을 연다. 또한 학년별로 학부모 밴드를 개설해 학교 소식, 학생들의 학교생활 모습, 주요 입시정보 등을 수시로 공유하고, 학생과 어떻게 소통하면 좋은지 조언하기도 한다.
지난 3월, 3학년 학부모 밴드에 신 교장은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학생들에 대한 무한사랑을 담아 학부모에게 전하는 이 메시지로 인터뷰를 마무리해본다.
“오늘처럼 시험이 있는 날은 석식 인원이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밥맛을 잃을 만큼 시험은 독하게 어려운 일입니다. 잘 보았든 못 보았든 따뜻하게 격려해줘야 합니다. 아이들 마음의 에너지원은 격려와 사랑입니다. 부모님의 사랑을 받는 학생들은 궤도를 크게 이탈하지 않습니다. 비록 이탈해도 마음에 탄력이 있기 때문에 바로 제 자리로 되돌아옵니다.”
신동원 교사(휘문고 교장)는 1982년부터 교단에 올라 1986년에 휘문고로 부임했으며 지금까지 35년째 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교직 초기에는 지구과학교사로서 교과연구에 집중해 교과서 집필과 전국모의고사 출제위원 등을 역임했다. 대학입시가 복잡해진 1998년부터는 진학지도 전면에 나서서 서울시교육청 진학지도지원단, 진학연구회, 학부모지원단 등을 결성해 진학지도 연구와 학부모 계몽운동을 펼쳤다. 내일신문 학부모 브런치 교육 강좌도 기획, 직접 강사로 참여함으로써 학부모 입시 교육을 활성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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