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수능에 따른 입시 변화, 과탐 선택 유불리 현상,
교과와 비교과의 균형, 학생부 기록의 중요성 강조
3월 29일부터 4월 8일까지 ‘2016 강남서초 내일신문 학부모 교육 강좌’가 ‘강남에서 대학가기’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화요일반과 금요일반으로 나눠 각각 2회 차로 진행된 이번 강좌는 강남 7개교 진학담당 베테랑 교사들이 전하는
강남 학생들의 대입전략을 담고 있어 예년보다 학부모들의 관심과 열기가 더 뜨거웠다.
휘문고 심재준 교사(진로진학상담)의 강좌 ‘2016학년도 강남 입시 결과 분석’의 주요 내용을 정리해봤다.
이선이 리포터 2hyeono@naver.com
2016학년도 입시 특징 6개 키워드로 함축 표현
심재준 교사는 본격적인 강의 시작에 앞서 2016학년도 수능에 대해 “평가원은 수험생들에게 누구나 만점들 받을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주고 그것이 꿈임을 알려주었다”고 표현하며, 6월 9월 모의평가가 쉬워 학생들이 희망을 가졌는데 수능은 막상 어려워져 실력을 기반으로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보장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2016학년도 입시 특징은 물 수능, 올림피아드의 배신, 쉬운 논술, 의학계열 선호도 증가, 학생부종합전형(기록=합격), 정시의 높은 벽 체감 등의 6개의 키워드로 함축했다.
▶ 물 수능 : 모의평가가 쉬워 시험을 잘 보면서 수시를 등한시 한 경향이 있다. 모의 성적으로 볼 때 정시로 갈수 있는 대학이 높으니 수시에서 ‘묻지마 지원’ 현상이 나타났다. 재수생들은 혼자 공부해도 된다고 생각해 독학재수가 늘었다. 또한 국·수·영이 쉬워지면서 탐구 영역의 변별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특히 지난해 선택 과목에 따라 유·불리 현상이 뚜렷했던 과학탐구의 과목별 변별력은 지난해 수능에서는 ‘화1+생2’ 조합을 선택한 학생들이 ‘생1+화2’를 선택한 학생보다 크게 불리했다. 그렇지만 과학탐구의 과목별 유·불리 현상은 연도별로 살펴보면 일정한 패턴이 없으므로 예측하기는 힘들다. 과학탐구 과목 선택기준으로 다수 응시인원, 표점이나 백분위의 유리함(전년도 기준이므로 의미 없음), 과목 선호도, 공부할 양 등을 꼽고 있지만 정답은 50점 만점을 받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과목을 선택해야 한다.
▶ 올림피아드의 배신 : 각종 대회(경시대회, 올림피아드 등) 수상실적을 작성했을 경우 불합격 처리되지만 학교 공부의 연장선상에서 지적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올림피아드를 공부한 것은 기록해도 된다. 끝까지 올림피아드를 한 학생이 좋은 실적을 내기도 했다.
▶ 쉬운 논술, 갈 곳 없는 강남 중위권 : 예전에 비해 강남에서 논술로 대학가기가 어려워졌다. 논술이 쉬워져 점수 차가 크지 않은데, 상위권 대학은 내신 등급 간 점수 차를 줄여 실력이 우수한 학생(특목·자사고 등)을 선발하려고 하고 중위권 대학은 내신 등급 간 점수 차가 크다. 즉 상위권 대학은 실력에서 밀리고 중위권 대학에서는 내신에서 밀린다.
▶ 의학계열 선호도 지속적 증가 : 강남 대부분의 고교에서 자연계열 학생들이 증가하고 있고, 최상위권 학생들은 수능 기준 전교 20등 이내 학생 중 16명이 의대를 지원할 정도로 의대 선호도가 높다. 서울대 입시 실적만 놓고 어느 고교가 우수한지를 따지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다.
▶ 학생부종합전형, 기록 = 합격 : 교과 세부능력 특기사항으로 담임선생님이나 교과 선생님이 기록한 한 줄의 기재 내용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특정 학기의 교과 등급이 저조했다면 그 등급을 해석하는 내용을 기재한다든지, 특정 교과에 대한 열정(개설되지 않은 과학Ⅱ 과목의 개설 요구 등) 등을 기재하는 것이 좋다.
▶ 정시의 높은 벽 체감 : 정시 동일 모집군에서 대학별 인기학과나 특성화학과는 상위대학의 커트라인과 맞물려 있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정시는 보너스 지원이라고 생각해야지 정시에만 초점을 맞추면 상당히 위험하다.
학생부종합전형이 대세,
교과와 비교과 활동의 균형 필요
강남고교들의 입시 결과를 서울대 입시 실적으로 살펴보면 자연계 학급이 많은 학교가 결과가 좋았다. 심 교사는 여학교보다 남학교의 서울대 실적이 더 좋은 것도 자연계열 학생들이 많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또한 교과와 비교과 활동의 균형과 학교의 교육과정 차별화에 대해서도 설명했는데, “학생부종합전형이 대세이다 보니 학부모들이 학교에 많은 프로그램을 요구하고 있지만 단순히 프로그램이 많다고 좋은 학교는 아니다. 많은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학생의 학력수준이 떨어질 수 있다. 교과 활동과 비교과 활동의 균형을 잡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학부모들이 ‘우리 학교는 내신 따기가 너무 어렵다’는 말을 자주 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대학에서 학생을 선발할 때 고교등급제는 실시하지 않지만 학교의 교육환경(특히 교육과정)은 살펴본다. 교육과정 편성의 차별화(과학Ⅱ 등)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입시 전망 - 수능 변화, 학생부
기록과 과정 중심의 내신 평가
향후 대학입시에 영향을 미칠 주요 요소로 심 교사는 수능의 변화, 학생부 작성 개정, 과정 중심의 내신평가 등을 들었다. 2017학년도 수능에서 국어 영역은 통합되고 한국사는 필수과목으로 절대평가가 시행된다.
“국어가 통합되면 자연계가 유리한지 인문계가 유리한지 예측하기보다는 우리 아이에게 유리하게 이야기해주면 된다. 응시 인원이 늘어나면 1등급이 많아지므로 자연계 상위권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예측은 예측일 뿐이다. 아이에게 불리한 내용을 굳이 얘기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한국사 절대평가에 대해서는 “서울대는 3등급, 연·고대는 인문 3등급/자연 4등급이면 만점이다. 어려운 문제를 모두 틀려도 30점 이상은 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2018학년도부터 시행되는 영어 절대평가에 대해서는 “서울대는 1등급과 9등급 간의 점수 차가 크지 않고 연세대의 경우 등급 간 점수 차가 크다. 대학별 반영방법의 차이를 고려해야할 것이다. 또한 절대평가가 시행되면 자사고의 경우 60~70%의 학생들이, 일반고의 경우 30% 정도의 학생들이 1등급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학생부종합전형의 지속적인 확대와 학생부 작성 개정에 따라 학생부가 평가의 핵심자료가 되는 점과 교사가 관찰해서 기록한 문자가 숫자를 압도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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