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암살>, <협녀, 칼의 기억> 등의 대작들 사이에서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코미디 장르의 영화 <미쓰 와이프>가 시원한 웃음과 따뜻한 감동을 주고 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배우들의 재치 있는 대사와 표정에 쉴 새 없이 웃음이 터지고 마지막에는 살짝 감동까지 안긴다. 해피엔딩을 암시하는 결말은 관객의 마음까지 행복감에 젖게 한다.
잘나가는 싱글 차도녀 & 애 둘 딸린 생활형 아줌마
하루아침에 내가 안주하고 있는 삶과 정 반대의 삶을 살게 된다면 어떨까. 더구나 현재의 삶이 그동안 꿈꿔온 삶이며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럽다면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반전인생에 배신과 분노를 느낄 것이다. 영화 <미쓰 와이프>는 바로 싱글 차도녀 연우(엄정화)가 평범한 아줌마의 인생을 살게 되면서 스토리가 전개된다. 인정보다는 철저하게 자본의 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대세 변호사 연우는 뉴욕 발령을 앞두고 갑작스런 사고를 당한다. 저승사자의 잘못된 소환으로 한 달간 남편과 애까지 둘 딸린 평범한 아줌마로 대신 살아야만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다. 현세의 누구도 그녀의 정체를 알게 해서는 안 되며 함께 할 가족의 인생을 뒤흔들어서도 안 된다.
‘남자는 백해무익, 결혼은 절대사절’을 외치던 독선적이고 이기적인 한 여자가 평범한 아내와 엄마로 살아가면서 서서히 가족과의 소통법과 가정의 소중함을 깨달아간다. 새로운 가족의 삶 속에 점점 어우러지면서 처음의 억울함과 분노는 아쉬움과 사랑으로 유쾌하게 발전해간다.
배우 엄정화, 반전 캐릭터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웃음 선사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연우의 감정선을 따라간다. 배우 엄정화는 사람들과의 소통보다는 명품과 자본, 웰빙 음식과 깔끔한 분위기를 추구하는 차도녀에서부터 갑자기 아줌마가 된 현실을 거부하며 분노하는 모습, 고품격에서 저품격으로 바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좌충우돌하며 패닉에 빠진 모습, 동네 아줌마들과의 폭풍수다에 적응해가는 모습, 쓸데없이 잘생긴 남편(송승헌)과 은근히 속 깊은 아이들에게 서서히 정들어가는 모습, 제자리로 돌아가기 싫을 만큼 가족들에게 사랑을 느끼는 모습 등을 다양하게 표현해냈다. 당당하면서도 소심하고 소심하면서도 당당한 아줌마 아닌 아줌마 연우를 엄정화는 특유의 팔색조 매력으로 아낌없이 보여준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행복
반전 인생을 살아가게 된 연우에게는 허당같지만 아내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남편, 까칠한 사춘기 소녀지만 마음속으로는 엄마와 소통하고 싶어 하는 딸, 귀여운 철부지 꼬마지만 엄마를 진심으로 걱정하며 사랑하는 아들이 있다. 여기에 핀잔과 농담을 서슴지 않으면서도 연우를 잘 챙겨주는 이웃 친구 미선도 있다. 제자리로 돌아간 연우가 명품으로 둘러싸인 깔끔하고 이기적인 삶을 대신해 백해무익한 남편과 절대사절이었던 결혼생활을 바라게 되는 것은 바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한데 어울려 살아가는 행복감을 맛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선이 리포터 2hyeon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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