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을 맞이해 청소년 자원봉사학교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그 일환으로 대치노인복지센터에서는 지난 8월 6, 7, 10일 3일간에 걸쳐 ''청소년 자원봉사학교''를 실시했다. 무더위가 절정을 이루던 8월 7일, 1·3세대 통합프로그램인 다례교육 현장을 좀 더 생생하게 전하기 위해 리포터도 시간에 맞춰 복지관으로 향했다.
김선미 리포터 srakim2002@hanmail.net
청소년 정서함양에 효과적인 다례교육
지하 1층 가온방으로 내려가니 학생들이 이름표를 가슴에 단 채 조신하게 앉아 있다. 이번 여름방학 청소년 자원봉사학교에 신청한 18명의 남녀학생들이다. 이어 오늘 다례교육과 다식 만들기를 진행할 어르신들이 짝을 지어 들어오신다. 2012년에 출범한 ‘다례교육 봉사 팀’은 대치노인복지센터에서 전문 다례교육을 이수한 어르신들로, 현재 10여명이 활동하고 있으며 지역 내 청소년수련관과 어린이집 등에서 꾸준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학생들은 4개조로 나누었고 각 조에는 두 명의 어르신들이 배정되었다. 출결확인 후에 두 팀은 다례교육을, 다른 두 팀은 3층으로 올라가 다식 만들기를 시작했다. 한 강좌 당 한 시간 정도 소요되며 끝나고 나면 서로 바꿔 실시한다고 한다. 박순자 어르신의 지시에 따라 학생들은 다기를 꺼내 찻상 위에 조심스럽게 배열했다.
먼저 뜨거운 물을 찻잔과 다관(차 주전자)에 부어 따뜻하게 한 다음 다관에 녹차를 넣고 우린다. 우러나기를 기다렸다가 왼손으로는 찻잔을 받치고 오른손으로는 찻잔을 감싼 채 색과 향을 음미하면서 소리 나지 않게 마신다. 두 번째 차를 우리고 다관을 들어 손님께 차를 따라준다.
예쁜 모양의 다과와 먹음직스러운 샌드위치
다식 만들기가 한창인 3층 소담방으로 올라갔다. 어르신들과 아이들이 한 마음이 되어 뭔가를 열심히 만들고 있다. 한 조는 벌써 다과를 끝내고 두 번째 메뉴인 샌드위치를 만드느라 분주하다. 이영혜 강사는 "오늘의 메뉴는 다과와 샌드위치입니다. 끝나고 나서 시식을 해야 하는데 이왕이면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메뉴를 선택하는 게 좋겠다 싶었지요. 또 요즘 요리하는 남자가 대세인데 남학생들이 어찌나 요리에 관심이 많고 꼼꼼한지 신기할 정도랍니다"라며 활짝 웃었다.
카스텔라 빵을 곱게 부숴 거기에 녹차가루를 넣고 동그랗게 빚은 다음 다식판에 찍어내면 모양도 색깔도 예쁜 다과가 탄생한다. 또 삶은 감자는 으깨고 얇게 채 썬 오이, 당근, 양파는 소금에 절여 마요네즈와 함께 버무리면 먹음직스러운 샌드위치 속이 완성된다. 접시에 정갈하게 담긴 다과와 샌드위치가 리포터에게 배달됐다. 아이들 솜씨치고는 놀라울 만큼 모양도 정교하고 맛도 그만이다. 박소현(대청중 1) 학생은 "다과와 샌드위치를 만들어보니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만드는 과정도 재밌어 요리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다례 시범 보이며 훈훈한 마무리
휴식시간 후 학생 전원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어 한 조에서 대표 한 명이 나와 문영자 어르신의 사회로 다례 시범을 보이는 경연대회가 벌어졌다. 여러 어르신들과 복지관 관계자들 그리고 친구들이 보는 가운데 대표로 선출된 학생들은 방금 배운 다례순서를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중간 중간에 순서를 잊어버리기도 하고 찻잔을 만지는 손길이 어딘지 모르게 어설퍼 보였지만 대표 학생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열심히 시범을 보였다. 다례 시범이 끝나고 참석한 모든 사람들의 투표로 오늘의 승자가 선출되고 상품과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순위에 들지는 못했지만 최선을 다한 다른 학생들에게도 푸짐한 선물이 돌아갔다. 4시간에 걸친 프로그램이 마무리되면서 오늘의 모든 일정은 여기서 막을 내렸다. 방성준(대명중 3) 학생은 “엄마가 신청해 놓으셔서 별 생각 없이 참가했는데 다도를 익히면서 많은 것을 깨닫게 돼 보람 있는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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