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 초반부터 가공할만한 몰입도 선사
지난 10월 15일(목)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오리지널 내한공연의 첫 무대가 펼쳐졌다. 열일곱 살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뮤지컬 곡 ‘대성당들의 시대’를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이니 또 언제 보겠냐는 심산으로 긴축재정 와중에도 눈 질끈 감고 1인당 15만 원이나 하는 오케스트라석(OP석)을 예매했다. 난생 처음 경험해본 맨 앞좌석의 공연 관람. 배우들의 열연부터 커튼콜까지 어느 하나 손색이 없었다. 막이 오르고 거리의 시인이자 이야기의 서막을 알리는 해설자 그랭구아르(리샤르 샤레스트)가 ‘대성당들의 시대’로 포문을 열었다. 곱사등이에 애꾸눈을 한 추악한 모습의 콰지모도(맷 로랑)와 에스메랄다(미리암 브루소)의 만남에 이어, 집시와 부랑자들의 집단 군무 장면은 극 초반의 몰입도를 더욱 높였다. 오리지널 팀의 수준 높은 공연에 아들은 연신 감탄사를 연발했다. 특히 연륜이 묻어나는 풍부한 성량과 폭발적인 감정 선을 보여준 프롤로(로베르 마리엥)에게 아들은 공연 내내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배우들의 미세한 표정까지 전해지는 OP석
노트르담 대성당의 웅장함을 표현한 길이 20m, 높이 10m의 거대한 벽과 움직이는 기둥, 노트르담 드 성당의 상징 중 하나인 뱀파이어를 닮은 가고일 석상과 100kg에 육박하는 실물 크기의 종까지 화려한 무대장치는 그 자체만으로도 볼거리가 충분하다. OP석은 분명 ‘호불호’가 나뉠 것이다. 웅장한 세트와 무대 위를 꽉 채우는 배우들의 열연을 한 눈에 보고 싶어 하는 관객이라면 꺼릴 수도 있겠지만 배우 한 명 한 명의 미세한 표정과 얼굴 떨림까지 전해지는 감동을 생생하게 느껴보고 싶은 관객에게는 만족도가 높다. 선택은 관객의 몫이지만 어느 좌석이든 오리지널 팀의 무대 장악력과 객석에 전달되는 전율의 150분은 변함이 없으리라. 주연배우들의 열연뿐 아니라 집시와 부랑자들의 집단 군무 장면에서도 감동을 배가시켜준다. 오리지널 팀과 함께 무대에 오른 한국인 안무가들의 역동적인 비보이 동작과 현대무용, 기계체조 및 서커스 동작 등을 섞은 아크로바티크 안무 등은 좀처럼 눈을 뗄 수 없다. 공연이 모두 끝나고 커튼콜에서 관객 모두가 기립박수를 보냈던 <노트르담 드 파리> 오리지널 내한공연. 고전 속 이야기의 힘과 웅장한 무대, 배우들의 내공과 무대를 꽉 채우는 음악까지, 어느 하나 빠지는 것이 없었지만 연출가 질 마흐의 수줍은 인사와 작곡가 리카르도 코치안테가 즉석에서 선보인 ‘대성당들의 시대’ 한 곡조는 오늘 공연의 또 다른 백미였다.
<노트르담 드 파리> 오리지널 내한공연은 오는 11월 15일까지 계속된다.
피옥희 리포터 piokhee@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